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미나

10.13 인생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10-09 14:13
조회
142

사이버네틱 시스템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관건은 그것들을 마치 하나의 생명체와 같이 간주하여 부분들의 집합체가 각 부분들의 단순한 합 이상의 존재로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 있다. 그것들은 오직 현재 작동 중에 있는 시스템으로 간주되어야 이해될 수 있는 대상인 것이다. 오븐의 스위치를 끄거나 오븐을 분해한다고 해서 오븐의 잠재적 효용성을 밝혀낼 수는 없다. 마치 죽은 시체를 해부해 본다고 인간의 속성을 알아낼 수 없듯이. (123)


<가이아> 두 번째 시간에는 '사이버네틱스'와 '대기권', '해양' 챕터를 읽었습니다. 좀 더 읽어나가니 러브록이 뭘 말하고 싶어하는지 조금씩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이버네틱스'란 서로 다른 생물들이 움직이는 부분의 합이 전 혀 새로운 생명체의 움직임과 같은 결과를 내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현재 작동 중에 있는' 생명의 합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종류의 부품들을 모아 놓으면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계적인 시스템이 아닙니다. 사이버네틱스란 마치 우리 몸의 미생물들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가운데 우리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 사이버네틱스를 이해함으로써, 러브록이 말하는 가이아의 '자기조절능력'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가이아의 자기조절능력이라고 한다면, 마치 가이아라는 더 큰 차원의 생명체가 있어서, 그것이 생존 등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상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이아의 자기조절능력이란 어디까지나 생물의 활동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그것이 지상의 거대종이든, 심해의 미생물이든, 서로의 활동이 영향을 미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가운데 구축된 시스템이 가이아의 사이버네틱스 시스템인 것입니다.

러브록은 이 시스템 설명을 기반으로 지구의 대기권과 해양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로서 환경에 대한 그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입니다. 대기중에 산소농도가 몇%여야 자연발화가 일어나지 않으면서도 생명이 살 수 있는지, 오존은 어느 정도로 유지되어야 하는지,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다의 염도는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무지합니다. 그러면서 '~해야 한다'는 구호는 많으니, 지속적이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다는 게, 당시 환경 보전 담론에 대한 그의 답답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의 눈으로 본 구호로서의 환경 담론은 오만한 면이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종들에 대해 알기보다는 인간이 행동하면 해결된다는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러브록은 계속해서 묻습니다. 지구라는 사이버네틱스 시스템 안에서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냐고. 지금 우리의 활동이 시스템에 어떤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고찰하지 않고 무작정 구호를 외치는 것 만큼 위험하고 무용한 짓은 없다고 말이죠.

러브록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과연 생태를 공부한다는 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왜 일주일마다 한 번씩 모이고 있는가? 왜 이런 책들을 읽나? 적어도 환경을 보전하는 더 좋은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우리가 인생 세미나의 책을 읽고 세미나를 하는 이유는 인간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 조금이라도 다른 관점을 갖기 위해서이지요. 그리고 어쩌면 가이아 시스템에서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은 이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고 자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모든 것이 사이버네틱스 시스템 안에 이어져 있다면 영향을 주고 흔적을 남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시간은 <가이아> 끝까지 읽고 챕터마다 씨앗문장을 선정해 생각을 간단히 정리한 공통과제를 올립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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