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7] 한비자

일반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부산하다(躁). 부산하면 낭비가 많다. 낭비가 많은 것을 가리켜 사치라고 한다. 성인의 마음가짐은 조용하다(靜). 조용하면 낭비가 적다. 낭비가 적은 것을 가리켜 소중히 하여 아낀다고(嗇) 한다. 아끼는 방법은 이치로부터 나온다. 대저 아낄 수 있어야 그것이 도(道)에 따르며 리(理)에 따른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우환에 걸리고 재난에 빠져들더라도 아직 물러설 줄 모르고 자연의 도리에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 성인은 비록 우환이나 재난의 형태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허무의 자세로 도리에 따르려 하므로 조복(早服)이라 일컫게 된다. 그러므로 노자에 말하기를 ‘오직 아끼기 때문에 도리에 일찍 따른다(早服)’고 하는 것이다.  -<한비자> ‘해로(解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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