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세미나

[청문회] 장자 시즌2 - 장자6주차 후기

작성자
전순옥
작성일
2021-08-02 22:45
조회
106
장자 6주차 후기

 

농경의 배신에서 제임스 스콧은 인간이 식물,동물을 길들인 과정이나 인간의 정착생활이 시작된 과정, 초기 인구 중심지나 최초의 국가들에 관한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추정의 대부분을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왔던 것과는 다른 시선으로 접근했다.

인류는 단순한 수렵과 채집의 야만적이며 원시적인 사회에서 진보되어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발달된 국가, 즉 문명 사회를 이루었다는 서사는 문자를 사용해 기록을 남긴 농경사회의 관점을 여과없이 수용한 것이었고 이런 시각은 과거에 비해 발달한 역사에 대한 이해의 진보와 메소포타미아의 충적토 지대를 비롯한 여타 지역 최초의 문명들에 대해 기존에 알고있었던 내용들이 근본적으로 개정되거나 전복이 되면서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의 이해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국가의 기반이 된 농경생활은 인류의 안녕, 충분한 영양섭취, 여가 생활에서 위대한 도약을 이룬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명내부(국가)에서 살아가는 피지배계층 사람들은 속박, 인구과밀로 인한 전염병등으로 국가 외부에서 살아가는 일명 야만인의 생활보다도 자유롭지 못하며 물질적으로도 더 부족하고 더 건강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다수의 역사학자와 달리 저자는 수천년동안 국가중심의 외부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더 나았기에 계속 그렇게 국가를 이루지 않고 살아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렇게 보는 이유에 대해 근거를 바탕으로 조목조목 설명을 나열하고 있다.

 

머리말부터 놀람의 연속이다.

이렇게도 볼수 있구나와 그동안 국가로부터 보호 받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닐수도 있고 실제로 아닌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에 나는 직접적인 피해라고 겪을만한 일도 없었음에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에 마음이 매우 울적해졌다.

국가가 외부적으로 표방하는 국민을 위한 시스템은 정녕 현실화 할 수 없는 것일까?

수천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전부터 인류는 관계 속에서 평등하거나 삶의 안정을 이루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런 것은 앞으로도 계속 인류가 존재하는 한 큰틀에서 보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져 이런 모순을 배우고 알았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어?! 하는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나의 이런 질문에 규창샘은 세상을 바꾼다는 관념 자체가 없는 것이 장자라고 본다고 했다.

무엇을 하면 세상이 나아지는다는 유위(有爲)가 오히려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세상이 나아진다는 믿음을 전제로 장자는 철학을 했고 노력의 결실이 나오던 나오지 않던 그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을 때 오히려 자유롭게 느껴진다라고..

나는 나만 바뀌면 소용없고 전체 구성원 모두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로 전환되어야 세상은 바뀔수 있는것인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기에 무언가 불합리한 세상은 여전할 것이라는 것에 무기력감을 느껴 아예 이런 문제를 외면하고 있었는데 장자는 이렇게 세상을 혼란스럽게 보는 내가 있고, 나의 사적 감정이 개입된 시각이 나를 먼저 부정하고 억압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고 이것이 장자의 ‘자유롭다’라는 것이라고 보는 규창샘의 설명에 예전에 내가 메모 해놓은 ‘인간은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라는 문구와 연관되어지면서 공감이 되어 고개가 끄덕여졌다.

여기에 덧붙인 호진샘의 세상을 바꿀수는 없으니 내가 세상을 바꾸는 시선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수련이 필요하고 그 과정이 공부라는 이야기에 내가 느끼는 무력감에 대한 시선의 변화가 조금이나마 생기게 된다.

 

호진샘의 메모는 길들이기에 관한 것이었다.

저자가 인간이 불, 작물, 가축등을 길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인간이 길들이고 하는 갖은 수고스러운 행위가 인간이 작물과 가축에 길들여진것이라는 시선에 난 고작 ‘신박하다’라고 느낀게 고작인데 반해 호진샘은 길들이는 것과 길들여지는 것이 일상생활에서의 경험과 연관되어 내게 가치 있다고 여기는 (내가 길들인)소신 내지 확신에 어느순간 유연함 없이 강박적으로 얽매이는 자신을 보고 오히려 내가 나의 소신과 확신에 길들여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고,

규창샘은 길들여진다는 것은 다른 감각으로 다른 세계를 만나고 다른세계(생활)로 들어가는 것이고 또한 농경의 배신에서는 먼 옛날에는 불, 작물, 가축을 현대에서는 빠른 교통수단이나 핸드폰 같은 기계등 물질을 길들여 더 빨리 가고 빨리 연결을 하게 된 댓가로 우리는 지루함이란 것을 겪에 되며 오히려 우리가 물질에 길들여진 것이라고 호진샘과는 다른 방향에서의 ‘길들이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서 나는 또 고개만 끄덕끄덕하고 말뿐이었다.

규창샘은 후기에는 토론 내용보다는 자신이 느낀 문제 의식을 세미나를 통해 해결되거나 느낀 점을 기록하면 된다고 했는데 문제의식까진 어거지로 만들 수 있는데 나혼자 생각해서 해결 된 것은 없고 두분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렇게 보면 되겠구나’가 전부라 부득이 내 생각 보다는 또 요점 정리(두분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엉뚱하게 요점 정리를 해버린 것일수도 있고)식으로 현재로선 후기를 쓸 수밖에 없다.

왜 혼자서는 전혀 아무 생각이 안드는걸까를 살짝 고민 해보니 공부를 해본적이 없으니 사고를 할 수 있는 밑천이 너무 없어서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호진샘이 빌려줬는데 읽다가 만 장자 내편을 자기전에 몇쪽이라도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세미나하기 전에 읽을 때 보단 훨씬 흥미가 생겨 이래서 공부를 하는구나 싶기도 하다.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와닿는다.

 

 

 
전체 2

  • 2021-08-03 10:21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ㅋㅋㅋㅋ 엄청 부담을 느끼신 것에 비해서 순옥쌤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후기인데요? 앞으로 계속 같이 끙끙대면서 읽어가요. ^_^
    후기 첫 챕터에 질문하신 '좋은 세상을 바꾸는 노력'에 대해서는 계속 물고 늘어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다만 장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좋은 세상'을 바라는 것 자체가 함정일 수 있겠다는 정도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좀 더 토론하면서 나눠봐요! 그리고 다음 시간에는 좀 더 텍스트를 따라가면서 논의를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각자가 저자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나누지 않으면, 그럴듯하게 얘기하는 데 그치기 쉽더라고요. 나눠야 할 문제도 많고~ 따라가야 할 텍스트 내용도 많고~ 시간이 야속하네요!

  • 2021-08-03 23:31
    셈나 끝나고 농경의 배신이 절 배신했는데 ㅋㅋ (제가 배신한걸 수도..)샘의 후기에 그때 나눴던 것들이 솨악~ 다가오네요~ 너무 재밌게 열심히 하시는 샘 보며 많이 배웁니다~^^ 금욜날 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