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 유안

혈기는 사람의 정화요, 오장은 사람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혈기가 오장에 온전히 돌아 밖으로 새지 않으면 가슴과 복부가 충실해지고 욕심은 사라진다. 가슴과 복부가 충실하고 욕망이 없으면 귀와 눈이 맑아지고 듣고 보는 것이 밝아진다… 오장이 마음에 따라 어긋나지 않으면 발끈하는 성질이 사라지고 행동이 바르게 된다. 발끈하는 성질이 사라지고 행동이 바르면 정신이 왕성해지고 기가 흩어지지 않는다. 정신이 왕성하고 기가 흩어지지 않으면 사리가 분명해진다. 사리가 분명하면 균형이 잡히고, 균형이 잡히면 환하게 통한다. 환하게 통하면 신령스러워지고, 신령스러우면 살펴서 보이지 않는 것이 없고 들어서 들리지 않는 것이 없으며 행하여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근심과 걱정이 생기지 않고 나쁜 기운이 엄습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일에는 세상 밖에서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있고, 몸 안에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구하는 것이 많은 사람은 도리어 얻는 바가 적고, 큰 것만을 보는 사람은 도리어 아는 바가 적다.  -<회남자> ‘정신훈(精神訓)’편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