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 하야시다 신노스케

손을 뒤집으면 구름, 손을 엎으면 비(翻手作雲覆手雨번수작운복수우) / 어지러이 경박한 세상 어찌 헤아릴건가( 紛紛輕薄何須數분분경박하수수) / 그대는 못 보았나, 가난할 적 관중과 포숙의 사귐을( 君不見管鮑貧時交군불견관포빈시교) / 이 도리를 오늘날 사람은 흙처럼 버리지(此道今人棄如土차도금인기여토)  – 두보, <빈교행(貧交行)>
사마천이 이릉 사건에서 황제 무고죄로 문초당하였을 때, 어느 한 사람도 그를 위해 변호하는 자가 없었다. 오십만 전을 내놓고 이 형죄를 면할 방법은 있었으나, 그 많던 친구들 가운데 누구도 그를 위해 돈을 대신 지불해주는 자가 없었다. 사마천은 <사기>의 ‘급장열전’에서 하규의 책공이 한 말을 ‘태사공은 말한다’라는 표현으로 시작하여 적어두었다. “처음에 책공이 법무 대신이었던 무렵에는 문객들이 문에 가득 넘쳤다. 그가 실직하자 문 밖에 참새 잡을 그물을 펼쳐둘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왕래가 뚝 끊겼다. 책공이 복직하자 다시 문객들이 오려고 하였다. 그러자 책공은 문에다 크게 써붙였다. ‘죽을지경에 처하였다가 살아 돌아와서 비로소 사귀는 사람들의 진정한 마음을 알겠다. 부자가 되거나 가난뱅이가 되기도 하면서 비로소 교분이 깊은지 옅은지를 알 수 있다. 고귀해지거나  실각하기도 하면서 비로소 사귀는 사람들의 마음 속이 보이는 법이다.’ ” 사마천은 보았다. 사귀던 사람들의 마음 속을. 절망 속에 짓눌려 있으면서 분명히 보았다. 그렇기에 <사기>에서 ‘관포의 사귐’을 그만큼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 사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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