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세미나

[청문회] 2학기 7주차 공지 '장자와 정치'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8-03 14:40
조회
95
어느새 청문회 시즌2도 끝이 보입니다. 아마 이번 학기가 끝나면 더위도 한풀 꺾일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했네요. 선생님들과 《장자》와 ‘정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눈 것 같고요. 그래도 더 텍스트와 각자의 문제의식을 시시콜콜하게 나눠보고 싶단 말이죠...! ㅠㅠ 익숙지 않은 줌이라서 쉽게 지칠 거란 예상과 달리 시간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부족했어요.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하고 세미나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뒤늦게 밀려오네요. 끄응;; 남은 시간 동안에는 각자의 문제의식이 더 본격적으로 심화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말 나온 김에 이쯤에서 그동안 토론 때 나왔던 선생님들의 문제의식을 한 번 정리해볼게요. 물론 제가 기억하는 대로. ㅋ 토론 내용은 순옥쌤의 후기를 참고해주세요!

순옥쌤의 문제의식은 ‘나의 삶을 돌보는 것과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의 분리’입니다. 세미나가 진행되는 동안 순옥쌤께서 가장 혼란스러워하셨던 부분은 ‘내가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되는 걸까?’였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정치란 이런 것이고, 국가란 저런 것이라고 얘기하더라도 그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유의미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하셨죠. 순옥쌤은 먼저 내가 바뀌고,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바뀌면서 점차 세계가 바뀌는 점진적 변화가 일어나고 공부는 내가 바뀌는 유용한 활동일 것이라고 정리하셨죠. 하지만 나와 세계가 여전히 구분돼있는 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호진쌤께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는 날이 올 수 있냐, 오히려 그런 날이 오지 않더라도 살아 가는 있는 길을 고민해야 하지 않냐고 코멘트하셨죠. 사실 저도 아직 순옥쌤과 같은 고민을 하는 중인지라 여러 질문만 드네요. 과연 우리가 하는 공부는 세계를 바꾸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 나의 삶을 돌보는 것과 다른 사람의 삶을 돌보는 것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지 등등이 떠오릅니다. 순옥쌤께서는 어떻게 정리하실지 기대돼요!

태미쌤의 문제의식은 ‘말하기의 정치성(疏通)’입니다. 태미쌤은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에서 추장의 말하기가 사회적 행위라는 데 주목하셨는데요. 조별 토론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말하기를 고민 중이셨습니다. 《장자》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소통(疏通)이죠. 하지만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타인이 내가 의도했던 대로 반응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렇다고 타인의 반응과 무관하게 소통을 점검할 수는 없죠. 장자의 관점에서 소통과 불통은 어떤 문제들과 함께 다뤄질 수 있을지 저도 고민됩니다.

저와 호진쌤의 문제의식은 아직 더 구체화될 필요가 있는데요. 호진쌤은 ‘주체의 자유의지’를 어떻게 문제 삼을지 고민하고 계시고, 저는 ‘장자적 양생이 함의하고 있는 정치성’을 풀어보고 싶습니다. 좀 더 살을 붙여서 다음 시간에 가져와야겠습니다...!

장자의 독특한 점은 현실 정치에 반대하는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정치성이 엿보인다는 것입니다. 어떤 정책을 어떻게 펼쳐야 하고, 군주는 어떠해야 하고... 이런 질문들이 있었다면, 사실 저희의 비근한 문제들을 정치적으로 다루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장자에서는 그게 매우 정치적인 문제들로 다룰 수 있어요. 반(反)정치를 표방하는 장자의 정치성을 얘기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호사가적으로 텍스트를 읽으면 안 되는데, 잘 안 벗어나집니다. ㅠㅠ 어쨌든 저의 문제 속에서 장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좀 더 문제의식을 벼려야겠어요.

다음 주에는 《농경의 배신》 5장까지 읽어 오시면 됩니다. 지금처럼 텍스트에서 얘기할 거리를 메모해오시되, 문제의식과 맞닿는 지점도 함께 메모해주세요. 남은 2주 동안에는 좀 더 문제의식을 심화시키면서 진행해야 9주차 에세이 발표 때 급하지 않게 쓸 수 있잖아요? ㅎㅎ 그럼 이번에도 재미난 이야기들을 기대하겠습니다. 금요일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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