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3.11 몸살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3-06 10:02
조회
87
정(精)을 주관하는 기관은 심장이라고 합니다. 군화(君火)라고 하는 불의 기운이 정을 돌리는 것이죠. 그런데 이 화(火)기운을 제어하지 않으면 그저 열이 뜨기만 해서 각종 애로사항이 발생합니다. 이때 화(火)를 제어하는 것은 물이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정(精)을 아끼기 위해 손을 보아야 하는 기관은 신장이게 됩니다. 아무리 심장이 강해도 신장과 간이 함께하지 못하면 정(精)이 누설됩니다.

<동의보감>의 처방이 늘 그렇지만 사람 몸은 레고처럼 조립하고 다시 합치는 식으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약을 만드는 과정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몸에 좋다고 하는 것을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약이란 '좋은 것'을 한데 모으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그런 '인체에 순수하게 좋은 성분'이랄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체는 하나의 요소만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혈액만 보면 물로 되어 있는 것 같다가도 살을 보면 유기물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 뼈를 보면 광물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 인간의 몸에 완전히 좋고 완전히 나쁜 것이랄 게 사실 없지요. 인간 일반이라고 규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건강을 판단하고 규정하는 것은 나 자신의 몫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 몸에 좋은 것이 따로 있어서 그것만 살리고 나머지는 죽이는 그럴 수는 없기 떄문입니다. 만약 손소독제를 사용한다면 그건 내가 죽이려는 균과 함께 나머지 균도 다 죽여버리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원리를 간과하고 나에게 좋은 것만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그때 우리는 계속 범람하는 건강 담론에 휩쓸리고 말 것입니다. '건강의 배신'인 것이죠^^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내 몸에 좋기만 한 것'을 찾는 노력을 멈추고 내 몸은 다른 것과 연계하여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건강'하다는 기준 또한 나 스스로 정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게 꼭 기존의 건강 담론보다 내 몸에 덜 신경을 쓰고 소홀한 태도는 아닐 겁니다.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처방을 고안해 낼 수도 있겠죠.

<아파야 산다>를 읽으면 인간은 도대체 자기 의지대로 살지 못합니다. 우리가 뭔가를 하는 이유는 사실 기생충이 그렇게 시켜서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 그런데 이것을 다시 보면, 우리는 '더 많은 숙주를 만들어 번식하려면 자신의 숙주가 출퇴근을 해야 한다'는 균들의 선택에 의해 행위하고 활동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만약 우리 몸 속의 균들이 이 인간이 움직이지 않는 게 우리 번식에 더 이롭다고 판단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방바닥에 누워있는 신세가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무시무시한 사실 앞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세균을 지금 당장 내 몸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속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균이 종족보존이 어려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아주 색다른 위생관념입니다. 수질을 좋게 하면 거기에 살 수 없게 된 세균은 인간을 숙주 삼을 수밖에 없고, 그 숙주가 움직이는 데 동의하게 된다는 것이죠. 생존과 번식, 이 두 가지 키워드만으로 질병과 그것의 원인으로 간주되는 우리 몸의 타자들을 고려한다면 무작정 때려잡는 것보다 그들의 진화를 고려하고 제어하는 건강 담론이 필요하다는 것!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요즘처럼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시절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냥 내게 병을 옮길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을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인가? 마스크를 쓰고 틀어박혀 있는 건 과연 내가 그걸 원하는 건가? 이렇게 점점 대면접촉이 줄면 내 몸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인도되는 것일까? 등등 우리 몸은 정말 알면 알수록 미스터리합니다~_~


다음 시간은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8장까지 읽고 옵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전체 1

  • 2020-03-08 21:37
    몸은 누구의 조정을 받고 있는지 몸은 무엇으로 구성되어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것 같아요. 바이러스에 의해 행동반경이 달라지고 그것에 의해 인간이 진화해왔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