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한강

경상초 6~13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9-05-02 14:26
조회
125
경상초 제6장

道 通其分也 其成也毁也 所惡乎分者 其分也 以備 所以惡乎備者 其有以備 故 出而不反 見其鬼 出而得 是謂得死 滅而有實 鬼之一也 以有形者 象無形者 而定矣
도는 두루 통한다. 그것의 작동은 나눠지고 성립되면 무너진다. 개체가 나눠진 것을 싫어하니, 그 나누어진 것을 갖추려 한다. 갖고 있어도 불만이 있고 가지고 있는데 또 더하려 한다. 그러므로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면 허상을 좇고 나가서 얻는 것을 죽음을 얻었다 한다. 생명이 소멸되었으면서도 실질이 남아 있는 것은 귀신 중 하나다. 형체가 있으면서도 형체가 없는 도를 따르면 안정될 것이다.

-其成也毁也 所惡乎分者 : 1. 나누어진 것을 이루고 이룬 것은 훼손한다 2. 도는 나누어진 것에 통하고 이루어진 것은 허문다.
-滅 : 생명의 소멸
出 無本 入 無竅 有實而無乎處 有長而無乎本剽 有所出而無竅者 有實 有實而無乎處者 宇也 有長而無本剽者 宙也 有乎生 有乎死 有乎出 有乎入 入出而無見其形 是謂天門 天門者 無有也 萬物出乎無有 有 不能以有 爲有 必出乎無有 而無有一無有 聖人 藏乎是
나오는 것에 근본이 없으면 돌아갈 구멍이 없다. 실질이 있는데 머무는 자리가 없고 자라남은 있지만 근본과 말단이 없고 생겨남은 있지만 돌아갈 구멍이 없는 자는 실제로 존재한다. 실질이 있지만 머무는 자리가 없는 것은 宇이고, 자라남이 있는데 근본과 말단이 없는 것은 宙다. 생겨남이 있고 사멸이 있고 나옴이 있고 들어감이 있고 들어가고 나옴에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을 천문이라고 한다. 천문이라는 것은 있음이 없다. 있음에서 있음이 될 수 없음이 있으니 반드시 있음이 없음에서 나오는 것이니, 있음이 없음은 일체가 없는 것이니 성인은 이것을 간직한다.

-竅 : 돌아갈 곳.
-剽 : 끝.
-天門 : 자연을 뜻함.
-장자는 無에서 有가 나온다고 본다.
경상초 제7장

古之人 其知有所至矣 惡乎至 有以爲未始有物者 至矣 盡矣 弗可以加矣 其次 以爲有物矣 將以生 爲喪也 以死 爲反也 是以 分已 其次 曰 始無有 旣而有生 生俄而死 以無有 爲首 以生 爲體 以死 爲尻 孰知有無死生之一守者 吾與之爲友 是三者雖異 公族也 昭景也 著戴也 甲氏也 著封也 非一也
옛 사람들은 그 지혜가 지극한 곳까지 이르렀다. 어디에 이르렀는가? 처음에 사물이 있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극하고 극진하여 이보다 더 나을 수 없다. 그 다음은 사물이 있다고 여기는 자이니 장차 生을 喪으로 보고 죽음을 돌아감으로 보니 이것을 나누어 본 것이다. 그 다음은 처음에는 있음이 없다고 말하다가 얼마 있다가 삶이 있게 되고 삶이 이윽고 죽게 되었으니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머리로 삼고 생을 몸체로 삼고 죽음을 꽁무니로 삼았으니 누가 죽음과 삶이 한 가지임을 알겠는가, 내가 그와 더불어 벗이 될 것이다. 이 세 가지는 비록 생각이 다르지만 같은 데서 나온 족속이니 소씨와 경씨는 사람들이 높인 것으로 드러낸 것이고 갑씨는 그가 소유한 봉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니 한 가지는 아니다.

-知 : 인식능력, 사고의 수준.
-公族 : 1. 귀족 2. 같은 족속.
-昭景 : 초나라 시대의 성씨.
경상초 제8장

有生 黬也 披然曰 移是 嘗言移是 非所言也 雖然 不可知者也 臘者之有膍胲 可散而不可散也 觀室者 周於寢廟 又適其偃焉 爲是 擧移是
생이란 마치 숯 검댕과 같아서 시와 비를 나누는 기준의 법도가 바뀐다. 시험 삼아 옳음의 기준이 바뀌는 것을 말해보자면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그러하나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다. 엽 제사를 지낼 때 희생 소의 내장과 굽은 따로 나누어야 하는데, 그것을 없앨 수는 있지만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집을 보는 자는 침실과 묘당을 두루 보는데 또 경우에 따라서는 화장실도 본다.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기준이 바뀌는 것의 예시가 될 수 있다.

-黬 : 가마솥 밑에 생기는 숯검댕.
-雖然 不可知者也 : 비록 그러하나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말하겠다.)
-臘 : 음력 12월에 지내는 큰 제사.
請嘗言移是 是 以生 爲本 以知 爲師 因以乘是非 果有名實 因以己 爲質 使人 以爲己節 因以死 償節 若然者 以用 爲知 以不用 爲愚 以徹 爲名 以窮 爲辱 移是 今之人也 是蜩與學鳩 同於同也
시험 삼아 옳음의 기준이 바뀌는 것에 대해 말해보겠다. 삶을 근본으로 여기고 앎을 스승으로 여기고 이것을 따라 시비를 가른다. 그 결과 명분과 실질의 분리가 생기고 이로 인해 자신을 실질로 삼으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명예를 인정하게 하고 죽음으로써 그 법도를 따른 것에 대한 상울 준다. 이 같은 것은 쓰임이 있으면 인정 해주고 쓰임이 없으면 어리석다 여기고, 세상에 이름나는 것을 명예로 여기고 곤궁한 것을 치욕으로 여긴다. 옳음에 대한 기준이 옮겨가는 것은 요즘 사람들이다. 이는 매미나 작은 새들이 같은 데에 동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是 : 1. 이것 2. 원칙
-因 : 우리 세상의 근거들.
-學 : 鷽과 같음. 작은 비둘기.
-同於同也 : 같은 것에 같이 있다. 부화뇌동과 같은 뜻.
경상초 제9장

蹍市人之足 則辭以放驁 兄則以嫗 大親則已矣 故曰 至禮 有不人 至義 不物 至知 不謀 至仁 無親 至信 辟金
시장에서 다른 사람의 발을 밟으면 자신의 부주의를 사과하고 상대가 형이라면 어루만져 주는 정도에서 끝내고 부모의 경우라면 그저 아무 말도 안 할 뿐이다. 그러므로 말한다. 지극한 예는 상대를 남으로 대하지 않고 지극한 의는 다른 일로 여기지 않고, 지극한 지혜는 지모를 부리지 않고 지극한 인은 따로 친애함이 없고 지극한 믿음은 담보 잡는 일을 피한다.

-蹍 : 발을 밟다.
-放驁 : 방심하고 거만함.
-嫗 : 문지르다.
-大親 : 부모.
경상초 제10장

徹志之勃 解心之謬[繆] 去德之累 達道之塞 貴富顯嚴名利六者 勃志也 容動色理氣意六者 繆心也 惡欲喜怒哀樂六者 累德也 去就取與知能六者 塞道也 此四六者 不盪胸中則正 正則靜 靜則明 明則虛 虛則無爲而無不爲也
마음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없애고 마음에 꼬여 있는 것을 풀고 덕의 구속됨을 제거하고 도의 막힌 것을 뚫어라. 귀한 신분, 많은 재물, 출세, 권위, 명성, 이익 여섯 가지는 갑자기 마음을 움직인다. 용모, 동작, 표정, 피부, 생기, 의욕 여섯 가지는 마음을 묶는다. 증오, 욕망,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여섯 가지는 덕을 묶는다. 물러감, 나아감, 취득, 베풂, 앎, 능력 여섯 가지는 도를 막는다. 이 네 묶음의 여섯 가지는 흉중에서 요동치지 않으면 올바르게 되고 올바르면 고요하고, 고요하면 밝고, 밝으면 텅 비게 되고 텅 비게 되면 작위함이 없어도 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志 : 마음의 움직임.
-勃 : 갑자기 일어나는 것.
-理 : 피부.
-盪 : 요동침.
경상초 제11장

道者 德之欽也 生者 德之光也 性者 生之質也 性之動 謂之爲 爲之僞 謂之失 知者 接也 知者 謨也 知者之所不知 猶睨也 動以不得已之謂德 動無非我之謂治 名相反而實相順也

도는 덕이 받드는 것이고 삶은 덕이 빛나는 것이며 본성은 삶의 바탕이다. 본성이 움직이는 것을 행위라고 하고 행위의 거짓됨을 잃는 것이라 한다. 앎은 접하는 것이고 앎은 생각하는 것이며 앎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음은 곁눈질 하는 것처럼 전체를 못 보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것을 덕이라 하고 움직임에서 나를 잃지 않는 것을 다스림이라 하니 이름이 상반되지만 실제로 서로 통한다.

-11장과 붙어있기도 하다.
-欽 : 받들다, 공경하다.
-睨 : 곁눈질하다. 偏과 통함.
-名 : 인위적인 것.
경상초 제12장

羿 工乎中微 而拙乎使人 無己譽 聖人 工乎天 而拙乎人 夫工乎天而俍乎人者 唯全人 能之 唯蟲 能蟲 唯蟲 能天 全人 惡天 惡人之天 而況吾天乎人乎
예는 작은 표적을 적중시키나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칭송하지 못하게 하는 데는 부족하였다. 성인은 자연에 대해서는 뛰어나지만 의도적으로 하는 것에는 부족했다. 자연에 뛰어나고 사람의 일도 잘하는 것은 오직 전인이 그것을 할 수 있다. 오직 벌레만이 벌레로 살 수 있고 오직 벌레만이 자연대로 살 수 있다. 전인은 자연을 싫어할까? 인위적인 것을 싫어할까? 하물며 내가 하늘이냐 인위적인 것이냐 하는 경우이겠는가.

-拙 : 부족하다.
-天 : 자연. 자연에 맡기는 것.
-人 :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으로 하는 것.
경상초 제13장

一雀適羿 羿必得之 威[或]也 以天下 爲之籠 則雀 無所逃 是故 湯 以庖人 籠伊尹 秦穆公 以五羊之皮 籠百里奚 是故 非以其所好 籠之而可得者 無有也
한 마리 참새가 예에게 갔을 때 예가 반드시 그것을 맞추는 것은 미혹됨이다. 천하를 새장으로 삼으면 새는 도망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탕이 요리사 지위로 이윤을 포섭했고 진목공이 양 다섯 마리의 가죽으로 백리해를 가두었다. 그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를 잡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雀 : 참새.
-威 : 1. 或으로 보아 사정거리라고 해석함. 2. 惑으로 보아 의혹됨이라고 해석함.
-籠 : 새조롱.
介者拸畫 外非譽也 胥靡登高而不懼 遺死生也 夫復謵不餽 而忘人 忘人 因以爲天人矣 故 敬之而不喜 侮之而不怒者 唯同乎天和者 爲然 出怒不怒 則怒出於不怒矣 出爲無爲 則爲出於無爲矣 欲靜則平氣 欲神則順心 有爲也欲當 則緣於不得已 不得已之類 聖人之道
형벌로 다리를 잘린 사람은 화장을 하지 않으니 비난과 칭찬을 도외시하기 때문이며 강제 노역중인 죄인은 높은 곳에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으니 죽음과 생을 도외시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거듭 윽박질러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잊은 듯이 한다. 노여워해도 노여워하지 않는 것은 노여움이 인위적 노여움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요 행위해도 작위함이 없음은 행위가 작위함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요하고자 하면 기가 평안해지니 신묘하기를 원하면 마음을 뒤따라야 하고 마땅하고자 한다면 어쩔 수 없음을 따라야 하니, 어쩔 수 없게 되는 것이 성인의 도다.

-介者 : 형벌로 한 쪽 다리가 잘린 사람.
-外 : 도외시.
-胥靡 : 죄인 중 강제 노역을 하는 자.
-復謵 : 1. 되풀이해서 익숙해지다 2. 되풀이해서 윽박지르다.
-欲靜則平氣 欲神則順心 有爲也欲當 則緣於不得已 : 1. 고요하고자 하면 기가 안정되고 신묘하고자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2. 무위하고자 하면 부득이를 따라야 한다.
-緣 : 因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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