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역사팀은 점점 길을 잃고 있어요. 호메이니를 읽으면 뭐가 좀 나올까 했는데, 아무것도 안 나오더군요. 큰일 났어요. 채운쌤의 문제 진단은 ‘관점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란과 이슬람을 어떤 관점으로 조명할 것인지,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이었죠. 네, 그랬습니다. 어떻게든 이란과 이슬람을 큰 줄기로 삼고 여러 방향으로 뿌리를 내렸어야 했는데, 그걸 놓쳐버렸습니다. 일단 호메이니를 공부하는 만큼 호메이니와 이란의 근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내용을 최대한 정리해볼게요. 아마 이번 발표는 일관된 내용을 소개하기보다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란의 이슬람을 파편적으로 보여드릴 것 같아요.

 

• 시아파와 순니파의 관계를 다양한 사건을 통해 새롭게 문제화하기

저~번에 토론시간 때 철학팀에서 얘기해줬듯이, 시아파와 순니파의 관계는 역사적인 맥락에서 다각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순니파와 시아파는 무함마드 사후 지도자를 누구로 세울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나뉘긴 했지만, 단순히 이것만으로 순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가는 이란도 국교 자체는 시아파인데, 순니파가 공존합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이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순니파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순니파와 시아파가 어떤 관계인지 나라마다 다르기도 하죠. 중동에서 그려지는 순니파와 시아파의 관계는 어떤지를 분석하면서, 이란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또 새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원리주의 운동의 맥락에서 테러에 대한 해석하기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이슬람을 미국의 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원리주의 운동을 이슬람 과격파로 보는 것입니다. 물론 극단적 원리주의가 있지만, 모든 원리주의를 과격파와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는 미국의 9·11테러 이후 이슬람의 원리주의를 테러가 아닌 다른 것으로 생각하지 못합니다. 분명 9·11테러는 극단적 원리주의자들이 벌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9·11테러를 명분으로 빈 라덴을 공격하고 아프간 전쟁을 벌이면서 중동에 대한 영향권을 확보했죠. 9·11테러가 중동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벌인 자작극이든 빈 라덴의 테러든 결과적으로 미국은 아프간 전쟁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그러나 원리주의는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의 근대화에 대한 비판이 있습니다. 빈 라덴을 비롯한 극단적 원리주의자들도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맥락에서 보면 단지 테러로 보는 것 이상으로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리주의 운동이 전개된 국제 정세, 중동의 정세과 같이 당시 정치적 맥락과 물적 조건을 통해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분석해보려 합니다.

 

• 중동의 근대화와 한국의 근대화를 비교하기

한국의 근대화는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방식의 근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동의 근대화는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또 독특한 지점이 많이 발견됩니다. 중동에서는 근대화 과정에 공통되게 석유의 국유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석유의 국유화가 일어나는 맥락도 각각의 나라가 또 다르죠. 이란도 석유의 국유화가 근대화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중동은 어떻게 근대화를 겪었는지 전반을 보려고 합니다.

 

• 이슬람 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조건을 분석하기

3번에서 중동에서 일어난 근대화를 분석했다면, 4번에서는 이란을 중점적으로 두고 근대화의 과정을 분석하려고 합니다. 호메이니가 막강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민중의 욕망을 읽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고, 민중의 욕망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읽어내야 합니다.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여러 조건들을 분석함으로써 단편적으로나마 규정하려고 합니다.

 

아직 애매한 부분은 일단 각자 자료 정리하시면서 좀 더 구체화하기로 합시다. ㅎㅎ;; 호메이니 나머지 다 읽고, 각자 맡은 부분을 정리해서 다음 시간에 봬요. 민호의 학생 아이디를 활용해서 각자 논문도 참고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