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미나

10.27 인생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10-24 18:23
조회
132
이번 시간에는 <생동하는 물질>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학기 시작하기 전에 이미 <트러블과 함께하기>를 읽었고, <가이아>, <숲은 생각한다>를 읽으면서 사고하는 존재는 인간 뿐만이 아니라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생동하는 물질>은 그 이론을 말 그대로 '물질'에까지 확장합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인간 또한 비인간이다"라고요. <생동하는 물질>에 따르면 사물은 그 자체로 권력을 지닌 행위소입니다.권력이라는 말이 재밌습니다. 물질은 그 자체로 인간의 의지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힘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희진샘께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가령 주전자가 끓으면 인간이 불을 끄기 위해 다가섭니다. 그럼 이때 주전자는 그 자체로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권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말이죠.

'생동하는 물질'을 상상하면 정치라는 것 자체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치란 결국 사물간에 상호작용, 서로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반응하고 인식하는 것조차도 사물이 헤쳐모여서 이루는 결과물이라면, 우리 주변의 소위 '무생물'들에 대한 태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저자에 따르면 생동하는 물질을 생각할 때,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에 대한 관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 구절은 제게 무척 오래 남았습니다. 물질에 대해 저의 태도는 유용함 그리고 쓰레기로만 구분하는 버릇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쓰레기에 대한 '태도'라는 것을 상상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정치적인 행위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또 이 책에서는 대규모 정전사태를 예로 가져옵니다. '물질'이라는 것은 손에 잡히는 것 이상으로 온갖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 중 사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아마 전기에너지일 것입니다. 충전기에 매여 살고 말이죠^^ 하지만 이 전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이 책은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점검하게 합니다. 대도시 밖에 지어진 원전, 송전탑, 그리고 이 전기에너지가 그야말로 먼 거리를 달려 오는 '수고' 같은 것을 우리는 상상이나 할까요? 그런데 이따금 대규모 정전사태(그리고 원전사고 같은 것도 그 예시가 아닐까 합니다)로 전기는 무지한 우리에게 '말'을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만큼 정치적인 일이 있을까요? 계속해서 생태 정치학에 대해 질문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다음 시간에도 계속 이 질문을 가져가 보도록 하죠~


다음 시간에는 <생동하는 물질> 5장까지 읽어옵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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