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7] 위화

스물두 살 무렵, 나는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이를 뽑으면서 한편으로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를 뽑는 것은 생계를 위해서였고, 글쓰기는 나중에 더이상 이를 뽑지 않기 위해서였다. 맨 처음에는 글을 한 자 쓰는 것이 치아를 하나 뽑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하지만 천국 같은 문화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계속 써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당시 나는 아직 젊었기 때문에 나의 엉덩이와 의자 사이에 깊고 두터운 우호관계를 쌓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말만 되면 창밖의 햇빛이 너무나 밝고 아름다워 보였고, 새들은 마음껏 날아다녔으며 도처에 아가씨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은 모두 밖으로 놀러 나갔지만 나는 혼자 마른나무처럼 탁자 앞에 앉아 장인이 쇠를 다루듯 아주 힘들게 한 자 한 자 딱딱한 한자를 써내려갔다. 나중에 젊은이들이 종종 내게 묻곤 했다. “어떻게 해서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나요?” 나의 대답은 하나다. 바로 ‘글쓰기’ 덕분이다. 글쓰기는 경험과 같다. 혼자서 뭔가 경험하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을 이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직접 써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쓸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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