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영성 세미나

영어&영성 세미나 세 번째 후기

작성자
윤수연
작성일
2021-07-01 02:43
조회
156
우분투를 찾아가기 시작한 지도 벌써 세 번째 시간이 됐습니다. 우분투로 설명하는 종교성이라는 것이 뭔지, 'My very salvation is dependent on yours 나의 구원이 너의 구원에 달려 있다'는 말은 또 무슨 뜻일지, 아직 완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이번 파트를 읽으며 어느 정도 느낌이 살짝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좋은 구절도 많고 종교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모든 중생을 구원하기 전까지는 열반에 이르지 않겠다고 맹세한 아미타불의 이야기가 우분투과 일맥상통한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불교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서 주워들은 보살심이라는 단어도 생각났습니다. 왜 나의 구원이 너의 구원에 달려 있는지, 왜 우리는 모두 연결된 것인지도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요. 이렇게 범종교적 설명들이 덧붙여진 것이 신기했는데요, 제가 알던 이단 지옥의 기독교와 다른 인상이었어요.

또 투투 대주교의 영성, 기독교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해석에 대한 구절들 중에 아주 명문이 많았습니다.

Tutu's spirituality was such that he was not anxious about other people's faith. In fact, he needed their otherness. Their difference helped him to know the living God, who cannot be domesticated through human norms and mores. In fact, I heard Tutu say these shocking words: "God is not a Christian."

투투의 영성은 타인의 신앙에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그러한 것이었다. 사실, 그는 그들의 다름이 필요했다. 그들의 차이는 살아있는 신, 인간의 규범과 관습으로 길들여지지 않는 신을 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사실, 나는 투투가 이런 충격적인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기독교도가 아니다."

신은 기독교도가 아니라니!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입니다. 기독교의 방식으로 자신을 믿는 몇몇만 예뻐하는 신이라니, 신이 있다면 그런 모습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뒷부분에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는 영성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어느 곳에서나 신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런 모습의 신을 믿는다면 그의 신앙은 '다양한 차이를 필요로 하는 신앙', '타인의 신앙에 흔들리지 않는 그러한 것'일 수밖에 없겠지요. 기존의 기독교와 참 다른 해석이구나 싶으면서도 이렇게 멋있는 기독교도가 있기도 하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알던 기독교보다 훨씬 큰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How could he still be in heaven knowing someone else was weeping and gnashing their teeth forever? (...) no one could be in heaven as long as some of us suffer. And injury to one of us is an injury to us all.

다른 누군가가 평생 눈물 흘리고 이를 갈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계속 천국에 있을 수 있을까? (...) 우리 중 누군가가 고통받고 있는 한 아무도 천국에 있을 수 없다. 한 명의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이다.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와닿았던 문장입니다. 다른 사람이야 생지옥에 있거나 말거나 나 혼자 천국으로 열반으로 홀랑 가버리지 못하게 하는 인간 내면의 무언가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으로 서로에게, 더 넓게는 '대지의 흙 그 자체(the very dirt of the earth itself)'까지 연결되어 있지만, 경쟁적 사고방식은 그러한 연결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책에서는 서양적 관점이라고 부르지만 우리에게도 이미 깊숙이 침투한 이런 근대적인 사고 방식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져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잊고 살게 됩니다. 우분투를 읽으며 도대체 쟤랑 내가 왜 연결이 되었다는 걸까 궁금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그 연결의 존재가 처음으로 마음으로 닿았던 것 같아요.

간단하게 호로록 쓰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너무 좋은 파트를 맡아서 또 주렁주렁 길어졌네요. 머리를 때리는 명문들도 읽고 영어 단어도 배우고(이번에는 한국어 뜻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기독교 단어가 많아 다시는 볼 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좀 있었지만...) 매주 알찬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도 기대됩니다^^
전체 5

  • 2021-07-01 09:20
    이번 주 범위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기독교를 기독교 안에서 뒤집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타인의 신앙에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그런 신앙의 이미지를 말하는 투투 대주교님.
    우분투는 발이 넓은 것 같습니다. 기독교, 불교, 힌두교, 그리고 여러 인본주의에 다 닿고 있는 것 같아요.
    천국에 대한 설명은 어슐러 르귄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도 하구요!
    우분투에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 2021-07-01 09:56
    이번 주엔 '은혜로운' 문장들이 좀 많았죠ㅎㅎ 여기저기서 들은 아미타불 이야기도 반가웠고요. 정말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말인데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말도 있었고...
    '모든 삶에 연결되지 않는 한 우리는 풍성한 삶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말도 마음에 남았어요.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뭔지 조금씩 힌트를 얻게 되는 것 같은데... 계속 읽어봐야겠어요. 담 시간엔 또 어떤 힌트를 얻게 될지..^^

  • 2021-07-01 13:49
    텍스트를 읽으면서 영성이라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개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를 개체이게 하는 어떤 전체의 차원에 대한 사유... 연결되어 있음에 대한 통찰. 요런 것이 우리의 상식적 관점에는 결여되어 있다는 것과 그만큼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다는 것을 따뜻한 문체로 접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 2021-07-01 16:33
    Tutu's spirituality was such that he was not anxious about other people's faith. 저도 이 문장이 좋았는데요.
    보통 신앙은 굉장히 배타적인데, 여기서 투투님이 말하는 우분투, 영성은 나와 다름을 배척하지 않는, 모든 것을 품는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더듬더듬 따라가고 있는 영어&영성세미나!! 갈수록 친해지고 있어요^^

  • 2021-07-01 22:27
    "How could he still be in heaven knowing someone else was weeping and gnashing their teeth forever? (...) no one could be in heaven as long as some of us suffer. And injury to one of us is an injury to us all. " 와우, 대승불교의 보디사트바가 하는 말인줄 알았어요! 우분투 후기를 보며 한 줄의 지혜를 얻는 기쁨이 쏠쏠합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