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 앙드레 고르

지식의 가치는 결정할 수 없습니다. 지식을 생산하기 위해 사회 차원에서 소모된 노동을 측정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지식은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하고, 실험하고, 배우고, 꿈꾸는 곳이면 어디서나 분산된 방식으로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지식은 동질적인 것도 아니고 생산단위로 분해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식에 적용되는 측정표준은 없습니다. 지식에는 특별한 내재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입니다. (…) 지식의 값이 애초에 얼마였든 간에, 우리가 자유롭게 그 지식에 접근할 수 있고 그것을 사이버언어로 옮겨 적을 수 있으며 아주 적은 값으로 무한히 복사할 수 있을 때, 그것의 교환가치는 0에 수렴합니다. (…) 그러므로 지식의 경제는 공동화(共同化)와 무상(無償)의 경제여야 한다는, 즉 경제와는 정반대되는 소명을 띱니다. 지식의 ‘가치’란 돈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만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가, 그리고 얼마나 전파되는가로 측정됩니다. 지식의 자본주의 경제의 토대에는 그러므로 ‘反경제’가 있습니다.  반경제에서 상품, 상거래, 돈을 벌어야 한다는 걱정 등은 통하지 않습니다. 반경제에서는 교환가치가 부의 척도가 아니며, 노동시간이 부의 척도도 아닙니다. -<에콜로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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