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소생 프로젝트 8월 16일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8-08-11 16:21
조회
86
입추가 지나서 그런지 더위가 한풀 꺾인 것 같아요. 목요일 헤로도토스 발표할 때만 해도 상당히 더웠는데 말이죠. 너무 더워서 겨울이 도저히 상상되질 않네요. 언제까지나 에어컨을 끼고 살 것만 같아요. 9월이 돼야 슬슬 에어컨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까요?

다음 주 공지 들어갑니다~ 이즈쓰 도시히코의 《의식과 본질》 9장까지 읽어 오시면 돼요. 간식은 건화형과 (작은) 지은 누나, 발제는 7장 혜원, 8장 규창, 9장 (큰) 지은이 맡았습니다. 팀 세미나까지 포함하면 아마 매주 발제를 하고 있을 거예요. 노는 것만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은근 공부 스케쥴도 빡빡한 것 같단 말이에요? 뿌듯하네요. ㅋㅋ

앞으로 간식과 발제, 후기 순서입니다. 매주 공지 하겠지만 참고해주세요~
간식 발제 후기
민호 (작은) 지은 민호
혜림 정옥 건화
혜원 민호 윤희
윤희 혜림 (큰) 지은
지영 지영 혜림
규창 건화 혜원
정옥 윤희 지영
(큰) 지은 (큰) 지은 (작은) 지은
(작은) 지은 혜원 정옥
건화 규창
조별토론과 강의 내용을 자세하게 정리한 후기는 정옥쌤이 올려주실 거예요~

이번 강의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성리학이네요. 논어를 집대성한 주희의 철학은 어떤 것일까, 논어의 주가 여기서 어떻게 얘기될지 궁금했었어요. 하지만... ㅎ... 리(理), 무극(無極), 태극(太極) 등의 얘기는 이름만 없었으면 주희의 철학인지도 몰랐을 거예요. 사실 논어에서 공자는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라든가 마음을 어떻게 해야 된다는 얘기들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학(學), 수신(修身)을 해야 된다는 얘기들이죠. 그런데 이런 공자의 얘기들을 인간의 본성과 관련해서 정치적으로 해석한 것은 주희입니다. 주희의 해석이 있었기 때문에 격물(格物), 정좌(靜坐) 이런 실천들도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그런 주희의 철학을 또 의식과 본질 차원에서 해석한 게 이즈쓰 도시히코입니다. 그러니까 누구의 철학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그의 철학을 해석하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즈쓰 도시히코의 문제의식을 확실하게 정리하면서 읽어야한다는 채운쌤의 당부가 있었습니다. 이즈쓰 도시히코는 ‘의식과’ ‘본질’ 두 개의 키워드로 ‘존재’와 ‘인식’을 보는 다양한 철학에 대한 각각의 사유를 보여줍니다. 이즈쓰 도시히코의 문제를 거칠게 정리하자면, ‘의식은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드러난 것이 전부인가? 사물은 드러난 것의 총합인가? 하지만 드러난 것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 않은가? 드러난 것은 드러나지 않은 것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걸까? 인식한다고 할 때, 우리는 ‘무엇을’ 인식하는 걸까? 우리는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출현시키고 있는 것일까?’입니다. 사실 장자를 읽으면서 이런 형이상학적인 문제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장자가 인간의 인식과 본질에 대해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장자 자신이 그 문제들을 치열하게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중요하지 않았다면 아예 비판할 필요도 없었겠죠. 따라서 장자가 어느 사유를 비판할 때는 그만큼 장자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돌아와서, 책을 어떻게 읽어야할지 계속 감이 잘 안 잡혔죠. 하지만 그건 이즈쓰 도시히코 본인의 논점이 없다기보다 아직 저희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읽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즈쓰 도시히코는 철학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의식과 본질’을 다양한 철학으로 해석합니다. 각각의 철학이 어떻게 세계를 출현시키고, 윤리를 도출하는지 이즈쓰 도시히코 나름의 문제의식 속에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채운쌤은 이즈쓰 도시히코가 각각의 철학이 존재와 세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윤리를 도출하는지 꼼꼼하게 정리하면서 우리 자신이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는지 돌아봐야한다고 하셨습니다. 벙벙해지지 않도록 좀 더 열심히 읽고 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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