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4.8 몸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4-04 23:11
조회
68
이번 시간에는 기가 역행하거나, 울체되거나 부족한 증상에 대한 처방을 읽었습니다. 기로 인한 병이라고 해도 증상은 다양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처방도 달리 합니다. 기가 원활하게, 바른 경로를 따라 돌지 않으면 담음이 쌓이고 그렇게 되면 온몸이 붓고, 더부룩하게 불러 오르게 됩니다. 아무래도 기의 운동이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인지 처방도 다종다양한데요, 이번 시간에는 새삼 약에 대한 처방과 약 이름에 감탄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교감단(交感丹) 같은 것입니다.



모든 기가 울체된 증상을 치료한다. 일체의 공적인 일이나 사적인 일로 감정이 생겨 답답한 것, 명예나 재물이 뜻대로 오지 않아 억울하면서 고민스러운 것, 칠정으로 상하여 음식 생각이 없고 얼굴이 누렇게 뜨면서 몸이 여위며 가슴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한 것 등 모든 증상에 신기한 효험을 보이고 수화(水火)를 잘 오르내리게 한다.


어떤 약은 거기에 필요한 약재만 나열되어 있는데 가끔 이런 처방들이 보이고, 그럼 읽을 때마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어째 찔리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처방전이 지시하는 증상과 그 원인이 너무나 구체적이기 때문이지요. 명예나 재물은 본래 인간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닌 법. 그것을 제멋대로 하려니 고민스럽고 또 억울한 마음도 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증상을 콕 집어내는 처방전이라니!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병은 결국 자기 자신으로부터. 그리고 이것의 해결은 자기만 아는 마음을 풀어내고 다른 것과 교류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라는 것을 처방이나 약의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이지요.

건강한 몸은 힘이 센 것도 몸집이 큰 것도 아닌, 기가 잘 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울체된 몸을 <동의보감>은 창만이라든가 부종이라는 말로 경계하지요. 탐욕에 휩싸여 감당할 수 없는 몸집을 짊어지게 되는 것이 가장 불건강한 것인 셈이니까요. 이런 사고방식을 전제하고 있기에 <동의보감>의 약은 약 기운이 너무 '세게' 발휘되지 않도록, 또 각종 약재가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 약들을 함께 처방합니다. 그런 '돕는' 약들을 좌약(佐藥) 혹은 인경약(引經藥)이라고 하지요. 약은 어디까지나 몸의 균형고 조화를 위해 쓰는 것. 더 건강해지겠다고 욕심부려 먹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생명자본> 2,3부는 투자 대상이 된 생명공학의 과대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생명을 일종의 상품으로 취급하며 일단 한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쓰는 문법이 '거짓말은 아니다' 식이라는 것을 짚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에 엄청난 치료제가 될 것처럼 홍보하고 투자를 받아 그것이 묘~하게 방향을 선회해 '치료'가 아닌 '진단'이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그러면서 '거짓말은 아니지만 완전히 진실도 아닌' '성공'을 보여준다는 것이죠. 이런 '도박'은 사실 투자 시장에서 흔히 보는 광경이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그것이 상품일 수 없는 생명을 투자 대상으로 상정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불치병이나 장애가 '치료' 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얼마를 투자해 몇배로 돌려받는 투자의 차원에서 논해질 수 있는 문제일까요? 그리고 '치료'가 아니더라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선회해서 '진단'만으로도 '성공'이라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저자는 자본주의는 결국 인식의 문제라고 마합니다. 투자 대비 몇배를 돌려받으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생명의 차원도 그런 도박에 걸린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시간은 <생명자본> 마지막까지 읽어옵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1

  • 2020-04-06 09:25
    이번에는 약 처방전을 읽는데 약 이름들이 유독 눈에 들어왔네요. 이 약을 먹으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와 어떤 약재를 중심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약 이름. 지금 나오는 약 이름들은 한 번에 다 뚫어준다는 약이름이 많은 것 같아요. 이 뚫는다는 건 기를 순환시켜주는 것과는 다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