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3.21 주역과 글쓰기 공지

작성자
규문
작성일
2021-03-16 11:49
조회
112


<주역>을 읽다보면 도대체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중천건(重天乾)을 읽고 토론하면서 '그런데 내가 항룡인지는 어떻게 알지?' 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가장 많이 공감하게 되더군요. 우리는 우리가 도대체 어떤 지점에 있는지 모른다! 열심히 가파른 산을 올라가고 있는지, 아니면 이미 꼭대기인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천길 낭떠러지로 다음 발을 내딛으려 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한 치 앞을 알지 못하지요. 그 어둠을 걷어내는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64괘인 것 같습니다. <주역>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지요. 내가 서 있는 시간과 공간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사심(私心)을 걷어내야 한다는 것. 인간이 자기 위치를 모르는 이유는? 세계에 의도를 투사하고 '이렇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계산하기 때문이지요. 그때 인간은 전체 흐름을 놓치고, 동요하고, 혼란스러움에 빠지게 됩니다. <주역>은 이 사심을 계속해서 경계하지요.




그런데 64괘를 공부하고 때를 읽는다는 것은 뭘까요? <주역>의 괘들은 어려운 시기를 건널 때의 지혜를 주고 몇 샘플은 제공하지만,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내 이야기로 변형 시키는 것은 온전히 읽는 사람의 몫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시초점 치는 걸 알아보았습니다. 그때 나온 질문 중 하나가 '질문과 점괘가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 였습니다. 확실히 <주역>은 막상 보면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를 얘기가 많습니다~_~ 그런데 신기하게도 질문을 갖고 읽으면 그 뜬구름 잡는 소리 같은 게 어떤 암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 점을 칠 때 가장 중요한 '간절함'이 작동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때 늘 보던 주역의 구절도 다르게 보이는 것 같고요.


이번 시간에는 건(乾)과 송(訟)과 리(履)를 배웠습니다. 셋 다 건(乾)이 상괘(上卦)죠. 채운샘은 강의에서 건은 씩씩함, 게으르지 않음, 인색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남김없이 다 주는 순수증여를 상징한다고 하셨습니다. 인간은 이 하늘의 이치를 어기지 않고 따름(順)으로써 만물에 응할 수 있다는 것. 이 세상의 출발에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주어지는 순수증여가 있다. 이것을 인지하고 따르는 태도는 우리가 단순히 수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다를 것입니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남은 건(乾)괘가 상괘인 괘들을 읽어보아요~





다음 시간에는


<계사전> 11장(131쪽까지) 읽고 궁금한 지점이나 흥미로운 지점을 체크해 옵니다.

<주역> 천지비(否), 천화동인(同人) 읽고 각 괘는 어떤 괘인지, 어려운 점은 어디인지 정리해 옵니다.

<신들의 계보>는 꼭 읽는 것이 의무는 아니지만 조금씩 읽으면 강의 들을 때 참고가 됩니다. 


간식은 태욱샘, 가토샘. 간단하게 떡과 과일로 준비해 주시면 됩니다!

후기는 영주샘.


일요일에 만나요//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