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장자

“꿈속에서 술을 마시던 자가 아침이 되면 소리 높여 울고, 꿈속에서 소리높여 울던 자가 아침이 되면 사냥을 즐긴다. 한창 꿈꿀 때는 그것이 꿈임을 알지 못하며, 꿈속에서 또 그 꿈을 점치다가 깨어난 이후에야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된다. 또한 큰 깨달음(大覺)이 있은 이후에야 삶이 커다란 꿈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자들은 스스로 깨달았다고 생각하고 잘난 척하며 안다고 여겨 임금이라 하고 종이라 하니 고루하구나! 공자와 그대는 모두 꿈꾸고 있는 것이고, 내가 ‘그대는 꿈꾸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 역시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을 두고 ‘더할 나위 없는 기괴함(적궤弔詭:수수께끼)’라 한다. 만세 이후에 이 문제를 푸는 법을 아는 큰 성인을 한 번 만나더라도, 이는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것과 같다.”(<장자> ‘제물론’)

사람의 일생도 이와 똑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많은 사람들은 얽매인 삶을 꿈처럼 살아가고, 꿈과 같은 삶 속에서 아직 못다 꾼 꿈을 좇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그렇지만 대개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거대한 각성이 있어야만 한다. 크게 각성하는 자, 즉 절대의 진리에 눈뜬 자만이 거대한 꿈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세속의 미혹된 자들은 어리석게도 자기가 꿈에서 깨어났다고 여기고 잘난 척 지자(知者)를 자임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자를 임금으로 공경하고 자기가 싫어하는 자를 노예처럼 천시하는 애증호오(愛憎好惡)의 편견 속에서 득의양양하고 있다. 그들의 구제할 수 없는 완미(頑迷)함이여! (후쿠나가 미츠지)
-<후쿠나가 미츠지의 <장자> 내편>

4 thoughts on “[1.19] 장자

  • 2021년 1월 19일 at 3: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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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문장을 훔치다 마지막이라니! 왠지 찡하네요. 우리 모두에게 통찰과 비전을 전해주던 문장들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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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월 25일 at 7: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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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 문장을 훔치다 마지막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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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월 29일 at 4: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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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이제 문장을 훔치다 끝난 건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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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2월 1일 at 4: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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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갑작스레 끝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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