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는 니체

즐거운 학문 4부 후기

작성자
소정
작성일
2018-02-07 16:03
조회
99
 

4부 후기

* 제가 글을 올리는 것이 좀 늦어서, 4부를 읽고 논의했던 부분들에 대해선 건화쌤이 이미 5부 공지에 정리해서 올려 주셨네요. 짧게 그간 니체를 읽으면서 든 생각을 정리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에세이 발표하는 날 참석을 못하기도 하고 해서....^^;;

개인적으로 '니체 전집'은 손이 잘 안가는 책이었다. 그러나 소리 내어 읽다보니 친숙해지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토론 때문인지 내 방식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1부에서 니체는 우선 모든 기존의 규정들을 부정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행 작업으로 ‘부정’즉 기존의 있던 것들에 대해,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해 보는 태도를 지닐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2부에서 실재론자들에 대한 조소를 통해, ‘사물이 어떻게 불리고 있는가’를 이야기함으로써, 가상의 것이 ‘불림’으로 인해 규정되며, 이렇게 규정된 것은 우리가 깨야하는 ‘망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어진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규정을 깨고 창조하고 다시 창조된 것이 규정이 되었을 때 파괴하고 창조하는 것을 반복해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받아들였다. 절대적인 것은 없으며 완전한 완성과 복종해야 하는 실재란 없다. 3부에서 논의되었던 ‘도덕성’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진행된 그간의 생각들이 정점에 도달한 부분이 4부일 것이다. (사실 5부를 안 읽어서 확신은 안서지만, 5부는 마무리를 하는 부분이 아닐까?) 4부의 첫 부분인 276절은 데카르트의 코기토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이 이야기는 끊임없이 후대의 철학자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철학자들은 이를 비판함으로써 자신들의 이론을 설명하고, 확고히 한다. 니체는 실체 개념을 무비판적(‘선언적 참’)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이를 비판하며, ‘나’는 우리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해석 도구일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생각된 것’이 가상이 아니라고 발할 근거가 없다. 이는 앞서 2부와 3부에서 이야기 했던 ‘도덕성’이라던가 혹은 ‘사물’이 어떻게 불리느냐에 의해 정의될 뿐이라는 것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다.

결국 그는 우리에게 “자신이 옳다고, 이건 확실하다고 생각하거나 받아들이는 고정된 명제가 있어선 안 되며, 이것은 위험한 착각일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에게 철학은 우두머리가 없는 각 개인의 철학이어야 하며, 자신만의 것을 창조하고, 그 창조한 것 마저 계속 새롭게 변화 작업을 거쳐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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