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문 회의록

2. 21 매니저 회의록

작성자
민호
작성일
2020-02-23 12:26
조회
56
2020년 2월 21일 / 매니저 회의 회의록 6차

참가자 : 혜림, 혜원, 건화, 규창, 민호

기록자 : 민호

 

‘분기별 발표’를 우리 공부의 확장으로서의 책읽기 활동으로 가져가보려 한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 보는 것, 느끼는 것 등을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그 첫 스타트로 선정한 책이 <고기로 태어나서>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 책을 다 읽은 후 각자가 어떤 방향으로 그와 관련된 생산물을 낼 수 있을지를 메모해온 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논의했다. 요약하면 규창이형의 경우는 톡톡 연재의 주제인 직업윤리와 관련해서 ‘노동’을 중심으로 잡기로 했고, 혜원누나는 단지 육질로서만 평가되는 ‘상품으로서의 고기’가 기와 생명의 차원에서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중심으로, 혜림샘은 생명의 착취로부터 우리가 갖는 연민과 무감각의 이중성을 중심으로, 건화형은 역량을 박탈하는 폭력을 주제로 잡았다가 우리의 식문화 패턴으로 바꿨고, 민호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와 그 차이가 허용할 수 있는 윤리 등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고기로 태어나서>

우리 공부의 확장으로서 읽기가 우리 동기. 한승태 씨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읽기.

 

규창 - 노동

1) 맹자의 직업윤리 : 전쟁 시기에 무기를 만드는 직업에 대해 말한다. 인을 행하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가?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것으로서의 인의 실천, 반구저기.

두 가지의 인 : 직업에 충실함,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것

2) 우리가 윤리를 요청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 윤리는 윤리적 관계다. 직업은 윤리가 가장 개입되는 적극적인 지점이 아닐까?

3) 윤리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 정치적으로 좌파이고 올바른 견해를 유지하는 사람이 생명을 상품화하는 것에 대해서?

 

-연재와 <고기로 태어나서> 1타 2피

혜림 : 정말 그렇다. 단순히 일이 아니라, 이 사람의 본성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관계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것 같다.

건화 : 우리의 상식적인 직업윤리와 뭐가 다른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태도’, ‘청결도’ 등이 있지 않은가.

규창 : 보통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세상을 낫게 만드는 방식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고기를 키우는 사람들도 걔들을 위한 거야 라고 생각. 그들을 위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도 잘 처리한다고 말한다.

건화 : 읽으면서 기만적인 생각이 든 것. 저렇게 더러운 일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반응적 안도감이 들었다. 이처럼 직업윤리라는 상식적 구도는, 우리 좋은 일 하자 하는 식으로 결론 맺을 수도 있지 않겠나.

규창 : 아침마다 본 것. 음식 쓰레기 처리하는 차들. 그것이 개 키우는 데로 갈 것. 그런 직업을 선택하는 것? 모르겠다.

혜림 :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가?

건화 : 맹자에게 직업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와 다르지 않았을까? 이때의 직업은 그냥 그 사람이 놓인 장, 생활조건, 그 사람을 규정하는 것일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직업은, 이 때보다 더 긴밀하게 복잡한 관계들(소비, 생산, 온갖 행위들)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이때의 직업윤리를 그대로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나?

혜림 : 키워드를 정해보자. <고기로 태어나서>에서 ‘노동’과 관련해서 뭐를 주목하고 싶은지를 뽑아보자. 거기서 실제로 일을 했고, 일하는 사람들, 환경이 있었으니까. 어떤 문제를 느꼈는지.

 

혜원 - 상품으로서의 고기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에서 ‘감자토피아’라는 작업에 주목했다. 상품과 쓰레기의 이분법의 구분을 깨는 것은 맥락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 상품과 소비에 대해 써보고 싶다.

 

후보 : 고기와 식품에 대해서 상품화하는 시스템 속에서 일종의 안심이 있었다. 깔끔한 상품 이면에 가려져있는 ‘어두운 면’에 대해서.

혜림 : <동의보감>에 나오는 음식 이야기를 가져와서 얘기해보면 어떤가?

건화 : 고기의 소비의 과점에서 써보면 어떨까? 동물 문제에서 생산성과 환경 뿐 아니라 맛도 있다. 그렇게 맛에 신경 쓰는 소비의 문제들에 접근해보기.

혜원 : 동물의 기운을 먹는 것. 이렇게 분노에 차서 죽은 고기, 학대된 고기를 먹는 우리에 대해서. <동의보감>에서의 정보 소개. 제기해봐야 하는 문제는 이 모든 죽음과 비참을 그저 ‘고기’로 먹는다는 것. 맥락이 제거된 육질과 마블링.

규창 : <곰에서 왕으로> 존재라는 것은 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다른 존재를 사냥해서 먹음으로써 완전성을 회복한다.

건화 : 옛날 사람들도 고기 많이 먹었다. 그들이 먹는 고기는 우리가 먹는 고기와 같은가?

혜림 : 제주도의 결혼. 통돼지 먹기. 전체를 먹는다. 그래야 돼지의 기운 전체를 먹는다.

민호 : 우리는 고기 자체를 그냥 빨간 육질과 마블링, 몇 개 영양소 정도로 취급. 죽이고 바르는 것은 백정의 일로 치부. 에스키모 인들은? 또는 무슬림의 할랄푸드? 먹는다는 행위 전반에 대해.

 

혜림 - 혐오와 연민

무감각을 얘기하고 싶다.

동물들을 착취해서 건물주가 되어 또 임대료를 착취해서 사는 것을 원한다.

 

혜원 : 개장수. 가장 더러운 일을 하면서도 그 반대급부로 깔끔한 건물주를 원함. 가장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가장 쉬운 일을 하기를 선호함. 건물주는 착취의 끝판 왕.

건화 : 누구도 해치지 않고, 무엇도 착취하지 않고 사는 것? 뭘 얘기하고 싶은가?

건화 : 일리치 <병원이 병을 만든다> 고통에 대한 예민함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하면서 그가 고유한 고통을 겪고 있음을 인정, 이해하는 것.

혜원 : 무감각을 다시 정의해봐. 예를 들어 고통의 끝까지 가면 무감각해진다든가.

규창 : 무감각은 감각의 반대인가?

건화 : 감각 무감각에 대해서. 주목했던 것은 한승태가 학대당하는 동물을 볼 때 연민이 아니라 혐오감이 들었다는 것. 보기 싫고 사라졌으면 좋겠고. 우리 감각의 견고한 배치를 깨는 지점에서 예민하거나 무감각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왜 우리는 개에 대해서는 안타까워 하지만, 얻어맞아 더럽게 죽어가는 돼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감각하는가? 동일자적인 연민과, 차이에 대한 민감함?

규창 : 인간의 학대, 동물의 학대. 극단적이지만 한편에서는 같지 않을까?

건화 : 돼지에게 느낀 혐오감. 감각의 교란. 자기 동일성 안에 그냥 머무르는 것이 얼마나 무지한 일인지를 느낀 것 같은 결론.

혜원 : 이게 고발 르포와 다른 것. 자기의 동일자적 욕망을 계속 주시하면서 가기 때문에. 그렇지 않으면 선악에 갇힘.

혜림 : 내 주제는 뭐야? 내 안의 파시즘? 미시 파시즘?

 

민호 - 동물권

다르다. 다르다고 해서 정당화될 수 있을까?

건화 : 동물권에 대해서 얘기들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 너는 환경공부한다는 애가 그건 너무 상식적이다. 동물권에 대해 얘기하는 담론들에서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을 치고 나가면 어떨까? 복잡하단 건 알겠지만 너무 반응적. 권리를 말하는 모든 담론들에는 답답함이 있다. 예를 들어 페미니즘. 여성을 실체화해서 말하거나. 평등이라는 것을 말하거나. 동물권을 더 건드리며 시작해보면 어떤가.

혜원 : 제도화된 권리들. 동물권 끝까지 가서 모든 반려동물을 등록하라는 문제로. 보장해달라는 요구와 수동적 요청. 모든 동물들을 권리에 묶이게 만드는 답답함을 만든다. 다 소유로 환원될 수 있나? 동물을 인간의 보호대상으로 생각하기에.

건화 : 공장식 축산에 대해서도. 누구나 분노하지만, 하지말자고 하면 난리나지 않을까? 동물권이 축산업계의 끝까지 적용되면, 가장 완전하게 시스템화된 상태. 스트레스 수지, 적절한 운동과 인도적인 죽음 시스템. 아니면 반려동물처럼 완전히 인간화해버리는 것. 이런 게 아닌 방식으로 권리를 말할 수는 없나?

 

건화 - 식문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박탈하는 폭력에 대하여

가축화 자체와 공장식 사육이 같은 폭력인가? 핵심은 자급자족과 상품인가? 원래는 동물들의 리듬에 맞춰서 혹은 계절의 리듬에 맞춰서 먹었다면, 지금은 자본의 리듬에 맞춰서 고기를 먹는다.

우리의 삶이 표준화되고 획일화되는 것과 유비 관계가 있다.

감상주의의 문제를 어떻게 넘어갈까 - 폭력을 다르게 이해해보자

감상주의 : 폭력을 뭉뚱그려서 나빠, 어떻게 같은 생명한테 그럴 수 있어.

-비판 자체가 실천적이지 않다. 이 사람은 끊임없이 제기함. 그러나 개념화하거나 이론화하지는 않는다. 이것을 내가 해보고 싶다.

일리치를 가져와서 얘기해보겠다.

혜림 : 한승태 자체에 대해 써보는 것 어떤가? 이 사람의 글쓰기, 문제의식. 잠입, 고발이 아닌 방식의 글쓰기란?

건화 : 말 안 해도 느끼는 것을 굳이 써줄 필요가 있나?

혜원 : 폭력이라고 하면, 무엇에 대한 폭력이 떠오른다. 폭력을 다르게 본다는 것은 어떤 조건들을 밝히는 건가?

건화 : 음. 폭력의 문제 자체를 보려는 건 또 아니지. 이들이 노출된 폭력이 물리적인 것으로만 환원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박탈된 상태.

건화 : 우리의 삶의 방식과 공장식 축산의 방식으로 가야겠다. 우리는 고기를 왜 먹는가? 고깃집이 너무 많다.

혜림 : 효율성과 동일한 삶의 양식.

혜원 : 공장식 축산과 회식문화라는 조건이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것. 이 상황 속에서 공장 멈춰라 라고 말하는 것이 공허하게 한다.

 

일정 : 6주 동안 참고도서 글 세미나 홍보

다음 주 : 문제의식이 들어간 1번 준비해오기 총 2장.

발표 : 4월 17일 or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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