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읽기

3.31 스피노자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6-03-30 04:00
조회
3533
스피노자를 읽으면서 늘 명심해야 할 것은 원인이란 어떤 '의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원인을 소급하다 보면 결국 누군가의 의지가 개입되고 그것의 최초는 인격신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관념이 스피노자가 답답해 하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이런 원인과 결과에 대해 온갖 예를 들어가며 말하는 부록의 어조는 다른 것보다 더 흥분해서 쓴 것 같습니다.) 신과 양태의 관계는 어떤 의지가 개입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스피노자는 말합니다. 그 둘의 관계는 단지 조건의 한정에 구애받는가 아닌가 뿐인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둘의 차이가 뭔지 잘 모를 일입니다. 양태는 한정에 구석되지만, 신은 그 '필연성'대로 자기를 펼치는 존재, 즉 본성대로 산출하며 그 필연성 자체가 자유인 존재라고 하니까요. 임의대로 일어나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스피노자를 읽는 이유이자 ㅈ유로 가는 길인것도 같은데 이게 말처럼 쉽게 확 이해된 게 아닙니다. 원인이 작동되는만큼, 결과가 산출된다는 이 당연한 말이 왜 이렇게 이해하기가 어려울까요. 어느새 다시 어떤 일의 원인으로 어떤 부가적인 의지가 개입되었다고 부단히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일은 원하기 때문에, 내가 어떤 의지를 가졌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질서와 연관이 되어 그만한 필연성을 등에 지고 산출된 결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어쩐지 자꾸만 까먹게 됩니다. 뭔가 일을 하면 내가 마음먹었기 떄문이고, 어떤 일을 하지 못해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을 거라는 식으로 생각ㅎ게 되니까요.
하지만 스피노자는 원했기 떄문에, 마음먹는다고 막연히 이루어지는 일이란 없다고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 필연성을 알고, 필연성대로 자신을 남김없이 펼치는 존재가 신인 것입니다. 결국 저번에 건화가 말한대로 신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이 당연하면서도 자꾸만 잊게되는 진리, 사물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양태란 이런 신의 모드, 신의 어떤 변용으로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신과 원인, 의지 이런 말이 나오면 뭔가 당연한 말을 들은 것 같으면서도 자꾸만 휘청이는 스피노자 ㅠ.^ 어쩐지 신과 양태의 차이는 다만 그 필연성을 의식하는지 여하에 달렸따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를 안다는 것이 결국 자유/부자유를 결정하는 차이인 것일까요? 계속 읽으면서 이 지점들을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1부 끝까지 읽어옵니다.

간식은 우진쌤

목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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