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에이징 세미나

10.29 예스에이징 세미나 6주차 공지

작성자
정옥
작성일
2021-10-26 09:37
조회
144
10.29 예스에이징 세미나 6주차 공지

예스에이징 세미나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노년은 물론이고 나이듦에 대해서도 정말 별 생각없이 살아왔구나를 알게 됩니다.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잘 관리하자라는 생각과, 그러다 아프면 또 어쩔 수 없지라는 염세적 태도를 지니는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아요. 게다가 공부를 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다른 이해를 훈련한다는 오만한 생각이 오히려 세밀하게 살피는 걸 차단시키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구요.  또 세미나에서도 자주 나오는 얘기지만 노년이 무능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까닭에 더 사유를 미루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세미나를 통해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나이듦을 사유하고 정리해 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새로 읽게 된 책 <나이듦에 관하여>는 노인의학 전문의사인 루이스 애런슨이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노년의 상태를 이해하고 나이듦을 재정의해보고자 하는 텍스트입니다. 애런슨은 자신이 노인 의학 전문의사가 되는 과정에서 느꼈던,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의료계 안에서도 만연한 노년에 대한 몰이해와 무시를 많은 예시를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내용도 좋지만 저자의 진정성이 글에서 뚝뚝 묻어나 책 읽는 재미가 배가되는 것 같은데요. 무릇 글은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새삼 느끼게도 되구요. 감동이 있어요. 너무 두꺼워 엄두가 안나겠지만 기회되면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아니면 예스에이징에서 함께 읽는 방법도 있답니다. ㅎ

‘노년기가 인생에서 가장 긴 구간이면서 또 개인차가 가장 큰 시기라는 사실’(150p)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죠. 100세 시대를 맞아 점점 길어지는 노후를 막연히 염려만 했지 인생의 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는 생각지 않죠. 잘나가던 젊은 시절에 생각의 방점이 가 있어 노년으로 옮겨오지 못해서죠. 정우샘께서 세미나 중 ‘나이듦을 잊고 살았다. 이제 나의 노년을 살펴보아야겠다’ 라고 하신 말씀에 모두 공감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65세 이상을 법적으로 노인이라고 규정하죠. 그러니까 노년은 65세에서 100세까지를 아우르는 말입니다. 근데 노년일수록 생물학적 나이가 그 노년의 상태와 정확히 매칭되지 않아요. 80세에 헬스를 하시는 어르신도 있고, 65세여도 성인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저자는 노년기를 4단계로 세밀하게 나누지만, 연령에 따른 생물학적 구분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남은 세미나에서 다루어질거구요. 저희는 지난 시간 노년을 관계 맺는 능력과 연결해서 정의했어요. 관계 맺기는 노년의 역량과 관련되며, 새로운 관계맺기가 된다는 것은 세상을 그만큼 넓게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이죠. 타인과 나아가 다른 세대와 관계 맺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년의 덕목 중 중요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젊은 세대도 의외로 지혜롭게 나이든 노년의 친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았죠. 사회나 제도적으로 노년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기 이전에 그런 어른이 되고자 스스로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오고갔어요. 저자도 노인과 어르신을 구분하는데, 어른이 되는 준비는 나이가 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노년은 관계 맺기라는 측면에서 세대를 불문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실제 치료에 있어서는 노년이라는 신체가 고려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과잉진료와 과소진료’로 표현하는데, 정우샘도 지적해주셨고, 저도 몸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이 대목에 시선이 많이 갔어요. 노인들을 치료하는데 있어, 노인이니까, 나이가 들면 다 병도 생기는 거지라는 치료 태도가 있다는 것이죠. 이게 과소진료인데, 치료하여 이후 예후가 좋거나 사회에 능력을 환원할 수 있는 것은 젊은이이기에 노인 치료는 그만큼 중요도에서 밀리는 것이죠. 과잉진료 관련해서는 노년의 신체를 고려하지 않은 투약과 치료가 이루어지는 부분을 지적합니다. 어린아이의 신체 능력을 가진 노인들에게 여전히 성인 남성에 기준한 투약과 치료가 이루어지는데, 이게 다른 합병증으로 전화된다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두통과 같은 가벼운 증세부터 치매로 의심되는 뇌병변 증상, 소화불량 근육통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약을 끊거나 줄이면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되고 아예 증세가 없어지는 사례도 있었으니까요. 투약은 건강한 성인 남성이 기준이라는 것 약을 먹으며 우리도 참조할 만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더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저희 세미나가 장자 낭송으로 포문을 여는데, 노년과 관련해 생각할 꺼리를 담뿍 안겨줍니다. 매일 시간이 모자란 게 함정인데요, 아쉽아쉽. 이번에 읽은 <산목>편에는 하늘이 맺어준 관계와 이익으로 맺어준 관계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임회라는 사람이 도망을 가야하는데, 천금의 구슬을 버리고 아기를 업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제자가 이에 대해 물으니 장자가 말하길, 아기는 하늘이 맺어준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하늘이 맺어준 관계란 무엇인가?를 놓고 많은 얘기가 오갔는데, 전 모든 관계가 하늘이 맺어 준 관계다, 그렇기에 관계 맺음으로 골치 아픈 일이 훨씬 많더라도 그것이 궁극적으론 이익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난희샘의 말씀이 많이 남았어요. 관계를 생각하며 이분법을 넘어야 하기도 하고, 또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지평을 이해해야 하기도 하는데, 우리에게 여러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했죠. 나의 주변을 하늘이 맺어준 관계로 배치하는 역량, 그것도 노년을 준비하는 지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재밌죠? 금요일 아침이 즐겁습니다. 호호호!!

다음 시간에는 성년기 중 09번 중년(~478P)까지 읽어 오는 걸로 하지요. 세미나를 함께하는 선생님들 대다수가 이 시기에 해당하여 실질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네요. 금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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