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천하] 1~2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8-07-06 12:18
조회
47
天下大亂, 賢聖不明, 道德不一, 天下多得一察焉以自好. 譬如耳目鼻口, 皆有所明, 不能相通. 猶百家衆技也, 皆有所長, 時有所用. 雖然, 不該不徧, 一曲之士也. 判天地之美, 析萬物之理, 察古人之全, 寡能備於天地之美, 稱神明之容. 是故內聖外王之道, 闇而不明, 鬱而不發, 天下之人各爲其所欲焉以自爲方. 悲夫, 百家往而不反, 必不合矣! 後世之學者, 不幸不見天地之純, 古人之大體, 道術將爲天下裂.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지자 현인과 성인이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고, 도와 덕이 하나가 되지 않았으며, 천하에 한 가지 장점을 얻고서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 , , 입에 비유하면, 모두 쓸모 있는 바가 있으나 서로 통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제자백가의 여러 학술은 모두 잘하는 바가 있고, 때로는 사용하는 바도 있었다. 비록 그렇다 하지만, 전부 갖추어지거나 두루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한 가지만 능한 선비들이다. 천지의 일을 가르고, 만물의 이치를 쪼개니, 옛 사람들의 도술(道術)을 분석한들 천지의 일에 두루 완비되고, 신명한 모습에 걸맞은 이가 적다. 그렇기 때문에, 내성외왕(內聖外王)의 도()가 어두워져서 능력을 사용할 수 없고, 막혀서 드러나지 않는데도, 천하의 사람들은 각각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함으로써 스스로 그것을 방술(方術)이라 여긴다. 슬프구나, 제자백가는 나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으니 반드시 [도와] 합치되지 못할 것이다! 후대의 배우는 사람들은 불행히 천지의 순수함과 옛 사람의 대체(大體)를 보지 못했으니, 도술(道術)이 장차 천하 사람들에게 찢김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일찰(一察)은 한 가지 장점입니다.

자호(自好)는 스스로 만족함을 말합니다.

일곡지사(一曲之士)는 한 가지 재주를 가진 선비들로, 제자백가에 대한 장자의 비판입니다.

전(全)은 제자백가의 방술(方術)이 아닌 옛 시대의 도와 덕이 보존된 도술(道術)입니다.

칭(稱)은 ‘저울을 재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걸맞다’라고 번역했습니다. 저번 시간과 연결해보면, 시대적 조건에 맞게 개량해서 도를 행하는 것을 뜻합니다.

내성외왕(內聖外王)은 내면으로 성인(聖人)에 경지를 이룬 사람이 밖으로는 왕의 덕을 펼치는 것을 말합니다. 장자에서 처음 나왔지만 후대로 가서는 유가에서도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不侈於後世, 不靡於萬物, 不暉於數度, 以繩墨自矯, 而備世之急., 古之道術有在於是者. 墨翟禽滑釐聞其風而說之, 爲之大過, 已之大循. 作爲非樂, 命之曰節用., 生不歌, 死无服. 墨者氾愛兼利而非鬪, 其道不怒., 又好學而博, 不異, 不與先王同, 毁古之禮樂.

 

후세 사람들에게 사치를 부리지 못하게 하고, 만물을 낭비하지 않고, 법조항을 밝히지 아니하여 엄격한 규율로써 스스로를 교정하여 세상의 급함에 대비하니, 옛 도술 중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있다. 묵적과 금활리가 그 얘기를 듣고 기뻐하였으니, 실천을 지나치게 추구하고, 절제를 지나치게 따랐다. 비락(非樂)편을 짓고, 이름하기를 절용(節用)이라 하여, 살아서는 노래 부르지 않고, 죽어서는 상복을 입지 않았다. 묵자는 사랑을 무차별적으로 하고 이익을 공유하여 다투지 말아야 한다고 했으니, 그 도()는 화내지 않는 것이었다. 또 배우기를 좋아하고 해박하고, [만물을] 다르게 여기지 않았으나, 선왕과 같아지기를 함께 하지 않았으니, 옛 예법과 음악을 훼손했다.

 

여기서부터는 묵가에 대한 얘기가 시작됩니다. 포인트는 묵가 사상의 주요 핵심인 범애(犯愛)와 겸리(兼利)와 그들의 실천이 상반됨에 대한 장자의 비판입니다.

미(靡)는 ‘희미하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과소비를 말합니다.

수도(數度)는 1, 2, 3, 4... 식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된 법조항을 말합니다.

대과(大過)과 대순(大循)은 ‘지나치게 원칙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물(異物)은 사물을 다른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재물(齋物)과 같습니다.

 

黃帝有咸池, 堯有大章, 舜有大韶, 禹有大夏, 湯有大濩, 文王有辟雍之樂, 武王周公作武. 古之喪禮, 貴賤有儀, 上下有等, 天子棺槨七重, 諸侯五重, 大夫三重, 士再重. 今墨子獨生不歌, 死不服, 桐棺三寸而无槨, 以爲法式. 以此敎人, 恐不愛人., 以此自行, 固不愛己. 未敗墨子道, 雖然, 歌而非歌, 哭而非哭, 樂而非樂, 是果類乎? 其生也勤, 其死也薄, 其道大觳, 使人憂, 使人悲, 其行難爲也, 恐其不可以爲聖人之道, 反天下之心, 天下不堪. 墨子雖獨能任, 奈天下何! 離於天下, 其去王也遠矣.

 

황제에게는 함지가 있었고, 요 임금에게는 대장이 있었고, 순 임금에게는 대소가 있었고, 우 임금에게는 대하가 있었고, 탕 임금에게는 대호가 있었고, 문왕에게는 벽옹이라는 제사 음악이 있었고, 무왕과 주공은 무()라는 음악을 지었다. 옛날의 상례는, 귀함과 천함에 의례준칙이 있었고, 상하에 차등이 있었으니, 천자는 관과 곽을 합쳐 일곱 겹이었고, 제후는 다섯 겹, 대부는 세 겹, ()는 두 겹이었다. 지금 묵자는 홀로 살아서는 노래 부르지 않고, 죽어서는 상복을 입지 않으며, 관은 오동나무를 소재의 손가락 세 마디 두께를 쓰며, 곽이 없는 것을 법식으로 삼았다. 이것으로 사람들을 가르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게 될까 걱정되고, 이것으로 스스로 행동하면 진실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묵자의 도()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그렇지만 노래하고 싶은데 노래하는 것을 비난하고, 울고 싶은데 우는 것을 비난하며, 음악을 연주하고 싶은데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비난하는 이것이 과연 인지상정인가? 살아서는 일하고, 죽어서는 허름한 초상을 치르니, 그 도()는 너무 야박하다. 세상 사람들을 근심하게 하고, 슬프게 하니, 그것의 실천은 행하기 어려우니, 성인의 도()가 될 수 없을까 우려된다. 천하 사람의 마음과 어긋나니, 천하 사람들이 [묵자의 도]를 감당하지 못한다. 묵자는 비록 혼자서는 능히 그것을 해내겠으나, 천하 사람들을 어쩌겠는가! 천하 사람들의 마음으로부터 분리되었으니, 왕도(王道)와의 거리가 멀다.

 

관곽(棺槨)에서 관은 내부의 관이고, 곽은 외부의 관을 말합니다. 신분에 따라 이것을 몇 겹으로 할 수 있었는데, 묵가는 곽 없이 손가락 세 마디 두깨의 관을 썼다고 합니다.

포인트는 이차교인 공불애인 이차자행 고불애기(以此敎人, 恐不愛人., 以此自行, 固不愛己)입니다. 이 구절에서 묵자에 대한 장자의 비판적 시선이 드러납니다.

류(類)는 인지상정을 뜻합니다.

박(薄)은 간소한 초상을 말합니다.

반천하지심(反天下之心)은 천하의 민심과 어긋남을 말합니다.

 

墨子稱道曰: 昔禹之湮洪水, 決江河而通四夷九州也, 名川三百, 支川三千, 小者无數. 禹親自操稾耜而九雜天下之川, 腓无胈, 脛无毛, 沐甚雨, 櫛疾風, 置萬國. 禹大聖也而形勞天下也如此.使後世之墨子, 多以裘褐爲衣, 以跂蹻爲服, 日夜不休, 以自苦爲極, :不能如此., 非禹之道也, 不足謂墨.

 

묵자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도()를 가져와서 말하길, “옛날 우 임금은 홍수를 막고, 양자강과 황하를 뚫어 사방의 오랑캐들과 구주를 소통하게 했으니, 이름 난 산이 삼백이었고, 지류가 삼천, 작은 것들은 셀 수도 없었다. 우 임금은 친히 스스로 볏단과 보습을 손에 쥐고, 천하의 강을 아홉 번 정비했는데, 장딴지는 홀쭉해졌고, 정강이에는 털이 다 빠졌으며, 크게 내리는 비에 머리를 감으며, 센 바람에 머리를 빗으며 만국을 안정시켰다. 우 임금은 큰 성인이시나 자신의 몸을 천하에 수고롭게 한 것이 이와 같다.” 후대의 묵자들로 하여금, 대부분 허름한 가죽과 베로 옷을 짜고, 나막신을 신어서, 아침저녁으로 쉬지 않으면서 스스로 괴롭히는 것을 법으로 삼으며 말했다.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우 임금의 도()가 아니니, 묵자라 하기에 부족하다.”

 

강하(江河)는 양자강과 황하를 말합니다.

조(操)는 ‘손에 쥐다’라는 뜻입니다.

고(稾)는 ‘볏단’으로 도구를 담는 전대입니다. 사(耜)는 ‘보습’으로 모두 우 임금이 치수할 때 사용하던 도구들을 말합니다.

비무발, 경무미, 목심우, 즐질풍(腓无胈, 脛无毛, 沐甚雨, 櫛疾風)은 우 임금이 치수를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비(腓)와 경(脛)은 둘 다 다리의 부위입니다. 목(沐)은 ‘머리감다’라는 뜻으로 비를 맞으며 다님을, 즐(櫛)은 ‘빗질하다’라는 뜻으로 세찬 바람을 맞으며 다님을 표현한 글자입니다.

구갈(裘褐)은 ‘허름한 옷’입니다. 구(裘)는 가죽으로 지은 옷이고, 갈(褐)은 칡으로 만든 옷입니다.

跂蹻 이 글자는 보통 “기교”로 읽지만, 여기서는 ‘나막신’이라는 뜻에서 “극갹”으로 읽었습니다.

 

相里勤之弟子五侯之徒, 南方之墨子苦獲, 已齒, 鄧陵子之屬, 俱誦墨經, 而倍譎不同, 相謂別墨., 以堅白同異之辯相訾, 以觭偶不仵之辭相應., 以巨子爲聖人, 皆願爲之尸, 冀得爲其後世, 至今不決.

 

상리근의 제자인 오후의 무리와 남쪽의 묵가인 고획, 이치, 등릉자의 무리가 함께 묵경을 암송하는데, 같지 않다고 위배되고 비난하여 서로를 묵가로부터 분리되었다 하고, 견백과 동리의 논리로 서로 별도의 묵가라고 해서 홀수와 짝수처럼 맞지 않는 말로 서로 대응하며, [자기 학파의] 지도자를 성인이라고 하면서 모두 주인이 되기를 원하여 후계자가 되기를 바라지만, 현재에 이르기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나오는 《묵경》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그 《묵경》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견백동리(堅白同異)는 논리를 중시하는 명가(名家)의 논리입니다. 우쌤은 묵가 안에서도 여러 학파가 갈라졌다고 하셨습니다. 혜시의 학파, 공손룡의 학파와 더불어 묵가 안에서 갈라진 명가의 학파 이렇게 3개가 전국시대의 주요한 명가였다고 합니다.

시(尸)는 ‘시체’가 아니라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墨翟禽滑釐之意則是, 其行則非也. 將使後世之墨者, 必自苦以腓无胈脛无毛相進而已矣. 亂之上也, 治之下也. 雖然, 墨子眞天下之好也, 將求之不得也, 雖枯槁不舍也, 才士也夫!

 

묵적과 금활리의 뜻은 좋았으나, 그 실천은 잘못되었다. 장차 후세의 묵자들로 하여금 반드시 스스로를 괴롭힘으로써 장딴지는 홀쭉해지고, 정강이에 털은 다 빠지게 해서 서로 힘을 다하게 할 뿐이다. [그러니 이것은] 천하를 어지럽히기로는 상책이고, 다스리기로는 하책이다. 비록 그렇지만 묵자는 진실로 천하를 좋아했으니, 장차 구하려 해도 얻을 수 없으면, 비록 몸이 비쩍 마르더라도 멈추지 않았다. 훌륭한 사람이로다!

 

시(是)와 비(非)는 ‘옳음’과 ‘그름’이 아니라 ‘좋음’과 ‘잘못’을 말합니다.

진(進)은 ‘소진하다’, ‘힘을 다하다’라는 뜻입니다.

호(好)는 ‘뛰어난 사람’,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고고(枯槁)는 ‘비쩍 마른 모습’입니다. 묵자의 도를 따라 피폐해진 삶을 말합니다.

재사(才士)는 ‘훌륭한 선비’라는 뜻으로 묵자에 대한 장자의 평가입니다. 묵자의 도가 사람들이 따르기에는 너무 어려웠으나, 그의 의도와 천하에 대한 찬사를 표현한 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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