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소생 프로젝트 12월 13일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8-12-08 18:06
조회
176
2018년 12월 8일 기준, D+13이네요. 어제 대사관에서 우연히 만난 한이란 투어의 신세종 사장님을 만나고 여러 정보를 들은 덕에 여러 부분을 대폭 수정할 수 있게 됐어요. (좋은 쪽으로!) 무엇보다 12인승 벤을 빌릴 수 있게 됐는데, 시간이나 경비가 절약이 될 것 같아요. 좀 더 생각해서 내일 말씀드릴게요. 어쨌든 각자 자기가 맡은 도시와 일정을 한 번 시뮬레이션 해주세요. 꼭! 해주셔야 합니다. 바쁘다고 안하시면 가서 저희 일정이 아주 크게 구멍날 수 있어요~

 

어느새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을 다 읽었습니다. 채운쌤 강의까지 듣고 나니, 이제야 재밌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ㅋㅋㅋ 이제야... 왜 책은 읽고 돌아보면 재밌었고, 다음에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쓸데없는 생각이 드는 걸까요? 허허. 아사비야라는 개념만이 아니라 영성에 대해서도 생각하니 책이 입체적으로 보이네요. 일단 우리가 읽은 책에서 ‘연대의식’으로 번역된 아사비야를 무엇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아사비야는 애국심과 같이 개인이 집단으로 환원되는 소속감이 아닙니다. 이븐 할둔은 아사비야를 통해 어느 조건에서 어떤 집단이 성립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전야민과 도회민의 차이는 단지 무리의 크기가 아니라 생활양식에 있었죠. 건화형이 공통과제에서 기술이 문명을 낳은 게 아니라 문명이 기술을 낳았다고 한 게 기억에 남네요. 어떤 기술이 마련되어 그 진보의 결과로 문명이 탄생한 게 아니라 어떤 삶의 양식 속에서 그에 걸맞은 기술들이 발명되었다는 얘기였죠. 이븐 할둔이 이야기하는 아사비야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도 상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의 의식이 집단으로 환원되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집단의 규율도 동시에 유지되는 것으로서의 공동체. 엄청 이상적인데... 잘 모르겠네요. 《역사서설》을 가지고 글쓰기를 하실 혜림쌤이 멋지게 해석주시겠죠. ㅎ 파이팅입니다!

아사비야도 재밌었지만, 이번에 가장 흥미로웠던 건 영성(계시, 천사 등)이었습니다. 신실함이 하나도 없는 저로서는 영성이 참 익숙하면서도 낯선 단어입니다. 저에게 있는 영성을 그나마 유추해보면, 신체적 고통을 압도하는 정신적 신실함입니다. 그런데 영성을 종교적 신실함이 아닌 것으로 본다면 어떨까요? 채운쌤은 영성을 욕망의 탈주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븐 할둔은 예언자가 계시를 받는 과정을 소음으로부터 어떤 말을 해석하는 과정으로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예언자가 소음을 해석하는 과정을 두고 이븐 할둔은 인간성을 벗어나 천사성을 회복하는 것으로 말합니다. 그러니까 인간과 천사가 분리된 존재로 얘기되는 게 아니라 인간성 안에 천사성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죠. 그리고 천사성의 회복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익숙하게 얘기하던 방식, 추구하던 가치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계시가 인간세계를 관리하는 하늘이 내려주는 힌트 같은 게 아니라 인간 스스로 다른 삶의 양식을 발명할 때 들려오는 환청 같은 것이죠. 비슷한 차원에서 영성도 누군가를 위해 희생함으로써 증명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을 고민하는 맥락에서 얘기될 수 있습니다. 삶에 대한 이해와 실험으로서의 영성이란 느낌이 드네요.

 

다음 주에는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를 끝까지 읽고 오시면 됩니다. 각자 맡은 장을 잘 정리해서 기출문제를 카톡방에 올려주세요. 오전에 하는 세미나는 따로 읽고 얘기할 것은 없고 대신 각자의 주제를 계속 정교하게 문제화하시면 됩니다. 말로 하기 보다 눈으로 보고 같이 얘기할 수 있는 물건이 있으면 좋겠죠? 간식은 정옥쌤과 지은누나에게 부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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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8 19:13
    물건이 있으면 좋겠는 게 아니고, 물건을 가져와야 함! 1)지난 시간에 말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방향을 설정하고 2) 자료를 최대한 성의있게 정리하고 3)에세이의 개요를 짜오는 것 -> 물건이 갖추어야 할 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