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 5월27일 수업 공지

작성자
배현숙
작성일
2020-05-21 02:05
조회
104
요 며칠, 올 봄 들어 가장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 주 열무김치 좀 담가 보려고 밭에 갔을 때는 날도 가물고 잘 솎아주지도 못해서인지, 상추랑 아욱 등이 키만 쑤욱 자라 이파리도 볼품없었는데, 대충대충 솎아 준데다 흠씬 비까지 내려서인지 어제 가보니 상추랑 아욱의 잎새가 어찌나 튼실하게 반질반질한지 제법 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자고로 땅에서 자라는 것들은 제 한 몸 충분히 뿌리 내릴 수 있는 땅이 젤루 필요한 법이죠. 거기에 햇빛과 물까지 충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겁니다. 사주도 영락없이 그런 자연의 법칙을 고스란히 따릅니다.

오늘은 적천수를 읽기 전에 함께 공부하는 동학의 사주를 칠판에 써놓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원 세상에! 그네가 왜 그렇게 가녀리고 여린 들꽃 같았는지, 칠판에 사주를 쓴 바로 그 순간 알아봤지 뭡니까? 그 사람과 마주보며 온갖 얘기 다 해도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사주 여덟 글자를 보는 순간 환하게 드러났습니다. 참으로 신기했죠. 사주의 네 기둥 여덟 글자라는 게 참으로 속일 수 없는 우리네 모습이고, 삶이고, 시간표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더랬습니다.

사람은 자연이라 자연의 법칙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지요. 물이 있느냐, 불이 있느냐, 생명이 자랄 땅이 잘 마련되었느냐, 거기에 그것들을 갈무리할 도구인 쇠가 적절하게 갖추어져 있느냐, 사주는 결국 그것들을 살피는 일입니다. 그것들 중에 허결된 것이 있거나, 그것들이 시절과 아귀가 잘 맞지 않을 때 세상살이가 고단하게 펼쳐지겠지요. 그래서 사주를 볼 때는 격국이며 용신, 육친관계며 강약 왕쇠, 고립 같은 개념들에 갇히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전체의 모습을 그림을 그리듯 머릿속에 떠올려 상상해보고, 그렇게 전체적인 대강의 그림을 그려본 다음에 개념들을 활용해서 이렇게 저렇게 통변해야겠지요. 물론 사주를 보는 정해진 방식은 없겠습니다만, 사주가 자연의 모습에 사람살이를 빗댄 하나의 기호이고 좌표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쉽게 그림이 그려지진 않겠지만, 어떤 공부든 항상 기본이 전부죠. 불교에서도 초발심한 그때가 바로 정각을 이루는 때라고 합니다. 사주도 자연이 시작이고 끝입니다. 원형이정, 근묘화실, 사람살이나 대자연이나 생사의 이치는 같습니다. 이 우주가, 우리의 삶이, 간단間斷없는 변화 속에 있다는 사실, 그것만이 단 하나의 삶의 진실인 것이지요.

이런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한참 나누는데 동학이 문득 이런 말을 툭 던지더군요. “그러니까, 에고가 문제겠군요!” 우리는 이렇게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부처라고 하지요. 佛性이며 法界인 이 세계는 이미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죠. 그래서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고(不增不減), 생도 사도 없으며(不生不滅), 아주 오래 전부터 본래 부동한(舊來不動名爲佛) 세계입니다. 그 세계를 내 안에 이미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걸 또 매번 까먹고 헤맵니다. 분별 판단하는 두터운 업습 때문이죠. 그러나 밖으로 향한 시선을 거두어들여 본래 마음자리로 향한다면, 우리는 이 변화를 오롯하게 살 수 있겠지요. 명리 공부나 불교 공부나 어떤 공부도 다 이 변화를 살기위한 공부일 것입니다.

이 흐뭇한 공부를 우리는 오늘도 참 재미나게 했습니다. 너무 많이 알면 따라가기 힘들지만, 아주 ‘초큼’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공부하다보니 부담없이 씬납니다^^ 틀려도 누가 뭐라는 사람 없고, 아는 만큼 나누고, 선학이 말해놓은 걸 더듬더듬 익히고 흉내 내며 도를 닦습니다. ㅎㅎㅎ

오늘 맨 처음 읽은 부분에는 (쪼끔 재수 없는? ㅋㅋ) 일급 사주가 나왔더랬죠. ‘始其所始요 終其所終이면 富貴福壽가 永乎無窮하리라’ ‘시작이 될 곳에서 시작하고 끝이 날 곳에서 끝이 난다면 복과 수명과 부와 귀가 모두 영원하게 다함이 없으리라.’ 그걸 누가 모르겠습니까? 자고로 天干은 年干에서부터 水生木生火生土生金으로 자알 흘러가고, 지지는 사계절을 흐뭇하게 사는 그런 사주. 마치 짜놓고 치는 고스톱같은 그런 사주를 보며 흥! 칫!! 뿡!!! 공연스레 입을 삐죽거리며 대애충, 후다닥 읽고 넘어갔죠.ㅋㅋㅋ 그리고, 五行 중에 두 개의 行만으로 구성되어 ‘짧고 굵게?’ 살다간 이들의 특별한 사주들도 들여다보았습니다.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우리는 다양한 사주의 ‘꼴’을 경험해 볼 겁니다. 적천수의 ‘形象’편은 우리에게 그런 다양한 사주들을 소개하고 있죠.

   形象
兩氣合而成象象不可破也(양기합이성상 상불가피야)

양기兩氣가 합하여 을 이루면 그 을 파괴하지 말아야 하며,

형상편에서는 兩象, 獨相, 五行象, 全象에 대해 말합니다. 양기합이성상, 즉 두 기운이 하나의 형상을 이룬다는 것은 사주의 구조가 木火, 火土, 土金, 金水, 水木으로 생해주거나 목토 토수, 수화, 화금, 금목이 각기 절반의 세력을 가지고 상극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을 때를 말하지요. 그런데 서로 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日干이 생조를 해주는 구조가 좋다고 하는데요, 왜냐면 빼어난 기운이 흘러가 반드시 균형이 잡혀야 하기 때문이죠. 또 상극이 되는 구조에서도 일간이 극해서 일주가 손상을 입지 않아야 서로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니까 金水를 用하는데 火土가 와서 섞이면 좋지 않겠죠. 마찬가지로 수목을 취할 때는 화금이 와서 서로 싸우지 않아야 하고 목화로 형상이 이루어진 상태라면 금수가 왔을 때 판이 깨질테죠.

그러니까 일주를 중심으로 절반은 비겁이고 절반은 인성이나 식상이 되어야 상생 구조가 될 수 있고, 관살이나 재성이 절반이라면(이것을 상적相敵이라고 하는데요) 비겁과 대립되어 상극관계를 이루게 될 것인데, 이 경우 운의 흐름에서 오랫동안 좋기는 어려울 것이니 잘 살펴야겠죠.



 

<사례1>과 <사례2>는 양기성상격(양신성상격) 사주입니다. <사례1>은 丁火 상관으로 목의 기운을 설하고 있고, <사례2>는 乙木 편인이 화의 세력을 따르는 형상이어서 염상격이 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사례1>은 운의 흐름이 木에서 火운으로 흐르며 정화 용신을 도와 巳火 운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이름이 한원에 높았지만, 경금운에서 관이 물러나기 시작하여 서방의 水運으로 갈수록 어려움이 더해지는 형편입니다. <사례2> 역시 화 일주가 여름에 태어나 목이 화를 따르며 寅運에서 화가 생조를 만나 절강성의 순무가 되었으나, 辛金 운의 수운을 만나 목화가 모두 손상되어 화를 면하기 어려웠습니다. 두 기운이 서로 생하는 형태로 될 적에는 ‘내가 생해주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군요. 양기성상격은 양신을 따르지 않는 한, 운이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치우친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사주인 것 같습니다. 낭월 선생은 이를 ‘짧고 굵게 사는 형상’이라고 했지만, 글쎄요, 어쨌거나 어느쪽으로든 치우친 사주를 들고 나왔다면 인생의 행로에 있어 허결된 그만큼의 굴곡을 감당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가 하면 火土운으로 이루어진 사주가 火局까지 가지고 있을 때 강한 화기운을 감당하기 어려우면 깨어지게 되고, 土金이 반반으로 이루어진 사주의 경우, 병운으로 바뀌자 신금 용신을 깨어 녹이 떨어지는 경우도 보여줍니다. 양기성상격은 일주가 생조해주는 것, 즉 식상으로 빼어난 기운을 설기하는 것이 좋은데, 운에서 그 국을 깨어버리게 되면 재앙을 면하기가 어렵지만, 金水나 水木의 인수격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서 되레 부귀하는 사람도 흔치 않다고 합니다.

정리해보면, 生하는 국은 식상이 아름답고, 인성의 국은 秀氣가 없어서 아름답기가 부족하며, 재성으로 이루어지면 일주와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일주는 손상을 받지 않아야 하며 다시 운에서 잘 흘러주면 완전히 아름다운데, 단 한 번 기신을 만나 국이 깨어지면 곧바로 재앙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역시 아름다운 삶은 ‘균형’에 있다는 걸 말하는 것이겠죠.

다음 시간에는 우리가 대부분 가지고 있는 오행상五行象 사주와 독상獨象 사주들을 공부합니다. 오늘 나누어 맡으신 예제 사주들을 잘 공부해 오셔서 재미나게 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  예제 사주 연구 : 350쪽 호정샘,  351쪽 미영샘,  353쪽 효신샘,  360쪽 김현정샘,  361쪽 윤현정샘,  363쪽 승우샘,  364쪽 은영샘,  365쪽 정원샘.

◈ 은영샘께서 마련해주신 맛있고 품격있는 간식이 오늘 우리를 흐뭇하게 해주었는데요, 그 품격있는 간식만큼 맛나고 알찬 후기가 곧 올라올 예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은영샘^^

◈ 다음주 간식은 제가 마련합니다. 김밥은 필수, 과일은 적절.  승우샘, 과일 운반 해주실 수 있죠? (지각예방? ㅋㅋ)

◈ 태미샘은 허리 잘 돌보시고, 현정샘은 아픈 발 잘 다스리시고, 담주에는 한 명도 빠짐없이 완전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정보통 효신샘의 특강도 기대해주세요!!

◈ 모쪼록 건강하고 평안한 한 주 되시길 빕니다.
전체 1

  • 2020-05-22 10:07
    넹~ 감사합니다~♡
    에고는 실체없는 환영이요, 사는 동안 작용하는 정신현상일 뿐임을 명심하고...
    아픈 발도 보살펴 잘 다스리고...
    한 주 동안 일상의 그림도 조화롭게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