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생러시아 3학기 8주차(4/30) 공지

작성자
정옥
작성일
2020-04-24 17:20
조회
148
소생 러시아 3학기 8주차 공지

이제 3학기 수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낯설기만하고, 실패로 끝난 혁명의 나라라는 막연한 이미지를 가졌던 나라  러시아가, 풍성한 소설적 영감이 있는 곳으로 아방가르드한 예술의 원천지로 사상의 정립과 실천의 나라로 호기심을 발동시키며 다가옵니다. 러시아에서 제가 가장 기대되는 곳은 시베리아의 드넓은 동토입니다. 시베리아는 짜르 축출 투쟁을 벌인 데카브리스트들의 유형지이며 레닌과 도스토예프스키가 유형되었고, 크로포트킨은 시베리아의 근무를 자처한 후 사유의 변곡점을 그리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러시아 전체 대륙의 4/5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형적 특성과 함께, 물리적·신체적인 면에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비참한 상태의 상징으로, 지적 영감의 산실로 느껴져서입니다. 세계적 코로나 사태로 러시아는 현재 lock down 상태라 여행의 기약이 없지만, 모든 일에 滅이 있는 법, 우리 공부의 현장을 다녀올 기회가 주어지겠지요. 그러나.... 그 전에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네요. 당장 담주 3학기 정리 발표와 주제 글의 얼개를 잡는 일, 팀별 세미나, 등산, 회.식. ... ...등등

이번 주는 오전에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 1』 중 최진석의 논문 「무의식과 ‘새로운 인간’을 둘러싼 투쟁: 트로츠키와 혁명의 문화 정치학」 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산책을 하고 오후에 넉넉히 팀별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꽃보다 유니크...

혁명에서 무의식을 사유한 트로츠키

이 논문은 인간의 무의식에 주목한 트로츠키의 혁명 후 행보를 중심으로, 그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문화 정치학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글입니다. 논문 저자는 트로츠키가 인간의 무의식을 배제하지 않은 것에 주목했고, ‘일상의 구축’을 통해 ‘새로운 인간상’을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무의식을 보고자 했던 것은 일상의 변화에 저항하도록 단단히 정박시키는 습관과 관습에 대결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역사철학적인 의미에서의 무의식적과정이 그 의식적 표현과 일치하는 것은, 그것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즉 대중이 순전히 자연 발생적인 압력에 의해 사회적 인습의 문을 때려부수고 역사 발전의 가장 깊은 요구에 승리의 표현을 부여할 뿐이다. (323)

문화혁명은 피상적인 이상적 방안이나 소규모 연구자 집단에서 벌이는 행사 정도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삶의 조건과 노동의 방법, 거대한 국가의 일상 생활적 관습 및 국민의 가족 생활 전반을 변형시키는 문제다. (331)

트로츠키는 자본주의가 길들이고자 하는 평균적 인간상에 대항해, 전인적 인간상을 만들 것을 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인간상에 대한 요구는 혁명의 요구였던 것 같습니다. 혁명의 과정 중 하나는 사회주의적인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혁명적 공동체의 일상 생활, 활동, 노동은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건설을 추가 하기 위해 대중을 조직하고 훈련하는 문제이며 새로운 종류의 인간으로 변혁하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진정한 혁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낡은 생산 관계를 혁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반드시 새로운 종류의 인간을 만드는 전면적인 인간혁명이 필요하다고 트로츠키는 보고 있습니다. 혁명에서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혁명가 자신의 생활 양식, 활동가 자신의 감각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라고 논문은 밝히고 있습니다.

인간은 비교할 수 없이 더 강해지고, 더욱 현명하며, 더욱더 섬세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더 조화로워지며, 움직임은 더욱더 리듬감 있고, 목소리는 더욱더 음악적이 될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의 형식은 역동적인 연극성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평균적 인간의 유형은 아리스토텔레스, 괴테, 마르크스의 수준으로 올라서게 되리라. 그 산마루 너머로 새로운 고원들이 솟아오르게 되리라. (334)

논문이 주장하는 내용은 비교적 간단했는데, 토론에서는 조금 논점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인간상’을 만든다는 부분에서 크로츠키는 ‘심리상의 자율성’을 인정합니다. 이것이 레닌과 스탈린의 일상 개조보다 오히려 일상을 더 꼼꼼히 관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레닌과 스탈린이 일상의례를 또 하나의 타파해야 할 구습으로 보고, 의식화라는 도덕적 규정을 따르는 것이라면, 크로츠키는 낯설게 보기나 자율성을 강조합니다. 레닌과 스탈린의 인간에 대한 이해가 개체와 전체를 불일치하는 방식인 것 같은데, 트로츠키는 개체의 역량을 전체의 역량 강화와 동일시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으로 논의 되었어요. 또 트로츠키가 무의식이 유물적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부분이 자율성보다는 무의식의 예측 가능성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 때문에 혁명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혁명이 가능해질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했습니다.

또 논문저자의 논지가 들뢰즈의 언어를 가져와, 인간의 자질을 ‘욕망의 능력’ 에 있다고 서둘러 정리한 것 같은데, 오히려 들뢰즈-가타리의 도주하는 힘에 더 주목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토론이 자신의 팀별 텍스트와 연관해 여러 방향으로 진행 되었서 논문보다 토론의 가지가 풍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동장은 이런 상태....고색창연한 비천당과 다를바 없네요

    

        축구하고픈 민호가 먼저 뻥~, 건화도 뻥~,  규창이는.... 점잖을 뺐다는....

 

# 8주차 공지입니다.

*공통 텍스트 :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 2』에서 두 개 장을 읽습니다.

「러시아어에 나타난 10월 혁명의 파토스와 에토스: 언어, 정치 이데올로기, 문화적 정체성」 -송은지

「러시아 혁명과 시: 혁명의 시와 시의 혁명 사이에서」 -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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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주 조별 발표 있습니다.

  • 자기 질문과 이후 하고픈 공부 간단히 메모해 옵니다.

  • 간식; 현숙샘, 민호

전체 1

  • 2020-04-27 11:58
    사진을 보니 완전 봄이네요 ㅋㅋㅋㅋㅋ텅 빈 교정을 전세놓는 것도 이제 얼마 안 남았죠...(중간고사가 오고있다!)
    다음 시간은 드디어 러시아 소생이 한차례 끝나는군요ㅠㅠ 잘 마무리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