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11.28 주역과 글쓰기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11-22 22:30
조회
414
팀 주역에 문왕이 나셨습니다! 64괘를 씹어 삼키고 마치 랩을 하듯 거침없이 암송하시는 호진샘의 신묘한 쇼를 보며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복희씨 재복샘에게서 주역 암기왕 자리를 물려받으신 문왕 호진샘의 늠름한 자태로 공지를 시작하겠습니다:)



복희씨 재복샘에게서 문왕 호진샘에게로 넘어가는 왕관과 왕홀을 보시라^^




선왕과 현왕, 그리고 후계지(과연?)의 단체샷. 정옥샘 기대할게요~



이번 시간에는 학술제 준비를 하고, 본괘를 가지고 완(玩) 하면서 도출된 괘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괘를 완하기 위해 기초적인 지식도 없이 시작했다는 생각을 했네요. 하나의 괘는 총 다섯 개의 괘를 품고 있습니다. 에세이를 쓰면서 하나의 괘를 이리저리 굴려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괘 : 이 괘는 점을 치지 않으면 사실 알 수 없습니다. 변효가 나와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을 치고, 변효가 나오면 그 변효만 음양을 바꿔서 괘를 다시 보는데, 그것이 지괘입니다.

착종괘 : 괘의 내괘와 외괘의 위치를 바꾼 괘입니다. 그렇게 해서 괘의 안팎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호괘 : 2,3,4 / 3,4,5효로 다시 만든 괘입니다. 그 괘의 안에 있는 효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포적 의미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도전괘 : 뒤집힌 괘입니다. 효의 순서를 거꾸로 해서 만든 괘인데요, 사물의 이면, 사건의 또 다른 면을 가리킵니다.

배합괘 : 괘의 음양을 바꾼 것입니다. 상대의 입장을 고려할 때 살펴봅니다.


물론 괘를 해석하는 정해진 방식은 없습니다. 우리가 에세이를 쓸 때 가장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내 상황과 감정을 가리키는 괘를 만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분명 '곤란함'이라고 생각해서 곤괘를 집어 들어도, 사실 그 괘사와 효사가 내 상황에 딱 들어맞지는 않지요. 채운샘께서는 괘를 보는 건 우리의 조건과 상황을 보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괘와 마음을 동일시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 대해 갖고 있는 우리의 인간적 표상을 주역에 비추어 달리 해석해 보는 시도라고요. 능력, 인품, 안정, 역량...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가치들이 사실 얼마나 자의적으로 쓰이고 있는지를 자연의 리듬에 따라 계속해서 변하는 괘에 비추어 보는 것이지요. 따라서 중요한 건 내 상황에 '딱' 맞는 괘를 찾는 게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괘도 '해결하는' 괘도 따로 있지 않습니다. 그저 상황을 함축하는 괘를 만나서, 그것을 얼마나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 해석역량의 문제인 것입니다.

강의를 들으며, 그리고 문왕(!) 호진샘이 암송을 들으며, <주역>의 그 알쏭달쏭한 구절을 오랫동안 완(玩)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내 문제를 오로지 나만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자연법칙에 입각해 볼 수 있는 시야가 열리지 않을까요? :)




다음 시간에는 서론, 왜 이런 주제와 괘로 쓸 것인지가 드러나는 글을 써 옵니다. 어떻게 이 주제를 반성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지가 드러나도록 해 봅시다.


이번 시간 후기는 재복샘

다음 시간 간식은 혜원, 영주샘.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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