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읽기

9.22 스피노자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6-09-13 18:30
조회
469
4부에서 스피노자는 인간에게 가장 이로운 것은 유사한 신체라고 합니다. 즉 인간에게 인간만큼 유익한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본성을 지닌 두 개체가 서로 결합한다면 단독의 개체보다 두 배의 능력을 가진 한 개체가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4부 정리 18) 이번 4부에서 가장 재밌는 점이었습니다. 동일한 것들의 결합이 곧 능력은 두 배인 한 개체를 형성한다는 것은 개개인이 사회를 이루는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거든요. 인간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내내 강조했던 스피노자이지만 이런 ‘결합’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적은 없었기에 4부 정리 18이 4부에서도 현옥쌤이 한번 ‘꺾고’ 가시는 부분이었던 거 같아요.

홉스의 사회계약은 괴물에게 권리를 넘깁니다. 무한 이기주의 존재인 인간은 그대로 있으면 서로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에 동물성을 국가에게 넘기고 인간이 되는 구도를 취한 것입니다. 자연권 반납과 동시에 사회상태로 이행하는 것, 그렇게 해서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 홉스의 사회계약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피노자의 사회는 좀 다릅니다. 스피노자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보았거든요. 그게 이성에 지배받는 사람이 할 일이라고요. 스피노자는 유사한 신체를 가진 존재가 하나의 신체와 정신을 구성하여 모두가 가능한 한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하는 상태를 제시합니다. 홉스가 자연권을 반납하고 대신 생존을 보장받는 사회론을 제시했다면 스피노자는 자연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를 이루는 윤리학을 제시합니다. 자연상태를 기초로 코나투스를 보존하기 위한 윤리학, 코나투스를 실천하기 위한 정치학입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가능성과 상관없이 자신의 최선을 택하고, 자신이 바라지 않는 어떠한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추구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입니다.

스피노자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악덕에서 비롯되는 것도 아님을 4부 정리 18에서 증명했다고 합니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자신의 자연권을 확보하고 본성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이어간다면 그것은 사회에 해가 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이 부분을 읽으며 천하를 위해 자기 다리털을 하나 뽑는 것도 안 하겠다는 양주가 떠올랐어요. 이 고집스러운 위아(爲我)주의는 사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한다면 그게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시작이라는 통찰을 보여줍니다. 스피노자도 이런 맥락에서 4부 정리 18을 쓴 게 아닐까요? 스피노자는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사람들, 즉 이성의 지도에 따라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공정하고 성실하며 염치를 아는 사람들’이라고 정의를 내립니다. 자기 본성을 따르면 홉스의 자연상태처럼 이기주의로 발현되는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서로를 위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고요. 이성에 대한 이러한 전제는 스피노자만의 특이한 지점인 것 같아요.

자세한 후기는 성혜쌤이 써 주십니다~

간식은 현대 쌤^^

연휴동안 4부 다시 꼼꼼하게 읽어 오시고요, 여유가 된다면 5부도 살짝 보고 옵니다^^

연휴 잘 보내시고 22일에 봐요/
전체 2

  • 2016-09-13 22:17
    개인들이 이익을 최대로 추구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조정해 주는....ㅋㅋ?건 아니겠지만 역시 스피노자가 생각한 이상적 공동체가 어떤 것일지 잘 그려지진 않네요. 태욱쌤이 스피노자가 지금과 같은 거대한 국가를 긍정했을지 궁금해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도 같은 것이 궁금하네요.

  • 2016-09-13 22:55
    정리가 영 ... 이번 정리내용은 더욱 걸리는 데가 많군. 일단, 자연권이 모야? 글고, 스피노자의 공동체를 너무 허술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저런 식의 얘기라면 대체 스피노자의 정치학을 모하러 공부해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