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마이너스

니체 마이너스 세미나

"가면 쓴 니체들 : 하이데거, 들뢰즈, 클로소프스키" (2)

 

“어떤 것의 의미는 그것과 그것을 독점하는 힘의 관계이고, 어떤 것의 가치는 복합적인 현상인 한에서 사물 속에 표현되어 있는 힘들의 서열이다.”(질 들뢰즈, 《니체와 철학》, 민음사, 29쪽)

들뢰즈는 니체의 ‘힘의지’ 개념을 설명하면서 어떤 것의 의미와 가치는 그것을 탈취하고 독점하는 힘과의 관계에서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들뢰즈의 니체 해석이 이를 잘 보여주죠. 들뢰즈는 이전까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던 니체의 힘 개념을 독창적으로 해석해냄으로써 1960년대 프랑스에서 니체를 부활시켰습니다. 들뢰즈가 읽어낸 유일무이한 ‘니체’는 니체의 책들에 고스란히 속해 있는 것도 아니고 들뢰즈의 머릿속에서 나온 자의적인 해석도 아닙니다. 그것은 들뢰즈와 니체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 힘들의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들뢰즈의 해석에 의해서 니체는 더 이상 니체가 아닌 무엇으로 되어가고, 니체와의 만남 속에서 들뢰즈 또한 더 이상 들뢰즈가 아닌 무엇으로 되어가는, 상호되기의 과정이 바로 ‘해석’임을 들뢰즈는 보여주었습니다.

여기, 니체를 독창적으로 사유했던 세 명의 사상가가 있습니다.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피에르 클로소프스키(1905~2001), 질 들뢰즈(1925~1995)입니다. 니체에 관한 강의록을 모은 하이데거의 <니체>, <경험주의와 주관성>(1953) 이후 돌연 니체의 가면을 쓰고 나타난 들뢰즈의 <니체와 철학>, 그리고 화가이자 작가로서 니체의 ‘광기’와 사유의 연관성을 파고들었던 클로소프스키의 <니체와 악순환-영원회귀의 체험에 대하여>. 이들의 주석서를 읽으며, 우리도 적극적인 상호되기의 과정으로서의 니체 해석(그리고 들뢰즈 해석, 하이데거 해석, 클로소트프스키 해석)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이 실험의 제 1원칙은 바로 ‘마이너스’입니다. 들뢰즈에 따르면 반응적 힘들은 “자신들의 힘의 무엇도, 자신들의 힘의 양의 무엇도 사실하지 않으며, 구조와 목적을 보장하면서, 삶의 조건들과 보존, 적응, 실리의 기능들, 임무들을 수행하면서 그 힘을”(《니체와 철학》, 89쪽) 작동시킵니다. 반응적 힘을 규정하는 것은 무언가를 더 많이 취하지 못하는 무능력이기 이전에 자신이 지닌 무엇도 상실하지 않으려는 무기력한 보존본능인 것이죠. 이와 반대로 적극적인 힘이란 곧 하나의 형태를 고집하지 않고 부단히 변이함으로써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형적인 힘, 디오니소스적 변신의 힘입니다. 독창적인 해석 또한 마찬가지겠죠. 텍스트를 독창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곧 낯선 텍스트와의 상호되기 속에서 기존의 견고해진 자기 전제들을 상실해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니체를 사랑하시는 분들, 니체를 읽고 계신 분들, 니체를 색다르게 만나고 싶으신 분들, 대환영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더듬거리면서 꾸준히 읽어나갈 예정입니다. 함께 ‘마이너스’ 해요~!

= 읽을 텍스트
1) 질 들뢰즈, 이경신 옮김, <니체와 철학>, 민음사.
2) 마르틴 하이데거, 박찬국 옮김, <니체>1,2, 길.
3) 피에르 클로소프스키, 조성천 옮김, <니체와 악순환>, 그린비.

= 반장 : 건화
= 개강 : 2020년 3월 14일(토) 오후 7시(세미나는 7시~9시)
= 진행방식 : 돌아가면서 강독하고 토론합니다.(한 주에 10페이지 정도)
 * 아주 조금씩 더듬더듬 강독을 해나가기 때문에 읽기에 대한 부담은 전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 참가비 : 30만원(20주) / 입금계좌 : 국민은행 343601-04-100406 (예금주/윤세진)
=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신청해주시고, 기타 문의는 건화(010-2044-0469)에게 하시면 됩니다~

* 니체 마이너스는 매주 조금씩 들뢰즈, 하이데거, 클로소프스키를 모두 읽을 때까지 계속 됩니다. 지난 시즌 1에서는 들뢰즈의 《니체와 철학》을 2장까지 읽었습니다. 시즌2는《니체와 철학》3장부터 읽기 시작합니다. 텍스트와 세미나의 특성상 첫 시즌을 함께하지 않으신 분들도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