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마이너스

[니체 마이너스] 14주차 후기

작성자
혜림
작성일
2020-01-09 19:05
조회
154
이번 주는 ≪니체와 철학≫ 2장, <6. 권력의지>와 <7번. 니체의 용어>를 읽고 토론했습니다. 이 책에는 초반부터 힘과 의지란 개념이 계속 언급됩니다. 그런데 막상 이 개념들로 토론하려고 하면 다들 막막해합니다. 들뢰즈 자신의 개념인 ‘차이와 반복’을 중심을 니체의 개념들을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이런 개념들이 반복해서 나올 때마다 어떤 맥락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천적 지점을 찾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요. 이런 막막함도 공부하는 여정이라고 생각하지만, 개념들을 추상적인 언어로 되풀이해서 설명하게 되는 공허함과 개념들을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 시간이었습니다.이번 주 세미나에 주로 이야기를 나눈 권력의지에 대해 제가 이해한 것을 중심으로 후기를 써보겠습니다.

일단 힘이라고 하면, 어떤 대상이 지닌 양적인 차원의 힘이 먼저 떠오릅니다. 실제로 힘은 양적으로 파악되고 비교될 수 있으며, 보다 큰 힘이 승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단지 주체가 지닌 정량적인 것으로 힘을 이해했을 때는 니체의 힘이란 개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니체는 주체가 지니고 행사할 수 있는 대상화된 힘이란 개념에서 벗어나 이 주체의 자리에 힘이라는 개념을 대체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행사함 그 자체가 힘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권력의지’란 개념이 필요했다고 이해됩니다. 들뢰즈는 우리가 어떤 행위를 ‘누가’ 했냐는 질문에 대해 의문을 던질 때 힘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힘에 내적인 의욕이 결부된 ‘권력의지’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해석합니다. 이 경우 권력의지가 주체라는 위치를 대체하지만, 주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주체가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만약 양적 차원의 힘이 주체에게 부여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부여한 외부 대상을 요청하게 될 것이고, 이때 주체는 외부의 힘에 좌지우지되는 수동적 존재로 표상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힘이 내적 의욕이란 의미를 내포하게 된다면, 주체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행위 자체로 존재하는 현행적이고 능동적 존재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력의지는 미분적인 동시에 발생적인 힘의 계보학적 요소이다. 그것은 관계 속에 놓여 있는 힘들의 양적 차이와 동시에 그 관계 속에서 각각의 힘에 귀결되는 성질이 유래하는 요소이다. 여기서 권력의지는 자신의 본성을 드러낸다. 왜냐하면, 그것은 힘들의 종합을 위한 원리이기 때문이다.” (질 들뢰즈, ≪니체와 철학≫, 103쪽)


모든 힘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으며 어떤 다른 힘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들뢰즈의 말에 따르면 권력의지는 차이화된 힘의 발생적 요소이면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힘들의 차이입니다. 권력의지는 힘의 발생적 조건이면서도 결과이기도 한 개념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권력의지는 차이화된 힘의 생성이 반복되는 원리를 그것의 본성으로 합니다. 기존의 가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새로운 가치를 산출해내고 항상 운동하고 있는 힘이라고 할까요. 권력의지라는 개념으로 존재를 이해할 때 어떤 규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차이와 반복을 통해 생성되어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2장, 8~9번을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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