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Q

5.18 절차탁마 Q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7-04-27 21:05
조회
252
5.18 절차탁마 공지

스피노자는 필연의 철학자라고 합니다. 필연이란? 그것은 결정론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은 자기가 설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믿는다'라고 말하는 철저한 유물론자였는데요, 그는 신앙과 철학의 분리를 시도합니다. 신앙은 우리 일상 속의 소박한 계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독교인들은 그것을 철학적인 차원에서 합당한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일어나야 하는 필연성 안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인간은 그것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불가사의, 기적으로 생각하고 또 자기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절대시 하곤 합니다. 스피노자는 우리 실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자연의 필연적인 질서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죠. 믿지 말고 이해하기.

우리는 경험을 통해 얻은 '상상적 인식'을 통해 세계를 만듭니다. 불교에서는 우리 모두가 '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죠.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이 헛되다며 허무주의로 빠지거나 벗어나 새로운 참된 곳으로 떠나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보는 것이 '상'이라고 할 때, 그것이 '상'이라는 것을 알아서 집착하지 말 것을 말합니다. 모든 것이 '空'하다는 것을 투영하여 다시 '상'을 보면 세계는 다시 보일 것이라고 말입니다. 즉 '공'을 사유하려면 '상'이 있어야 합니다. 스피노자 또한 우리가 '상상적 인식'을 통해 세계를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떻게 더 적합한 인식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사유합니다. 이때 '상상적 인식'이 아니면 우리는 적합한 인식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가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스피노자는 심신일원론. 그는 신체를 벗어난 철학을 한 적이 없습니다. 모든 이성적인 것과 정서(느낌)은 분리되지 않는다는 하는 것. 네그리는 스피노자를 정합적이고 규범적으로 권력을 만드는 계열들에 대한 다른 계열을 만드는 철학자로 가져옵니다. 네그리는 철학자를 '야만적일 별종'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건 이미 존재를 하나하나 규정하는 종교나 국가 규범, 그리고 오늘날의 자본주의에 맞서기 위해서는 '별종'이 되기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정치성을 사유하기 위해 스피노자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에는 사실상 '윤리'는 없다고 합니다. 이때의 윤리는 의무나 당위로서의 윤리를 말합니다. 어떻게 우리는 의무나 당위가 아닌 윤리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건 자유로운 사유로부터 출발합니다. 사실 지금은 당연하게 들리는 '사상의 자유'라는 말도 스피노자의 시대에는 아주 절실한 문제였습니다. 스피노자는 종교에 순종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동체에서 추방되었고 또 그의 시대에는 정치적으로 매우 억압적인 상태였으니까요. 스피노자가 그때 던진 문제는 '인간은 왜 예속이 자기 자신의 자유가 되기라도 하듯 그것을 위해 투쟁하는가?'였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자유롭기보다는 어딘가에 얽매이면서 안심하고 또 거기에 집착하려고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스피노자는 '현재적'인 철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다다음주는 쉽니다^^ 그리고 채운쌤 출장 관계로 17일 대신 18일(목요일)에 만나요^^

다음 시간에는 <에티카> 1부 15번까지+1부 부록 읽어 오시고요

공통과제는 배운 것을 토대로 복습하는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다음주는 1부 부록에서 목적론을 비판하는 것을 중심으로 써 오시면 됩니다.

휴식 기간이 길기 때문에 내들러가 쓴 <스피노자-철학을 도발한 철학자>와  진태원 선생님을 비롯한 한국의 스피노자 연구자들이 쓴 신간 <스피노자의 귀환>(니체, 들뢰즈, 푸코, 프로이트, 라캉, 하이데거 등의 현대철학자들과 스피노자의 '긴밀한 관계를 추적'하는 책이라고 합니다)을 읽으시는 것을 추천^^

간식은 현희쌤, 정수쌤

다음 시간에 만나요//

p.s 쌤들의 아름답고 블링블링한 정성 잘 받았습니다~ 벽돌을 쌓을 때마다 쌤들의 정성을 느끼겠어요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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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8 09:09
    '의무나 당위가 아닌 윤리'를 어떻게 구성해갈 수 있을까요? 스피노자를 만나기 전에는 검~나, 겁나기만 했는데, 스피노자의 생애를 읽고 나니 그에게 '확' 쏠립니다. 어떤 저주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그 당당함의 바닥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너무 오래(?) 방학하는 바람에, 우리 이쁜 혜원과 건화와 규창... 이 청년 학인들을 못만나 '쌩병'이 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