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Q

2강 후기

작성자
금란
작성일
2017-08-06 10:42
조회
260
규문 절차탁마Q 2학기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강 후기 / 금란

채운샘은 니체를 전쟁하듯이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가치들을 끄집어내서 부정하고 치열한 전투 끝에야 비로소 긍정이 온다고 한다. 막상 전쟁을 하려해도 나의 적이 무엇인지 그것의 힘은 또 얼마나 센지조차 가늠이 안 된다. 생면부지의 철학.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수없이 많은 비유와 상징들로 문장을 구성하고 있어 그 말의 의미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문학적으로 쓴 상징들을 물고 늘어져 해석을 해 낼 수 없으면 상징은 상징인체로 끝난다. 상징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을 해석하는 자의 몫”이라는 말이 무거운 울림으로 남는다. 어떻게 내 방식대로 이 상징들을 해석해 낼 것인가? 3학기 내내 풀어야할 숙제다.

신체란 무엇일까? 스피노자의 정신이 신체의 변용이었다면, 니체에게 감각과 정신은 신체의 도구일 뿐이다. 신체란 정신과 대비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본능과 충동 모든 활동을 포함한 힘의 집합으로서의 자기가 신체다. 니체는 신체의 일부 인 정신과 이성을 신체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 자들을 허황된 신체 경멸 자들의 논리라며 비판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전적으로 신체일 뿐,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니며, 영혼이란 것도 신체 속에 있는 그 어떤 것에 붙인 말에 불과하다. 신체는 커다란 이성이다. 형제여 네가 정신이라고 부르는 그 작은 이성, 그것 또한 너의 신체의 도구, 이를테면 너의 커다란 이성의 작은 도구이자 놀잇감에 불과하다.” 차라투스트라는 신체를 ‘커다란 이성’, 우리가 이성, 정신이라 부르는 것을 ‘작은 이성’이라 부른다. 작은 이성은 커다란 이성이 신체에 속하는 것이지 따로 이성 혹은 정신이라고 구분할 수 없는 모두가 하나의 신체다.

채운샘은 “신체는 여러 힘에의 의지들이 힘을 겨루는 싸움터”라고 말한다. 니체는 힘에의 의지가 작용하는 우리의 신체를 ‘커다란 이성’이라고 부른다. 결국 니체가 말하는 신체, 커다란 이성이란 이성, 육체, 의지가 모두 함께 작용하는 통합적인 신체를 뜻한다. 다시 정리하면 우리 존재는 곧 신체다. 신체는 육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 육체, 의지를 모두 포함하는 통일체다. 따라서 우리의 신체 역시 힘에의 의지라는 원리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며 우리 신체는 여러 힘에의 의지들이 힘을 겨루는 전쟁터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존재는 힘에의 의지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힘에의 의지는 더 강해져 그 싸움에서 승리해 주인이 되고자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신체는 여러 힘에의 의지들이 힘을 겨루는 싸움터이다. 힘에의 의지만 신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힘에의 의지들이 신체라는 하나의 터 안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신체는 계속 변화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의 연속인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하나의 의미를 지닌 다양성이자 전쟁이고 평화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싸우다가 갈등이 조정되고 일시적인 평화를 찾을 때 우리의 신체는 하나의 ‘자아’를 가지게 된다. 이 자아가 바로 특정한 힘에의 의지가 승리한 결과이다. 물론 하나의 자아가 계속 유지되지는 않는다. 또 다른 힘에의 의지들이 우리의 신체 안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기 때문이다. 만약 또 다른 힘에의 의지가 승리하면 또 다른 자아가 형성된다. 니체가 신학을 공부하다 신학의 회의를 품고 문헌학자가 되었고, 다시 문헌학과 결별하고 철학자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고정된 자아가 있어서 그 자아가 행위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이 니체가 말하는 신체다.

 

 

 
전체 3

  • 2017-08-07 09:46
    스피노자와 니체 각각이 말하는 신체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 다른 것 같기도 하네요. 신체를 지배하는 것은 더 강하게 변용된 것, 니체 식으로 말하면 더 강한 힘의지겠죠? 스피노자는 이해한 것과 정서의 일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니체는 어떤 식으로 신체를 얘기할지 궁금하네요. 흠.....

  • 2017-08-07 22:43
    신체에 대한 경멸조차 신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대목이 떠오르네요. 니체는 스피노자처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훨씬 더 강렬한 비유로 독자를 뒤흔드는 것 같습니다

  • 2017-08-08 21:13
    힘들이 드글거리는 신체를 가누고 뜨거운 여름 햇볕을 벗삼아 차라투스트라를 읽는다는 건 여름양생요법인 이열치열의 가장 희귀하고 귀한 치료법이 될 듯하네요 ㅋㅋ 내가 느끼는 피곤한 신체가 아니라 힘들이 분투하는 격전장으로써 신체를 느끼는 다른 시선을 만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