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 루쉰

1.상을 치를 때, 누구에게서건 돈 한 푼 받지 말라.-다만 친한 벗의 것은 예외다. 2.바로 널에 넣고 땅에 묻어라. 3.어떤 기념행사도 하지 말라. 4.나를 잊고 제 일을 돌보라.-그러지 않는다면 진짜 바보다. 5.아이가 자라서 재능이 없으면 작은 일로 생계를 꾸리도록 하라. 절대로 허울뿐인 문학가, 예술가 노릇은 하지 말라. 6.남이 너에게 해주겠다는 것을 참말로 여기지 말라. 7.남의 이빨과 눈을 망가뜨려 놓고서 보복에 반대하고 관용을 주장하는 사람과는 절대로 가까이 하지 말라.
이것 말고도 있을 것이지만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열이 많이 났을 때 유럽 사람들이 치른다는 의식을 떠올린 기억은 있다. 남에게 용서를 빌고 자기도 용서한다는 것이다. 나는 적이 많은데, 내게 신식 사람이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이렇다. 나를 미워하라고 해라. 나 역시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겠다.  -<죽음>([차개정잡문 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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