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예스 에이징 4주차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10-13 14:33
조회
132
‘노년’을 사유하는 것이 쉽지 않군요! 일단 지금 저희가 읽고 있는 텍스트 《지혜롭게 나이든다는 것》에서 마사와 솔은 말 그대로 ‘나이 든 사람’의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이가 들수록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전반적 쓸모를 잃어버린다’는 것이 사회의 보편적 인식입니다. 당장 저에게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음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다가오고, ‘잃어버린다’는 말이 담지하고 있듯이 부정적 평가가 전제돼있습니다. 저자들은 노년에 대한 사회적 편견들을 분석하면서 철학적으로(마사) 그리고 제도적으로(솔) 사유해야 할 지점을 제시합니다.

각자의 조건에 따라 ‘노년’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다른 선생님들보다 노년이 다소 추상적으로 다가오는데요. 아마 청년과 노년을 대립적으로 구분 지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청년과 노년의 삶 사이에 깊은 단절을 설정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언젠가 노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청년이기 때문에’ 용인되었던 문화나 사회적 시선들을 철학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노년이 배제되는 데에는 청년을 상대적으로 우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년이 그 자체로 쓸모없다고 여겨질 근거가 없듯이 청년도 그 자체로 우월하게 여겨질 근거가 없죠. ‘어떻게 청년을 살아갈 것인가’와 ‘어떻게 노년을 맞이할 것인가’는 어떤 지점에서 연결되는 것 같네요.

이번에 읽은 주제 ‘은퇴’와 ‘중년 이후의 사랑’에 대해서는 정우쌤께서 정리해주셨죠. 선생님들께서 공지와 후기로 말씀하셨듯이, 저희 세미나는 의견이 잘 일치하지 않습니다. ㅋㅋ 계속 의견 차이가 보여요. 하지만 이야기를 들다 보면, 결국 목표는 모두 동일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유쾌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요? 실제로 언제부터 노년인지 생각할 필요도 있지만, 노년이 되지 않아도 노년에 대한 불안감이 작동합니다. 난희쌤께서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노년이 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셨죠. 확실히 저희도 주변 분들이든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이미 노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내재돼 있습니다. 이 시선을 문제시하지 않으면 노년을 앞에 두고 있든 노년을 겪고 있든 노년에 대한 불안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습니다.

《장자》를 참고해보면, 노년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바랍니다. 그런데 마음의 평화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어떤 활동으로 표현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는 예술가들이 많이 나왔죠. 장자가 조명하는 예술가들은 모두 타고난 본성을 따릅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에게 내재된 여러 사회적 시선들을 점검하는 과정[齋戒]을 거치죠. 이번에는 장자의 예술가들 에피소드가 마음의 평안에는 구체적 기술-활동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삶을 사유할 수 있는 철학자가 돼야 하지만, 돈이나 외모나 다른 어떤 것을 ‘소유’함으로써 노년에도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믿음보다는 이게 더 근거가 있는 것 같네요.

다음 시간에는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을 끝까지 읽어 오시면 됩니다. 간단하게 생각들을 메모하셔서 숙제방에 올려주시면, 토론 때 나눠보도록 하죠! 그럼 금요일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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