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는 니체

4월 23일 《차라투스트라》 네번째 시간 공지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18-04-18 20:51
조회
92
이번 시간에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부의 전반부를 읽고 세미나를 했습니다.

“느낌을 갖고 있는 것 모두가 내게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의욕은 언제나 나를 해방시켜주는 자이자 기쁨을 전해주는 자로서 나를 찾아온다.”(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이 넘치는 섬들에서〉 中)

저는 이번에 함께 이야기 나눈 부분들 중에서 이 구절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니체는 의욕이 자신의 해방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반대로 생각하죠. 자유로운 의지와 이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가 욕망, 충동, 정념 등에 사로잡힌다고. 그리고 우리를 사로잡는 온갖 욕망, 충동, 정념들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두는 것, 즉 의욕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상상하는 자유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죠. 하고픈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자유라고 생각하는 게 한 쪽에 있고, 어떤 충동에도 사로잡히지 않은 순수한 평정의 상태가 자유라고 생각하는 게 다른 한 쪽에 있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극과 극이지만, 두 이미지는 사실 비슷한 힘의지의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동시에 제약하기도 하는 우리의 구체적인 조건들을 벗어난 상태를 자유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두 이미지는 동일합니다.

의욕을 촉발시키는 모든 관계들을 거부하고 ‘나’를 지키려는 욕망과, 모든 방해물들로부터 벗어나 ‘나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욕망은 동일하게 지금 여기를 부정하는 염세주의를 함축하고 있죠. 니체는 이를 더-이상-의욕하지 않고, 더-이상-평가하지 않고, 더-이상-창조하지 않으려는 피로한 신체의 표현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의욕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능동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 그리고 발휘하는 그 만큼이 자유이자 해방이라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272페이지까지(〈뜻에 반하는 복에 대하여〉까지)읽고 오시면 됩니다. 간식은 혜원누나가 맡아줬습니다. 저는 이번 주 일요일에 떠납니다(?) 한 달 동안 소니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6월 4일 에세이 발표 날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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