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미나

인생세미나 4차 후기

작성자
김훈
작성일
2021-10-22 13:52
조회
123

인생세미나 4차 후기


 

 코로나 시국이라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던 인생세미나에서 환경담론에 관한 책들을 읽고 토론한다는 점은, 무엇보다도  현 시대의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인 지구생태파괴에 관한 실제적인 문제들을 접할 수 있고, '그것의 대안이 무엇일까', '우리 삶에 작게라도 어떤 실천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라고 고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로선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도 저를 비롯, 어김없이 혜원샘, 희수샘. 송송이샘, 희진샘, 정옥샘의 세미원들이 다함께 제인 베넷의<생동하는 물질>을 읽고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풍성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텍스트가 다들 너무 어렵다는, 저자는 푸코, 들뢰즈. 스피노자 등의 다수의 철학자와 그들의 어려운 이론들을 1장~2장의 100장 정도의 텍스트 안에서도 너무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저 또한 이해하려고 애쓰며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일은 정말 곤욕스러웠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번 시간에 유독 '가이아'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는 정옥샘은 이번 '생동하는 물질'이 기대에 못 미쳐는지 별로 재밌게 읽지 못했다는 말씀을~ㅎ 저도 그 점에 반쯤은 동의하는 바, 그 이유는 즉은 저자가 너무나 많이 철학자들의 이론만 인용 할 뿐 정작 자신의 생각을 기술해나가지 않았던 부분에서 흥미가 일지 않았다는 군요. 저 여하튼 매우 어려웠다는 점만은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답니다. 이제 막 1~2장을 읽었기 때문에 앞으로 남는 두 번의 시간 중에서'생동하는 물질'의 저자가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미지수~!! 한번 기대해봐도 되지 않았을까요. '내 처음에는 미약하였으나 나중에는 성대하리라.'라는 성경구절처럼, 채운샘께서 선별해주신 서적이니만큼 마지막에 우리의 뇌를 '반짝'하고 번득이게 해줄지도 모르니까요.  

 <생동하는 물질>에서는 '사물-권력'이라는 단어가 제일 많이 언급됩니다. 사물들이 무의미하게 우리 주변에 배치돼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들은 그 자체로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존재들과 관계함으로써, 즉 우리에게 정동을 일으키게 만든답니다. 마치 각각의 사물들은 저마다 주변의 환경과 관계해서 끊임없이 생동하는 존재라서 우리가 그곳에 시선을 둘 때면. 그 사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건네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다만 우리가 그 이야기에 응답하느냐. 하지 않느냐만이 남는 것이죠. 이것은 또한 저번 시즌 인생세미나에서 다뤘던 <트러블과 함께하기>와 닮았다고 할까요. 그 때는 '다른 생명들에게 응답하고 함께하기'였다면 이번에는 다른 '사물들에게 응답하고 함께하기'랍니다. 이렇게 '생동하는 물질'은 비생명의 존재에 까지 우리의 사유를 확장시켜준다는 점에서, 여태껏 우리가 매시즌 밟아온 텍스트들과도 연결된다고 할까요. 딱 적당한 단계에 이번 텍스트를 만난 것 같다고 송송이샘이 말씀하신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그렇습니다. 관계가 낯선 세계와의 조우를 통해 자신이 확장되는 경험이라면, 우리의 인생세미나는 시나브로 인간-생명-물질-사물이라는 확장된 앎을 통해 살아있는 지구 '가이아'의 유기적 전체를 경험하고 있는 셈이군요. ^^
전체 1

  • 2021-10-26 09:55
    제가 소환되어 뭐라도 변명을 ... ㅎㅎ 제가 뭐라고 감히 배넷의 논지에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하겠어요?. 하고자 하는 말이 너무 많은 철학자들을 인용하는 바람에 가려진다는 의미에요.
    비인간 물질도 사고하고 능동성을 발휘한다는 것이 큰 논지인데, <숲은 생각한다>와 <트러블과 함께하기> <가이아> 등에서도 공유된 지점이죠.
    전 여기서 인간 조차도 물질성으로 이해하는 것, 인간도 비인간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서는 것이지만 관계맺고자 하는 능동성은 탑재하고 있다는 것인데, 인간조차도 생동하는 물질의 하나로 규정해내는 것이 이후를 더 궁금하게 만들었어요. 셈나에서 더 얘기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