예스 에이징 세미나

9.23 몸 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9-19 16:14
조회
45
200923 몸살림 세미나 공지

어느새 가을입니다! 아침이면 쌀쌀하고 긴팔 없이는 다니기 힘든 계절이 되었습니다. 여름의 무더위가 가신 건 좋은데, 가을모기가 쌩쌩 날아다니며 기승을 부리네요^^;; 덕분에 세미나 중간중간 박수를 치며 건강증진을 도모하며 몸세미나를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도 어김없이 오금희로 몸을 풀고 <동의보감>을 읽었는데요, 바로 변혈(便血) 부분입니다. 피와 똥이 함께 나올 때...우리는 이 사태를 직면하기보다는 한시바삐 물을 내려버리려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변기 안에 우리 건강의 바로미터가 있다는 것!

변혈 챕터를 읽으면, 재밌게도 ‘똥이 나오고 난 다음에 피가 나오는지 혹은 그 반대인지’를 살펴서 병을 판별한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뭐가 먼저 나오는지?? 이게 바로 수세식 확장실의 폐해^^ 라고 합니다. 자기가 싼 것을 자기가 모르는 시대인 것이죠 0_0 예전에는 왕의 변을 매화라고 해서 의시가 직접 검사했다고 하죠. 그 정도로 건강과 똥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가령 변의 색이 검은 것은 항문에서 먼 곳의 장기가 상해서 그곳의 피가 섞여 나온 것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주로 비위가 안 좋을 때 변혈이 생긴다고 합니다. 또 맑은 피가 섞여 나온다면 대소장이 안 좋은 것이고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변혈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치질은 피만 떨어지거나 항문이 터져 쓰라림을 동반해서 바로 알 수 있는 경우이지요. 이렇듯 똥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건 우리가 입으로 받아들인 것이 우리 몸 구석구석을 거쳐 아래로 나온 것, 즉 우리 몸의 성적표 같은 것이 똥이기 때문입니다.

변혈을 보는 경우는 대개 음허(陰虛)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병은 주로 양으로 침범해서 음까지 파고드는데, 음이 허하다면 무척 심각한 병이라고 할 수 있지요. 따라서 자음강화탕이나 쌍화탕 같은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쌍화탕은 오랜 시간 동안 검증을 거친 완전체(?)나 다름없는 약이니,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기와 혈 보충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조혈(燥血)을 피하는 것! 우리는 몸을 차게 하는데다 조혈기능이 짱짱한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돌아보며 도대체 왜 커피를 마셨던가, 하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는걸 등등 반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물론 조혈이나 몸을 차게 하는 것이 다 나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기본적으로 찬 음식과 성분을 가까이 하는 우리 몸에 더 이상의 찬 기운을 주는 음료는 좋지 않습니다. 시대에 따라 건강법도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찔러본 혈자리는 내관입니다. 손목에서 세 치 아래 내려온 정 가운데인데요, 마침 파란 혈관이 그 자리를 지나가고 있어서 혹시 찔러서 피가 팍 나는 건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무지하게 아픕니다^^;; 내관은 심포경에 속하는 혈자리로, 심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올라오는 열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미운 사람이 생각나면(!) 찔러보는 자리이지요. 또 많이 쓰는 혈자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열이 나면 내관과 어제를 함께 쓰고 소화가 안되면 내관과 족삼리, 그리고 화가 나서 열받으면 내관과 신문을 찌르면 된다는 것. 혹시 열받는 상황이 나면 시험해 보시죠ㅎㅎ

<미생물군유전체는 어떻게 내 몸을 바꾸는가> 끝까지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 느끼는 것은 모두 공통적인데요. 바로 우리 몸의 건강이라는 것은 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도모해서는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몸은 미생물의 서식지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생물이 균형잡힌 생태계를 이루도록 조절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미생물은 각자 고유의 영역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동일한 생태계를 나타낸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 자신이 접하는 미생물들의 균형 안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죠.

이 책을 읽고, 미생물은 기(氣)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동양의학에서는 몸을 이미 외부의 기가 드나드는 통로로 보고 그 기와 관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현미경을 들이대며 우리 몸을 드나드는 외부의 손님이 ‘있다!’고 발견하기 이전에 논리와 직감으로 안 것이죠. <동의보감>을 보면 우리 몸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는 그림(내경도)이 나와 있는데, 그것도 미생물군유전체의 시선과 통하는 것 같고 말입니다. 이런 생태계로서의 우리 몸 얘기를 하다가 백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백신은 어떻게 보면 우리 몸에 낯선 미생물을 주입하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이 생태계에 침입할지 모르는 또 다른 미생물에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 모든 사람들의 생태계가 조금씩 다르다면, ‘예방’이라는 것도 각자 다른 방법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예방접종을 맞지만, 그건 모든 몸이 같은 환경을 공유한다는 전제 위에서 행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보건 관념은 정말 내 몸이라는 생태계에 이로운 것일까 하는 고민은 무시하는 건 아닐까요?

다음 시간에는 <극단의 생명> 7챕터까지 읽어옵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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