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불교&티베트)

<불티모아> 10월 28일 4학기 2회차 수업후기

작성자
현화
작성일
2021-10-31 23:44
조회
194
<불티모아> 10월 28일 4학기 2회차 수업후기

중론 제22장  여래에 대한 고찰

이 품에서 여래란  부처님처럼 일체지자의 지혜를 깨달으신 분을 말합니다.  대론자들은 여래가 실재하기 때문에  유(有)의 상속 즉 윤회는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한 번의 출생으로 여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일 윤회가 없다면 여래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는 것입니다.  이에 나가르주나 논사는  유의 상속이 오랜 기간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그들의 견해는  엄청난 무지의 소산이라고 하면서,  왜 여래가 자성으로 존재하지 않는지에 대해 16개의 게송으로 설명합니다.

1게송

"여래는 온들과 동일하지 않다.  여래는 온들과 상이하지 않다. 여래 속에 온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들 속에 여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래는 온들을 소유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 어떤 여래가 존재하겠는가?"

이 첫 게송은 동일성, 상이성, 상재(주체와 객체),  소유라는  5종 명제에 대한 고찰에 의해 존재들의 자성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차례대로 따져 보면 색수상행식이라는 오은은 결코 여래가 아닙니다. 만일 불과 땔감이 동일하다면, 행위자와 행위가 동일한 것 처럼,  여기서도 붓다와 취(오온)가 동일하다면, 행위자와 행위는 동일할 것이고, 만일  여래가 온들이라면 생멸의 속성을 지닐 것이기 때문에 오류임이 논증됩니다. 또 여래는 온들과 상이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붓다와 온이 다르다면,  불이 땔감이 없어도 무원인으로 존재하듯이 붓다는 온 없이도 존재할 것이고, 이 경우 붓다는 무행위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온들과 여래의 상이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래속에 온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온들 속에 여래가 존재한다는 것도 타당하지 않지요. 서로 다른 상이성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분별일 뿐이라는 겁니다. 왜 여래가 온들을 소유하지 않는지에 대하여는 입중론에서 "자아는 색을 소유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아에 대하여 소유의 의미를 적용할 수 없다."고 했듯이 여래라는 자성이 없기 때문에 온들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가르주나는 이와 같이 5종에 대해 고찰해 보면  여래가 어떤 자아로서 존재하지않기 때문에 유의 상속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논증합니다.

이에 대론자들은 오온과의 동일성과 상이성에 의해 표현될 수 없는 불세존이 번뇌에 오염되지 않는 무루오온들을 취하여 건립된다고  하자, 나가르주나는 다음과 같이 논박합니다.

3게송

"타성에 연하여 존재하는 자는 무아인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무아인 여래가 어떻게 존재하겠는가?"

4게송

"만일 자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타성이 존재하겠는가? 자성과 타성을 떠나서 누가 여래인가?"

8게송

"동일성과 상이성에 대하여, 다섯 가지로 탐구해 보면, 어떻게 존재하지 않는 여래가 취(오온)에 의하여 인식될 수 있는가?"

10게송

이와 같이 취(오온)와 취자(여래)는 모든 점에 있어서 공하다. 공한 취에 의하여 어떻게 공한 여래가 인식되는가?"

15게송

"희론의 경계를 초월한 무멸의 붓다에 대하여 희론을 농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희론에 의하여 자신의 지성이 파손되었으므로 여래를 바르게 보지 못한다."

결국 깨달은 여래조차도 자성을 소유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며, 언어, 사유, 논리와 같은 세간 관습에 의해 절대적 진리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모두 희론에 불과할 뿐이고 무지의 소산이라는 것입니다.  나가르주나 논사는 천신과 아수라, 중생세간이 무자성이듯이 색구경천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생존 영역인 기세간도 무자성이라고  말합니다.

16게송

"여래의 자성은 곧 세계의 자성이다. 여래도 자성이 없고, 세계도 자성이 없다."

이제까지 공부하면서 중론의  귀류논증 방식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어떤 것도 실체가 없는 무자성이라는 말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어왔습니다만, 이는 머리로 이해할 뿐임을 절감합니다. 중론에서의 결론은 매번 제법이 환화와 같고, 꿈과 같고, 심지어 여래도 열반조차도 환화와 같고,  꿈과 같다고 말하는데, 아직도 틈만나면 나를 내세우고, 내 것을 챙기려 드는 이 업습에서 언제쯤이나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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