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정원

9월 8일 글정 후기

작성자
윤연주
작성일
2018-09-10 22:40
조회
158
이번 주는 각자가 써온 루쉰 잡문에 대한 글쓰기를 발표하고 질문하면서, 루쉰의 글쓰기를 통해 시평쓰기에 대한 개념을 잡고자 하였습니다.

루쉰의 잡문은 자신의 경험과 일상을 통해 사회, 국가와 만납니다. 그는 글에서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로 자신을 위치시키면서, 시대 정신, 오래된 편견 등의 온갖 사회 분위기를 글 속에 녹여냅니다. <수염이야기>에서 그는, 수염을 매일매일 깍고 다듬는 일이 개인적이고 일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맘대로 터럭 하나 깎을 수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우습기도 하고 현실적인 수염 (다듬는)이야기를 통해, 루쉰은 역사 앞에서 나로 산다는 것의 번다함과 귀찮음, 그리고 그런 일상의 중요함을 말합니다. 루쉰은 수염 이야기로 많은 생각의 선분을 만들었습니다.

각자 써온 루쉰의 글쓰기에 대한 토론에서 쌤은 예를 들어 ‘루쉰의 글쓰기가 친절하다’라고 썼으면, 어떤 부분이 친절한지를 루쉰의 글 내용을 통해 논증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해방’으로 루쉰의 글쓰기를 이해했다면, 해방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의미로 해방이 이야기되는지가 설명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글쓰기에 대해 쓸 때 가장 기본은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샘은 강조하셨습니다. 글의 내용, 주제 및 장면, 어휘뿐만 아니라 어디에 발표되어있는지(예를 들어『무덤』)를 분석하여 작가가 문제 삼는 것(예를 들면 중국의 도덕과 인습의 어떤 점인지), 즉 작가의 문제 의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우리는 아버지 노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어떻게 썼는지 분석할 때, 루쉰이 아버지 노릇을 어떻게 하라고 했는지 대한 내용의 정확한 분석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그는 3가지 이유로 아버지 노릇을 정의했습니다. 첫째는 아이를 이해하고, 둘째는 진화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고, 셋째는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쌤은 이 글을 읽고 루쉰은 왜 진화를 이야기했을까를 생각하고, 그가 생각한 진화를 책의 내용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이전의 패러다임과 다르게 그는 아버지를 중간자에 위치시켰는데, 중간자에 위치시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분석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시평쓰기는 올 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사건을 선정해서, 그 사건과 나는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 쓰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자신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회의 현실이나 현장을 자기를 둘러싼 문제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제주도 난민 문제에 대해 쓴다고 하면, 대체로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쓰게 되는데, 좋고 나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전제를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인지, 전제의 이면에 깔린 사회적 통념을 따져 물어야 합니다. 루쉰의 잡문처럼 사건을, 현상을 해부해야 합니다. 해부한다는 것은 사건을 둘러싼 선입견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는 것입니다. 사건을 보고 정리하고, 다시 보고 정리하면서, 그 사건이 어떤 문제로 나에게 다가왔는지(해석되었는지)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야 합니다. 그런 해부여야만 창조적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시평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칼렴을 쓰는 것이므로, 신문 기사나 뉴스화되는 방식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시평도 글이므로 문제 제기 – 왜 이 문제가 다루어져야 하는지 – 이 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풀어본다는 내용이 서론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세부 목차를 가지고 쓰며, 질문과 말하는 바가 기승전결로 나올 수 있게 하라셨습니다.  분량은 1장~2장입니다.

완성된 시평으로 이번주 토요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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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1 08:48
    시평, 삐딱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