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정원

이번 수업에서는 각 조의 텍스트를 한 장으로 요약한 글을 갖고 이리저리 뜯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꾸준히 해왔었지만 오선민 선생님께서는 다시 한 번 '요약'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는데요.
** 요약을 할 땐,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한 개념을 강조하고 또 텍스트의 목차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담겨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저항의 인문학'에서 가장 이상한 장은 4장 '미메시스'입니다. 1, 2, 3, 5장은 문헌학의 적용 방법론에 관한 내용이라면, 4장은 문헌학을 실제로 텍스트에  적용한 부분입니다. 요약을 할 땐, 4장이 왜 기술돼 있는 것인지 설명돼야 합니다. 저자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그 말을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에 대한 나의 분석이 '요약'이고, 핵심을 얼마나 깊이 있게 풍요롭게 맥락을 드러내느냐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최종 목표인 '서평'은 이에 기반하는 것입니다. 또 서평에는 현재적인 '나'라는 독자의 관점이 들어가는 것이 차이입니다.(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또 서평의 '목차'에 관한 설명을 잠시 해주셨는데요. 서평자가 어떤 말을 할 것인지를 비롯해 핵심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목차에 나와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2

'무지한 스승' 조별 토론에서는 책의 제목을 구성하는 '무지'와 '스승'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특히 왜 '무지'여야만 했는지에 대해 무지는 곧 '많이 배워야 한다'는 지식축적 명제에 대한 저항으로,  경쟁과 열등감, 불평등을 조장하는 기존의 지식체계에서 지적 평등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결론을 끌어냈습니다. 또 더 나아가, '무지'가 스승과 제자의 번역과 역번역 과정에서 모든 것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추론을 했습니다.
오선민 선생님도 강조하신 '스승'에 대해서는, 해방된 자로서 해방되지 않은 이들을 해방하는 '산파'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토론했고, 과연 무지한 스승의 모델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습니다. 특히 '보편적 가르침'과 '지능의 평등'을 통해 우리는 앎을 강요하고 설파하는 방송, 교사, 정치인 등을 한 번 더 의심해보고 강요되고 학습됐지만 익숙한 것들에 대해 비판적 견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아이들과 대할 때도 '무지한 스승'을 적용하게 되면, 설령 답답하고 대화가 안통한다는 생각보다 '동일 지능의 발현'으로 받아들여 같은 눈높이에서 번역과 역번역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은 랑시에르가 말하는 '공동체'였습니다. 이는 책 3장 마지막 부분 '평등한 자들의 공동체'에서 다뤄지는데요. 랑시에르는 해방된 자들의 공동체는 "사명이 열정에 부합하는 공동생활체, 평등한 자들의 공동체, 직무와 부를 조화롭게 분배하는 경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공동체'라고 생각하는 부의 공유라던가, 비슷한 가치관을 갖고있다거나 하는 게 공동체의 조건이 아니라는 건데, 이를 우리는 "비응집이 곧 응집"이라는 랑시에르의 말처럼, 각자의 '지적 발현'을 통해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

오선민 선생님께서도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오 선생님은 '해방'되는 프로세스 속에서 '공동체성'이 드러나는 것이라며 서로 번역을 하고 있는 와중에, 입증과 구현 속에서 공동체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 나의 해방은 반드시 남 앞에서 입증된다면서, 스승의 자기 해방 역시 제자일 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의심하는 과정에서 온다며, 스승 역시 해방되기 위해서 가르침의 장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4

마지막으로, 다음주 숙제는 우리의 최종 목표인 '서평'의 목차와 개요(서론) 1장을 쓰는 것 입니다. 다음주 수업에서는 채운 선생님의 강의가 있습니다. ^^ 즐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