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우언 끝까지! & 생존자들(?)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8-08-07 21:13
조회
83
양왕 제7장

魯君 聞顔闔得道之人也 使人以幣 先焉 顔闔 守陋閭 苴布之衣 而自飯牛 魯君之使者 至 顔闔 自對之 使者 曰 此 顔闔之家與 顔闔 對曰 此 闔之家也 使者 致幣 顔闔 對曰 恐聽者謬 而遺使者罪 不若審之 使者還反審之 復來求之 則不得已 故 若顔闔者 眞惡富貴也

노나라의 군주가 안합이 도를 체득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듣고 사람을 시켜 폐백을 가지고 먼저 찾아가 보게 했다. 안합은 누추한 마을에 살면서 거친 옷을 입고 스스로 소를 먹이며 살고 있었다. 노나라 군주의 사신이 이르자 안합이 직접 그를 응대했다. 사신이 말했다. “여기가 안합이 사는 집인가?” 안합이 대답했다. “이곳이 안합의 집입니다.” 사신이 폐백을 전달하려 하자 안합이 대답했다. “제가 잘못하여 사신께 죄를 남길까 두렵습니다. 더 살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신이 돌아갔다가 다시 그곳을 살폈으나 다시는 그를 찾지 못했다. 그러므로 안합과 같은 이는 진실로 부귀를 싫어했던 것이다.

-<여씨춘추> 중추편에 나오는 이야기.

-守: 살다.

-陋閭: 누추한 마을.

-苴: 조잡함.

-自飯牛: 스스로 소를 먹임. 노비가 없다는 뜻.

故 曰 道之眞 以治身 其緖餘 以爲國家 其土苴 以治天下 由此觀之 帝王之功 聖人之餘事也 非所以完身養生也 今世俗之君子 多危身棄生 以殉物 豈不悲哉 凡聖人之動作也 必察其所以之 與其所以爲 今且有人於此 以隨侯之珠 彈千仞之雀 世必笑之 是 何也 則其所用者 重 而所要者 輕也 夫生者 豈特隨侯之重哉

그러므로 이런 말이 있다. ‘도의 진실됨으로 몸을 기르고 그 나머지로 국가를 다스리고 그 거름으로 천하를 다스린다.’ 이로 인해 본다면 제왕의 공은 성인의 나머지 일이며 그것은 몸을 보존하고 생을 기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의 군자들은 몸을 위태롭게 하고 생을 버리면서까지 외물을 따르는 경우가 많으니 어찌 슬프지 않으리오. 성인이 행동할 때는 반드시 그가 가는 곳과 하는 것을 미리 잘 살핀다. 지금 가령 어떤 사람이 여기 있는데 그가 수후의 구슬을 높이 나는 참새를 겨냥한 탄환으로 쓴다면 세상 사람들은 반드시 웃을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그가 사용한 것은 귀중하고 추구하는 것은 가볍기 때문이다. 생명이 어찌 수후의 구슬만큼 귀하겠는가.

-殉物: 1. 외물로 향하다 2. 외물 때문에 죽다.

-隨侯之珠: 수후의 구슬. 귀한 보물을 이름.

양왕 제8장

子列子 窮 容貌 有飢色 客 有言之於鄭子陽者 曰 列禦寇 蓋有道之士也 居君之國而窮 君 無乃爲不好士乎 鄭子陽 卽令官遺之粟 子列子 見使者 再拜而辭

열자는 곤궁하게 살았는데 용모에 굶주린 기색이 만연했다. 정자양의 객이 그에게 말했다. “열어구는 도가 있는 선비라고 하는데 당신의 나라에 곤궁하게 살고 있다 합니다. 군주께서는 선비를 좋아하지 않으십니까?” 정자양은 즉시 관리에게 명해 곡식을 그에게 전해주라 했다. 하지만 열자는 사신에게 재배(再拜)하고 사양했다.

-<열자>에 나오는 이야기.

-鄭子陽: 정나라의 재상.

-列禦寇: 열자가 경찰직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호칭.

-卽: 말을 듣자마자 다른 것을 따지지 않고 바로 구휼미를 보내는 것을 보여주는 글자.

使者去 子列子入 其妻望之而拊心 曰 妾 聞 爲有道者之妻子 皆得佚樂 今有飢色 君過而遺先生食 先生 不受 豈不命邪

사자가 돌아가자 열자가 집에 들어왔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가슴을 치며 말했다. “제가 듣기로 도가 있는 자의 처자식은 모두 편안하고 안락하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는 굶주린 기색이 있으니 군주가 잘못했다며 당신에게 먹을 것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받지 않으시니 아마도 운명이 아닐까 합니다.”

-拊心: 가슴을 문지름. 가슴을 치다.

-佚樂: 편안하고 안락함.

-豈不命邪: 운명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비아냥거림.

子列子 笑謂之曰 君 非自知我也 以人之言 而遺我粟 至其罪我也 又且以人之言 此吾所以不受也 其卒 民 果作難而殺子陽

열자가 웃으며 말했다. “군주는 스스로 나를 알아준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나에게 곡식을 보내준 것입니다. 내가 죄를 지으면 또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처벌할 것이니 이것이 내가 받지 않은 이유입니다.” 결국 백성들이 과연 반란을 일으켜 정자양을 죽였다.

-民 果作難而殺子陽: 기원전 398년

양왕 제9장

楚昭王 失國 屠羊說 走而從於昭王 昭王 反國 將賞從者 及屠羊說 屠羊說 曰 大王 失國 說 失屠羊 大王 反國 說 亦反屠羊 臣之爵祿 已復矣 又何賞之有

초소왕이 나라를 잃자 도양열이 피난을 가다 소왕을 따르게 되었다. 소왕이 나라를 되찾자 자신을 따라온 자들에게 상을 주려 하였고 도양열 차례가 되었다. 도양열이 말했다. “대왕께서 나라를 잃으셨을 때 저도 양을 도살하는 일을 잃었고 대왕께서 나라를 되찾으셨을 때 저도 양을 도살하는 일을 다시 얻었습니다. 저의 직업이 회복되었으니 또한 어찌 상을 받겠습니까.”

-屠羊說: 양을 도살하는 사람.

-走而從: 원래 따라가려고 한 게 아니라 어쩌다가 피난길을 따라가게 됨.

-爵祿: 도양열의 직업.

王曰 强之 屠羊說 曰 大王失國 非臣之罪 故 不敢伏其誅 大王反國 非臣之功 故 不敢當其賞 王曰 見之 屠羊說 曰 楚國之法 必有重賞大功而後 得見 今臣之知 不足以存國 而勇 不足以死寇 吳軍 入郢 說 畏難而避寇 非故隨大王也 今大王 欲廢法毁約而見說 此 非臣之所以聞於天下也

왕이 말했다. “억지로라도 주거라.”

도양열이 말했다. “왕께서 나라를 잃으신 것은 저의 죄가 아니므로 감히 그 처벌을 받아들일 수 없고 왕께서 나라를 다시 얻으신 것은 너의 공이 아니므로 감히 그 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왕이 말했다. “그를 데려오라.”

도양열이 말했다. “초나라 법에는 반드시 중대한 상을 받을 큰 공이 있어야지만 왕을 뵐 수 있습니다. 지금 저의 지혜는 나라를 존속할 수 없고 용기는 적을 막다가 죽을만한 게 아닙니다. 오나라 군대가 영 땅에 들어왔을 때 저는 국난을 두려워하여 피난하였을 뿐 일부러 왕을 따른 게 아닙니다. 지금 왕께서 국법을 폐하고 규약을 훼손하면서까지 저를 만나려 하시니 이것은 제가 천하에 알려지는 방법이 아닙니다.”

-伏其誅: 처벌을 받아들이다.

-當其賞: 상을 감당하다, 받아들이다.

-郢: 초나라의 수도.

-約: 행정령.

王 謂司馬子綦 曰 屠羊說 居處 卑賤 而陳義甚高 子其爲我 延之以三旌之位 屠羊說 曰 夫三旌之位 吾知其貴於屠羊之肆也 萬鍾之祿 吾知其富於屠羊之利也 然 豈可以貪爵祿 而使吾君有妄施之名乎 說不敢當 願復反吾 屠羊之肆 遂不受也

왕이 사마자기에게 말했다. “오양열은 비천한 지위에 있는데도 도의를 진술하는 수준이 매우 높으니 그대는 나를 위하여 그를 삼정의 지위로 올리도록 하시오.” 도양열이 말했다. “삼정의 지위는 제가 알기로 양을 도살하는 가게보다 더 하며 만종의 녹을 받고 제가 알기로 양을 도살하는 지위로 받는 이익보다 더 부유하게 되니 그럼 제가 어찌 작록을 탐내 우리 임금으로 하여금 함부로 베풀었다는 오명을 남기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런 높은 지위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원컨대 제가 일하던 양을 도살하는 가게로 돌려보내주십시오.” 그러고는 마침내 받지 않았다.

-三旌: 깃발 세 개짜리 군사적 높은 지위.

-妄施之名: 망령되이 베푸는 오명.

양왕 제10장

原憲 居魯 環堵之室 茨以生草 蓬戶 不完 桑以爲樞 而甕牖 二室 褐以爲塞 上漏下濕 匡坐而弦

원헌이 노나라에 살고 있었는데 집은 사방 한 자 정도였고 생풀로 지붕을 이었고 쑥대로 만든 문은 불안했고 뽕나무 가지로 지도리를 삼았고 사금파리로 벽을 막고 갈옷으로 두 방을 막았고 위로는 비가 새고 아래로는 습하였는데 반듯하게 앉아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環堵: 사방 한 자가 되는 좁은 둘레.

-茨: 생풀.

-甕牖: 사금파리.

-褐以爲塞; 갈옷으로 두 방 사이를 막음.

-匡: 정(正)과 같음.

子貢 乘大馬 中紺而表素 軒車 不容巷 往見原憲 原憲 華冠縰履 杖藜而應門

자공이 큰 말을 타고 감색 옷에 흰 옷을 받쳐 입고 오다가 수레가 들어갈 수 없는 길에 접어들어 걸어서 원헌을 만났다. 원헌은 가죽나무로 만든 거친모자를 쓰고 낡은 신발을 쓰고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채 응대했다.

-中紺而表素; 감색 옷 밑에 흰 옷을 입음.

-軒車: 수레가 들어갈 수 없는 길.

-華冠: 가죽나무로 만든 모자.

-縰履: 낡은 신발.

-杖藜: 명아주 지팡이.

子貢曰 嘻 先生 何病 原憲 應之曰 憲 聞之 無財 謂之貧 學而不能行 謂之病 今 憲 貧也 非病也 子貢 逡巡而有愧色 原憲 笑曰 夫希世而行 比周而友 學以爲人 敎以爲己 仁義之慝 輿馬之飾 憲 不忍爲也

자공이 말했다. “아, 선생은 어찌 이리 병들어 보이십니까?” 원헌이 말했다.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재물이 없는 것을 가난이라고 하고 배웠는데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병이라고. 지금 저는 가난한 것이지 병든 것이 아닙니다.” 자공이 뒷걸음질 치며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원헌이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 행세하길 바라면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배우는 것을 인정받으려 하고 가르치는 것을 자신을 위해하고 인의의 이름으로 간사한 일을 하며 수레와 말을 꾸미니 저는 차마 못할 일입니다.”

-逡巡: 뒷걸음질.

-比周而友: 사람을 가리지 않고 사귐.

-不忍爲: 차마 하지 못할 일.

양왕 제11장

曾子 居衛 縕袍 無表 顔色 腫噲 手足 胼胝 三日 不擧火 十年 不製衣 正冠而纓絶 捉衿而肘見 納屨而踵決 曳縰而歌商頌 聲滿天地 若出金石 天子 不得臣 諸侯 不得友 故 養志者 忘形 養形者 忘利 致道者 忘心矣

증자가 위나라에 살고 있었다. 솜옷은 겉이 다 떨어져 솜이 비어져 나왔고 얼굴은 푸석푸석하고 손발은 트고 갈라졌다. 삼일간 불을 피우지 못하고 십 년간 옷을 지어입지 못했고 관을 똑바로 쓰려면 갓끈이 끊어지고 옷깃을 다듬으려면 팔꿈치가 보였으며 신발을 신으면 발꿈치가 터졌다. 낡은 신발을 끌고 다니면서 상나라 노래를 부르니 목소리가 천지에 가득했으며 마치 금관악기 석관악기 소리 같았다. 천자도 그를 신하로 삼을 수 없었고 제후도 그를 벗으로 삼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뜻을 기르는 자는 자기 육체를 잊고 육체를 기르는 자는 세속의 이익을 잊고 도에 이르면 마음을 잊는다.

-縕袍: 솜옷.

-無表: 솜옷의 겉이 터져서 솜이 비어져 나옴.

-腫噲: 야위어 까칠해짐.

-商頌: 격조 있는 노래의 대명사.

양왕 제12장

孔子 謂顔回 曰 回 來 家貧居卑 胡不仕乎 顔回 對曰 不願仕 回 有郭外之田五十畝 足以給飦粥 郭內之田十畝 足以爲絲麻 鼓琴 足以自娛 所學夫子之道者 足以自樂也 回 不願仕 孔子 愀然變容 曰 善哉 回之意 丘 聞之 知足者 不以利 自累也 審自得者 失之而不懼 行脩於內者 無位而不怍 丘誦之久矣 今 於回而後 見之 是丘之得也

공자가 안회에게 말했다. “회야 이리 오너라. 너는 집은 가난하고 지위는 낮다. 벼슬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 안회가 대답했다. “벼슬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성곽 밖에 오십 무의 밭이 있어 죽을 먹기에 충분하고 채마밭이 심 무 있어서 비단실과 마를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거문고를 타면서 스스로 즐길 수 있고 선생님의 도를 배우면서 스스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벼슬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공자가 놀라 얼굴색을 바꾸며 말했다. “좋구나 너의 생각은. 내가 들은 것이 있다. ‘만족을 아는 사람은 이해관계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만족함을 살피는 자는 부귀영화를 잃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내면을 닦는 자는 지위가 없어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내가 이 말을 읊조린 지 오래되었는데 지금 너를 보니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것이 내가 얻은 것이다.”

-郭外: 성곽 밖.

-郭內之田: 성곽 안의 밭. 채마밭.

-娛: 즐기다.

-愀然: 예기치 못한 대답을 들었을 때 놀라는 얼굴.

-於回而後 見之: 너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양왕 제13장

中山公子牟 謂瞻子 曰 身在江海之上 心居乎魏闕之下 奈何

중산공자 모가 첨자에게 말했다. “몸이 강호에 있으면서 마음이 위나라 대궐에 가 있으니 어째서겠습니까?”

-<회남자>에 있는 내용.

-中山公子牟: 위나라 중산에 봉해진 모.

-魏闕: 위나라 대궐.

瞻子 曰 重生 重生則利輕 中山公子牟 曰 雖知之 未能自勝也 瞻子 曰 不能自勝 則從 神無惡乎 不能自勝 而强不從者 此之謂重傷 重傷之人 無壽類矣

첨자가 말했다. “생을 중히 하십시오. 생을 중히 하면 이익이 가벼워질 것입니다.” 중산공자 모가 말했다. “비록 그 이치는 알고 있습니다만 스스로 이겨낼 수가 없습니다.” 첨자가 말했다.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따르셔야 정신에 나쁘지 않을 겁니다.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데 억지로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듭 스스로를 해하는 일이니 거듭 스스로를 해하는 사람은 오래 사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神無惡乎: 정신에 나쁠 것은 없을 것입니다.

-重傷: 거듭 자신을 해침.

魏牟 萬乘之公子也 其隱巖穴也 難爲於布衣之士 雖未至乎道 可謂有其意矣

위나라 모는 만승의 나라의 공자다. 그가 동굴에 숨어 산다는 것은 베옷을 입는 서민에게도 어려운 일이니 공자 모가 비록 아직 도의 경지에 이르지 못햇더라도 도에 나아가려는 뜻은 충분했다 할 수 있다.

-본문이 아니라 후대의 코멘트로 추정됨.

양왕 제14장

孔子 窮於陳蔡之間 七日 不火食 藜羹 不糝 顔色 甚憊 而弦歌於室 顔回 擇菜 子路 子貢 相與言 曰 夫子 再逐於魯 削迹於衛 伐樹於宋 窮於商周 圍於陳蔡 殺夫子者 無罪 藉夫子者 無禁 弦歌鼓琴 未嘗絶音 君子之無恥也 若此乎

공자가 진땅과 채땅 사이에서 곤궁을 당했다. 칠 일 동안 불로 요리한 음식을 못 먹었고 명아주죽에 쌀가루를 풀지 못했고 안색이 심히 몹시 고달팠는데도 방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안회가 나물을 캐고 있는데 자로와 자공이 서로 말했다. “선생께서는 재차 노나라에서 쫓겨나셨고 위나라에서 자취가 지워졌고 송나라에서는 나무에 깔릴 뻔하시고 상주에서 곤궁을 당하시고 진땅과 채 땅에 포위당하셔서 선생을 죽여도 죄가 안 되며 선생을 짓밟는 것이 금지되지 않는다. 그런데 거문고를 타시며 노래를 하시는 것의 소리가 끊이지 않으니 군자가 부끄러움이 없기가 이 지경이라니.”

-기원전 489년의 일.

-擇菜: 나물을 캐다.

-藜羹 不糝: 명아주죽을 할 때 쌀가루를 풀지 못함.

-削迹於衛: 위나라에서 자취가 지워짐. 인맥단절.

顔回 無以應 入告孔子 孔子 推琴 喟然而歎 曰 由與賜 細人也 召而來 吾語之 子路子貢 入 子路曰 如此者 可謂窮矣 孔子曰 是何言也 君子 通於道之謂通 窮於道之謂窮 今 丘 抱仁義之道 以遭亂世之患 其何窮之爲 故 內省而不窮於道 臨難而不失其德 天寒 旣至 霜雪 旣降 吾 是以 知松柏之茂也 桓公得之莒 文公得之曹 越王得之會稽 陳蔡之隘 於丘 其幸乎 孔子 削然反琴而弦歌 子路 扢然執干而舞 子貢 曰吾不知天之高也 地之下也

안회는 대답하지 않고 들어가 공자에게 고하였다. 공자는 타던 금을 치우고 탄식하며 말했다. “유와 사는 소인이구나. 그들을 불러라. 내가 할 말이 있다.” 자로와 자공이 들어왔다. 자로가 말했다. “이와 같은 경우는 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군자는 도에 통하면 통(通)이라고 하고 도에 곤궁하면 궁(窮)이라고 한다. 지금 나는 인의의 도를 품고 난세의 재난과 만난 것이니 그것이 어찌 곤궁함이라 하겠는가. 그러므로 안으로 성찰하면 도에 곤궁하지 않고 어려움에 임하여 그 덕을 잃지 않는다. 날씨가 차게 되면 서리와 눈이 내리면 비로소 우리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무성함을 알게 된다. 진땅과 채땅의 고난을 나는 오히려 다행이 아니겠는가.”

공자는 금을 슥 끌고 와 연주하며 노래했다. 자로는 기쁨에 방패를 들고 춤추었다. 자공이 말했다. “나는 하늘이 이처럼 높고 땅이 이처럼 깊음을 몰랐다.”

-遭: 우연히 만남.

-削然: 슥 끄는 소리.

-扢然: 기뻐하다.

-執干而舞: 방패를 들고 추는 무사의 춤.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樂 所樂 非窮通也 道德於此 則窮通 爲寒暑風雨之序矣 故 許由 娛於潁陽 而共伯 得乎共首

옛날의 도를 얻은 자는 곤궁해도 즐거워했고 영달하더라도 즐거워했다. 즐거워하는 바는 곤궁과 영달이 아니었다. 나에게 얻어지면 곧 곤궁이나 영달은 춥고 덥고 바람불고 비가 오는 것 같은 순서와 같은 일이 된다. 그러므로 옛날의 허유는 언양에서 즐거워했고 공백은 공수산에서 즐거움을 얻었다.

-후대의 코멘트로 추정됨.

-窮, 通: 곤궁함과 영달함. 공자가 쓴 맥락과 다름.

양왕 제15장

舜 以天下 讓其友北人無擇 北人無擇 曰 異哉 后之爲人也 居於畎畝之中 而遊堯之門 不若是而已 又欲以其辱行漫我 吾羞見之 因自投淸泠之淵

순임금이 천하를 친구 북인무택에게 양보하려 했다. 북인무택이 말했다. “이상하구나 왕의 사람됨이여. 농지에 거하다가 요의 문하에서 놀더니 뿐만아니라 또 자신의 오욕된 행위로 나를 더럽히려 하다니. 나는 그를 만나는 것조차 부끄럽다.” 하고는 이어 청령이라는 연못에 몸을 던져 죽었다.

-畎畝: 농지. 평민으로 살았다는 의미.

-漫: 더럽히다.

양왕 제16장

湯 將伐桀 因卞隨而謀 卞隨 曰 非吾事也 湯 曰 孰可 曰 吾 不知也 湯 又因務光而謀 務光 曰 非吾事也 湯 曰 孰可 曰 吾 不知也 湯 曰 伊尹 何如 曰 强力忍垢 吾不知其他也 湯 遂與伊尹 謀 伐桀剋之 以讓卞隨 卞隨 辭曰 后之伐桀也 謀乎我 必以我 爲賊也 勝桀而讓我 必以我 爲貪也 吾 生乎亂世 而無道之人 再來 漫我以其辱行 吾 不忍數聞也 乃自投椆水而死

탕이 장차 걸을 정벌하려고 하면서 변수와 모의하려 했다. 변수가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탕이 말했다. “누가 가능한가?” “저는 모릅니다.” 탕이 또한 무광과 모의하려고 했다. 무광이 말했다. “저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탕이 말했다. “누가 가능한가?” “저는 모릅니다.” 탕이 말했다. “이윤은 어떠한가?” “더러운 것을 견디는 힘이 강하므로 저는 그 외 다른 사람을 모르겠습니다.”

탕이 마침내 이윤과 걸왕 정벌을 도모하였고 그를 이기자 변수에게 왕위를 주려 했다. 변수가 사양하며 말했다. “왕께서 걸왕을 정벌하실 적에 저와 상의하려 하셨으니 이것은 반드시 저를 도적으로 만들려는 것이었고 이기고 저에게 천하를 양보하려 하시니 반드시 저를 탐욕스러운 자로 여기신 것입니다. 저는 난세에 태어나 이 무도한 사람이 두 번이나 나에게 와서 욕된 행위로 나를 더럽히려 하니 저는 이런 욕됨을 여러 번 들을 수가 없습니다.” 하고는 돌을 껴안고 주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因: 함께.

-務光: 빛에 힘쓴다는 뜻의 이름.

-强力忍垢: 더러움을 견디는 힘이 강하다.

湯 又讓務光 曰 知者謀之 武者遂之 仁者居之 古之道也 吾子 胡不立乎 務光 辭曰 廢上 非義也 殺民 非仁也 人犯其難 我享其利 非廉也 吾聞之 曰 非其義者 不受其祿 無道之世 不踐其土 況尊我乎 吾 不忍久見也 乃負石而自沈於廬水

탕이 무광에게 천하를 양보하며 말했다. “지혜로운 자는 계책을 세우고 무력 있는 자는 그것을 완수하고 인자는 자리에 앉는 것이 옛 도리입니다. 그대는 어찌 천자의 자리에 서지 않습니까?” 무광이 말했다. “윗사람을 폐하는 것은 의로움이 아니며 백성을 죽이는 것은 인함이 아니며 남이 그 어려움을 무릅썼는데 내가 그 이익을 취하는 것은 겸손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들기로, 의롭지 않은 사람에게 그 녹을 받지 말고 도가 없는 세상에서 그 땅을 밟지 말라 했으니 하물며 나를 높이려 하십니까. 저는 이런 것을 오래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고는 돌을 이고 여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양왕 제17장

昔周之興 有士二人 處於孤竹 曰伯夷 叔齊 二人 相謂曰 吾聞 西方有人 似有道者 試往觀焉 至於岐陽 武王 聞之 使叔旦 往見之 與之盟曰 加富二等 就官一列 血牲而埋之

옛날 주나라가 일어설 때 선비가 두 사람 고죽국에 있었으니 백이와 숙제라고 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말했다. “내가 듣기로 서방에 어떤 사람이 있어 도가 있는 사람 같다고 하니 시험삼아 가서 관찰해 보자.” 기양에 이르러 무왕이 그것을 듣고 숙단을 시켜 그들을 보아 맹약을 맺게 하였다. “부유함을 더해주기를 2등급으로 하고 관직에 나아가는 것을 일렬로 하겠다.” 그러고는 희생을 죽여 삽혈하였다.

-백이와 숙제에 대한 이야기 <장자> 버전.

-叔旦: 주공.

-盟: 신하로 데려오는 의식.

二人 相視而笑曰 嘻 異哉 此 非吾所謂道也 昔者 神農之有天下也 時祀盡敬 而不祈喜 其於人也 忠信盡治 而無求焉 樂與政爲政 樂與治爲治 不以人之壞 自成也 不以人之卑 自高也 不以遭時 自利也 今 周 見殷之亂 而遽爲政 上謀而下行貨 阻兵而保威 割牲而盟 以爲信 揚行以悅衆 殺伐以要利 是 推亂 以易暴也 吾聞 古之士 遭治世 不避其任 遇亂世 不爲苟存 今 天下 闇 周德衰 其竝乎周 以塗吾身也 不如避之 以絜吾行 二子 北至於首陽之山 遂餓而死焉 若伯夷叔齊者 其於富貴也 苟可得已 則必不賴 高節戾行 獨樂其志 不事於世 此二士之節也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 이상하구나. 이것은 우리가 말하는 도가 아니다. 옛날 신농씨가 천하를 다스릴 때 제사 때에는 공경함을 다하면서도 복을 비는 기도를 하지 않았고 백성을 대하는 것에는 진실과 믿음으로 다스림의 도리를 다하였을 뿐 다른 것을 구하지 않았다. 더불어 정치함을 즐거워하는 것을 정치로 삼았고 더불어 즐기며 다스리는 것을 다스림으로 삼았으니 다른 사람의 불행을 가지고 스스로를 이루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비천함으로 자신을 높이지 않았고 때를 만났다고 해서 그것을 자신에게 이롭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주나라는 은나라의 어지러움을 보고 갑자기 정치를 행하여 위로는 모략을 숭상하고 아래로는 뇌물을 바치고 군대를 믿고 무력으로 지키며 희생을 갈라 그 피로 맹세하며 자신의 행동을 떠벌리며 백성들을 기쁘게 하였고 정벌로 사람을 죽이며 이익을 추구하였으니 이것은 난폭함으로 난폭함을 바꾼 것이다. 내가 듣기로 옛날 사람들은 치세를 만나도 그 임무를 피하지 않았고 난세를 만나도 구차하게 살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금 천하가 어두우니 은나라의 덕이 쇠하고 주나라와 나란히 살아 우리 몸을 더럽히느니 그것을 피해 우리 행동을 깨끗이 하겠다.”

두 사람은 북쪽의 수양산에 이르러 마침내 굶어 죽었다. 백이와 숙제 같은 자는 부귀에 있어서 진실로 그만둘 수 있다면 반드시 의지하지 않을 것이다. 높은 절개와 높은 행실로 홀로 그 뜻을 즐기니 세속 일을 일삼지 않았다. 이것이 두 사람의 절의다.

-祈喜: 복을 기리는 기도

-不以遭時 自利: 좋은 때를 만나도 스스로를 이롭게 하지 않았다.

-行貨: 뇌물을 주다.

-戾行: 높은 행실.

우!한강 1학기 끝났습니다. 장장 24주를 달렸네요. 그래도 <장자>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말씀!! 어서 우!한강 다음 시즌 신청하시고 함께 달려요~~

 

마지막 시간. 모두들 헐레벌레 규문을 빠져나가신 페허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장자를 강독하는 생존자(!)들입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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