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정원

7주후기

작성자
강석
작성일
2018-07-23 07:08
조회
167
  1. 한 학기 마지막 서평(리뷰) 발표를 앞둔 시간의 후기를 쓰는 부담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우선 완성본 이전 작품인 초안을 같이 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초안에 대한 선생님의 깨알 같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초안을 재구성할 방법을 주고 있다는 샘들의 열의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초안을 넘어서 완성본을 써야하는 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후기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잘하고 있다는 말씀을 느낄 여유도 없이 뜨거운 시각이 시작되었습니다. ‘초고는 분량을 채우고 하고 싶은 얘기를 쓴다. 분량을 갖고 올 뿐이고, 다른 이유란 필요 없다. 오늘 초안은 많이 진척이 있었고, 잘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초안을 쓰면서 느꼈던 우리들의 어려움은 각자가 다르기도 하지만 같은 점이 많았던 같습니다. ‘의미로 논리로 풀어내는 것이 어렵다. 쓴다는 것 논리, 논증이 어렵다. 일관된 주제를 갖고 쓴다는 것이 어렵다. 결론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읽었던 것이 차츰 변하였고, 처음 읽었던 것과 다른 의미가 느껴진다. 줄거리 요약이 안 된다. 어떤 것이 줄거리 요약이 아닌지 헷갈린다. 어디까지가 분석이고 어디까지가 줄거리요약이고, 어디까지가 논증인지 모르겠다. 분석, 요약, 해석하다 보면 줄거리요약을 안 할 수 없는 것 같다.’

선생님은 열정으로 말씀합니다.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한번 하면 족하다. 연습은 백번을 하면 된다. 인간이 ‘원래’, 사람이 ‘원래’ 이런 기제는 없다. 이것을 안 하려고 글을 쓰는 것이다. 부분 부분을 갖고 작품의 전체 안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조건 안에서 개인주의나 국가주의 이것은 좋고 저것은 싫고 이것은 아니며, 그 주장에서 이유나 맥락이 있으면 되고, 내가 어떤 것을 구성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논증을 하면 된다. 첫 날, 첫 시간을 생각하면 어마하게 좋아졌다. 허식도 없어지고 있다.

줄거리를 요약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이게 잘 안 된다. 이게 줄거리 요약이다. 이 점만 아는 것도 크고, 다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습이 필요하고 그때 마다 다른 방식으로 써야 한다. 개념적으로 묻고 의미를 묶어 내고, 정리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쓰는 연습을 좀 더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이것은 자기본위의 장면이다 라고 어떻게 설명한다든지, 소세키는 자유개념을 이렇게 말하고 있고, 작품에서 이것을 풀어내야 한다. 이 때 줄거리 요약이 아닌 것이 된다. 개념 이해가 어렵다. 자기본위는 자기중심으로 살면 된다거나 내 맘대로 살면 된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다. 소세키는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책임과 윤리를 얘기하고 있다. 책임을 어떻게 풀자는 것인가를 장면을 갖고 와야 한다. 소세키의 자기 본위를 연애, 돈, 자유, 외로움, 죽음, 지식인 등으로 풀어본다. 소세키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진단했는지를 맥락화한다. 논리를 감각화 하는 실험을 해본다. 인간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지를 써야 한다. 추상적인 말을 써서는 안 된다.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해석해야 한다. 자기본위를 문장화 시켜 최종원고에 넣어 달라.

 

2. 글쓰기 코멘트

(이 부분은 선생님이 그동안 말씀하신 것을 나름대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1) 들어가기

“이” 문제를 얘기할 것이다. 이런 것 저런 것 갖고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읽을 만하다는 것을 예고하면 충분하다. 문제의식을 ‘직접적’으로 박진감 있게 말하면 된다. 예컨대 연애와 자기본위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문제가 있어야 글을 쓴다. 나만 아는 얘기를 써서는 안 된다. 내 공부를 나눈다는 점이 필요하다.

서론이 어려우면 결론에 맞추어 서론을 써도 된다.

 

(2) 글쓰기의 원칙 : 첫째도 논증, 둘째도 논증, 셋째도 논증이다.

 

“문장은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문장은 영감으로 되지 않는다.”

“주장에 이유가 있는 것이 논증이다.”

 

처음에는 문제의식만 제기하면 되고, 그것을 본문에서 풀고, 끝에서 마무리한다.

촘촘히 기승전결로 논증해나가면 된다.

장면, 인물, 사건을 통해 작품 속에서 논증해야 한다.(어떻게 소세키가 진단하고 있는지를 드러내야 한다. 사건, 줄거리, 인물, 숨겨진 것을 갖고 소세키가 무엇을 의미하고자 했는지를 말하여야 한다.)

1문단 1주체 원칙을 벗어나면 안 된다.

문단과 문단이 하나하나 연결되어야 한다.(인과 구성하기)

앞문장과 뒷문장이 연결될 수 있는 말이 있어야 한다.(논리의 비약이 있으면 안 된다.)

문장은 단어, 조사, 시제 등으로 그 구조를 조직한다.

띄어쓰기, 단어, 접속사 조심하여야 한다.(비문이 많이 줄었다. 놀랍다.)

목차가 모호하면 된다.

핵심(문제의식)을 끝까지 놓치면 안 된다.

인용문 다음 문단은 인용문의 문단, 글로 받아 이어 쓰면 안 된다.

(인용문을 해석해야 한다. 문단의 논리를 받아 올 뿐이다. 인용문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작품 안의 장면, 캐릭터, 구도에서 개념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

고치는 것이 마지막 작업이다.

 

(3) 결론, 마지막

 

내가 펼쳐낸 문제를 마무리한다. 연구자로서 연구한 결과 중 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면 어떤 문제를 풀지 못하였다. 이것을 더 고민해보아야겠다. (지금 우리 시대로 문제를 급히 갖고 오지는 않는다. 연애, 재산, 타인본위도 여전히 문제다. 소세키만 갖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를 그대로 갖고 와서 쓰면 안 된다.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여서도 안 된다.

 

3. 논증이란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글정’에서 알았습니다. 논증, 어디서도 들어 보지 못하였고 매 시간 처음부터 끝까지 논증이란 사자후를 들었습니다.

자기본위를 가진 사람들은 같이 사이좋게 뭐를 해보자는 것이 아니다. 질문은 고유하다. 질문은 관계가 필요하지만 나눌 수는 없다.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져보는 일이 어려웠지만 열정의 선생님과 서로 위해주는 쌤들이 함께 있어 힘든 여정을 같이 합니다. 마지막 까지 파이팅! 아름다운 완성본을 위하여! 이런 인사를 할 날도 멀지 않겠지요.

당신의 깨달음을 축하드립니다.
전체 2

  • 2018-07-24 00:34
    목차가 모호하면 안, 된, 다!
    논증 터지는 글을 써 달라! ^^ 끝까지 화이팅입니다.

  • 2018-07-26 16:57
    깨달음은 한 번이고 훈련은 백번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