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2.26 몸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2-22 01:01
조회
103
지속 가능한 공부를 위한 몸-살림 세미나 2시즌 시작했습니다. 이전 시즌에 함께 공부했던 분들은 물론 뉴 페이스까지!! 풍족한 수요일 저녁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부터는 드디어(!) <동의보감> 본론을 읽습니다. 시작은 '정(精)'. 입니다. 그런데 '정'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일단 <동의보감>에서 정은 "몸의 근본이 되"며 "육체보다 먼저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오곡의 진액이 화합하"여 뼛속에 스며드는 것이라고도 하지요. 아, 그러면 정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수분 같은 것일까요? 침이나 혈액이나 골수처럼 이 몸을 순환하는 진액 말입니다. 그런데 딱 그렇다고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그건 또 '수(髓)'라고 해서 다른 말이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피, 땀, 눈물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육체의 근본이라고 딱잘라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정'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과 함께 우리 몸의 근간을 이룬다고 하는 기(氣)와 신(神)은 무엇인가...이것이 <동의보감>의 시작이자 어떻게 보면 핵심이기도 한 지점입니다.
우리는 우리 몸을 말할 때 피, 땀, 눈물은 물론 뼈나 살, 장기 같은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특히 병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요. 장염을 평소에 앓고 있다든가, 간이 안 좋다든가, 하는 식으로 우리 몸을 요소 중심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같은 양의 우리 몸을 이루는 요소들을 모아놓는다고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생명은 단순히 장기나 구성요소로 환원되지 않는, 더 근원적 차원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동의보감>의 놀라운 점은 정, 기, 신이라고 하면서 '생명의 신비...'하고 끝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정을 보할 수 있는지 그 생활양식을 알려주고 또 응급상황(?)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 처방도 내려줍니다. 그것도 <동의보감>의 정신에 걸맞게 백성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요. 다양하고 구체적인 양생술과 제조 처방이 그것입니다.
이번 시간의 챕터명이 '정'인 만큼, 정력을 보하는 양생술이 많이 나왔습니다. 우째 우리 세미나는 죄다 여성동지들 뿐인지...(이론은 위대한데 반해 증명을 해줄 표본(?)은 전무한 상황!) 한가지 확실한 건 <동의보감>의 건강법은 무엇보다 성(性) 문제와 함께 간다는 것입니다. 정(精)은 우리 생명의 근간이나 다름없는데 그것을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면 되겠는가, '또 다른 생명을 낳는 데 쓰지 않을 거라면 너 자신의 생명을 위하라!'가 <동의보감> 건강법의 시작이자 어쩌면 끝인지도 모르겠습니다...자연의 리듬에 맞게 사는 것은 정을 보하는 것인 반면 밤낮을 바꿔 살며 방탕한 생활을 하는 것은 정말 '죽어라' 사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번에 읽은 서브텍스트는 <아파야 산다> 절반입니다. 이 책이 독특한 것은 진화를 질병과 함께 사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당뇨병이나 혈색증과 같은 것은 우리 몸이 환경과 교류하며 타협한 결과이고 그 역사가 우리 유전자에 고스란히 남은 것이라는 사실. 제가 재밌었던 지점은 숲개구리 부분이었습니다. 숲개구리는 추우면 자신의 신진대사를 멈추고 말 그대로 냉동상태로 지내다가 날이 풀리면 녹아 뛰어다닙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체액마다 '어는 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령 순수한 물은 0도에서 얼지만 소금물은 0도 이하에서도 얼지 않지요. 날씨가 추워지면 개구리는 자신의 몸 속 수분을 모두 배출하여 포도당으로 이루어진 부동액과 같은 체액으로 장기를 보호합니다. 어는점이 낮은 그 부동액으로 자기 장기를 감싸서 신선도(?)를 유지한다고 할 수 있죠. 또 에스키모는 당뇨병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당뇨병은 수분을 배출하여 당을 많이 남겨 몸의 체온을 유지하는 작용인데 에스키모에게 이러한 당뇨는 병이 아니라 추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필수적 신체 활동인 것이죠. 이처럼 같은 사람 '몸'이라 하고 또 과학적 수치라고 해도 사실 우리 몸은 항상 환경과 교류하는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사실 질병이라든가 하는 것을 더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음 시간은 <아파야 산다> 끝까지 읽어옵니다.
<동의보감>은 되도록 책을 사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만약 구매를 하지 않는 분은 미리 오셔서 읽을 분량을 복사해 가시면 됩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1

  • 2020-02-23 22:21
    질병을 단순히 좋고 나쁨으로 구별지을 수 없어요. 현재 질병으로 규정된 것일지라도 그것은 생물체가 생존하기 위해 몸이 환경과 타협한 결과이기 때문이지요. 몸에 무수히 많은 생존 투쟁의 기억이 새겨져 있다는 점, 몸은 역사적 산물이라는 사실이 새삼 감동적으로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