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 아카이브

11.1 천일야화 강의 6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8-11-06 15:13
조회
102
-에세이 주제


돈.

축적을 선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다른 천일야화의 세계. 온갖 것들로 장식하고 줘버리는 사치를 어떻게 볼 수 있는가?


우정보다 사랑.

그리스의 세계에서는 우정이 사랑이다. 남자와 여자는 생식밖에 할 게 없다고 생각하고 동성애에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우정이라는 게 아주 독특한 형태로 그리스 사회를 지배했다. <일리아스>는 정념적 사랑이 없다. 남성들의 우정. 사랑하는 여인으로 인해 복수하는 게 아니라 아킬레우스는 자기 친구가 죽어서 분노한다. 그리스 시대의 독특한 지점.

그런데 <천일야화>는 우정보다. 사랑. 좀 더 정념적인 세계. 우정은 앎을 매개로 한다. 육체적 관계만 있는 게 아니라 남성간의 앎이 교환되는 관계가 우정. 그런데 천일야화에는 도무지 앎이 교환되는 관계가 없다.


불행.

불행을 쓰려면 그들이 불행을 비극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천일야화에서 그들은 불행을 꼭 불행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불행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로 해석할 수는 없을 것. 운명이라면 차라리 말할 수 있을 것. 운명에 대한 이들의 독특한 태도는 여러 이야기에서 걸릴 수 있다.


왕과 공주와 왕자.

요즘으로 치면 연예인. 사람들이 모두 아는 인물. 주인공이 될만한 인물은 공주와 왕자와 왕일 것. 익명의 개인을 그리는 건 현대로 와서.

서양인들이 이야기를 기록하면서도 설령 그들에게 떠도는 평민 민담이 있다고 하더라도 안 끌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화려함이 부족하니까. 그런데 천일야화는 화려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평민이 주인공이 되면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다 가지고 있는 왕이니까 뭘 가지고 있지 않아도 왕.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암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 칼리프는 어딜 가든 칼리프다. 이게 제국의 면모. 우리 나라에는 이런 얘기가 없다. 왕이 주인공이면 모두 혈투. 왕권이 당연한 곳이 아닌 조그만한 나라의 특징. 하지만 모든 것이 자기것인 사람에게는 뭔가를 버리거나 얻는 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

피곤한 세계가 아닌 곳. 재산을 유지하고 왕권을 유지하는 등 피곤한 문제가 여기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국이라 그런가?

보물 또한 소중한 것이지만 흔하기 짝이 없다.


여자.

천일야화에 나오는 여성들. 분명 여기에서의 여성이 우리가 생각하듯 왕의 노리개 이런 것은 아니었다. 천일야화의 공주님들도 좋은 주제.

여성들간의 연대. 질투와 암투가 없다. 여성들끼리의 서로서로 위해주는 경우가 많다.


환대

낯선자에 대한 윤리. 환대는 받아들이는 자의 윤리. 타자에 대한 윤리.

환대의 윤리는 이슬람/페르시아와 어떻게 연관될까.

헤로도토스를 보면 그리스에도 환대의 윤리가 있는데 그리스의 그것과 천일야화의 환대는 어떻게 다른가? 이들에게 환대란 그들의 문화와 사상과 연관될 수 있을까? 그렇게 풀어야 천일야화에서 환대에 대해 말할 수 있다.



트루데 부인

가와이 하야오, 일본의 융 심리학자. 융에 대한 해설서도 나온 게 있다. 민담을 융을 가지고 풀어낸 것. 어떤 글을 해석하려면 그걸 해석하는 담론을 배우는 게 배우는 것이다.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언어가 없을 때, 그걸 풀어낼 수 있는 기제가 있어야 그걸 배워야 한다. 예술작품이든 영화든 문학작품이든 아니면 내가 마주하는 사건이든 그걸 해석하는 언어를 만들면 된다. 그럼 어디 가서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다.

각자가 공부하는 것을 동원해서 해석할 수 있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에서 풍요로운 문화적 심층을 읽을 수 있다.

트루데 부인, 이 짧은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가.

짧은 이야기를 얼마나 촘촘하게 읽어내는가.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럴 때 필요한 게 담론들.

천일야화를 읽을 때도 상식을 가지고 해석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야기는 어쩄든 이야기인 한에서 인가들의 합리적 질서 속에서 말하지 못하는 것을 폭로하는 기능을 한다. 합리적 질서는 그 격자에 맞는 이야기만 할 수 있다. 그 격자에 포획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사건과 감정이 자연의 세계에 존재한다. 그런 것들은 이야기라는 심층으로 숨어든다. 이야기에서 다루고 있는 이상한 것. 다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근대 소설이나 개연성을 말하지 그 이전의 이야기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를 문제삼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이야기를 볼 때 천일야화가 곧 아랍 세계라고 할 수도 없다. 오히려 아랍 세계의 드러나지 않는 심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니면 17, 18세기 철저하게 동양 오리엔트에 대한 서양인이 가지고 있는 환상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왜 왕이 등장하는가? 옛날 민담이나 이야기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이 등장한다. 다 왕자 공주는 아니다. 그런데 유럽이 대상화해서 오리엔트를 본 것이기에 설령 어떤 이야기를 들었다 하더라도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로 환상적으로 윤색했을 수도 있다. 그래야 가난한 애들 얘기로는 그 세계에 대해 충분히 환상적으로 묘사할 수 없기에.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의 특징 중 하나가 타자를 미화하는 데 골몰하느라 타자의 헐벗은 현실을 잘 안 보려고 하는 것. 실제로 이랬다는 게 아니다. 실제로 드러나는 세계와 이야기의 세계가 복잡하게 교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심층 속에 드러나는 지역사람들의 문화가 있기는 할 것.

말하는 새. 모든 인간의 사연을 결국 새가 다 말해준다. 그걸 듣고 네가 방금 말한 지식이 쉽게 믿긴다고 말한다. 어떻게 새가 말한 것을 금세 받아들이는가? 그리고 아들딸을 검증하려는 것도 없다. 오랜 시간 떨어졌다가 만났는데 시간의 간격을 무시하고 바로 알아본다. 의심이 없는 세계. 진짜 이 세계가 의심이 없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심층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의심한다. 계속 맞냐고 물어본다. 그런데 이 세계에는 어떤 의심도 존재하지 않는다. 새가 말해도 말하면 맞는 것이다. 말하면 태도를 보고 믿는다. 의심이 부재하는 세계. 설령 의심을 하더라도 너무 쉽게 풀린다. 우리는 의심 때문에 꼬이고 관계를 그르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파국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여기서는 어떤 의심도 없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석해 낼 것인가.

표층에 드러난 것이 담고 있는 그 사람들의 무의식의 구조를 해석해 볼 것. 이것이 표현하고 있는 그 시대의 문화라는 시선도 있다. 문화는 심층적이고 무의식적인 측면이 강하게 있으므로. 그리고 타자를 바라보는 서구인들의 시선도 있다. 그건 서구인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을 써 놓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말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관점이 아니라 그 상황을 통해 우리가 뭘 드러낼 것인가.

트루데 부인도 하야오 선생의 해석인 것.

현실에서는 경제/정치담론이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그런데 이야기는 그게 인간의 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가치가 일원적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주 모순적인 게 많다. 그 모순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융의 심리학에서는 모순적이 하나의 거울쌍처럼 얽혀있다. 그 이면을 볼수록 풍부해진다. 마법이든 사랑이든 다차원적으로 볼 것.



5,6권.


사물들에 대한 상상력.

이전에 없던 것이 있다면, 사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앞에는 말이 나오고 뒤에는 세 왕자가 가져오는 희귀한 것이 나온다. 일단 희귀한 것에 대한 갈망이 있다. 일상적인 것에 대한 갈망이 아님. 그런데 그 희귀한 것에 대한 갈망이 늘 우리를 위기에 빠뜨린다.

희귀한 것들에대해 사람은 욕망을 참을 수 없다. 그래서 앞에 세 왕자가 가지고 오는 귀한 것. 양탄자, 대롱, 사과. 이들은 사물을 사물로 보는 세계가 아니다. 사물과 맺는 관계가 재밌다. 가장 마법적인 게 일상의 사물이다. 애들을 생각해보아도 좋다. 애들에게는 우리가 신기하다고 하는게 신기한 게 아니다. 항상 사물이 신기하다. 일상적인 것이 괴물로 돌변하기도 한다. 가장 두려운 순간은 일상적인 것이 낯설어질 때다. 여기 있던 애가 돌변할 때가 가장 무섭다. 공포영화처럼. 두려움이란 늘 일상 속에 있다.

사물도 가장 신기한 사물도 가장 일상적인 사물이다. 흔한 양탄자를 보며 날아다닌다고 생각한다. 서양도 빗자루 타고 다니는 마녀가 있다. 마법적인 사물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이한 것은 없다. 사물들 자체의 의미를 변형시킨다. 일상으로부터 탈주시키는 것. 그럼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물에 대한 상상력.

굉장히 진귀한 것들을 추구하는데 그 진귀한 것이라고 하는 게 진귀한만큼 별로 쓸모가 없다. 그런 마법적인 물건이 과연 좋을까? 가치 있을 때만 효력을 발휘하지 가치 있지 않으면 하나도 효력이 없다.

마법이란 일상을 벗어난 게 아니라 일상적인 것에 대한 범용적 상상력.

마법은 가장 일상적인 것 속에서 일상의 변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마법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아이들의 세계가 바로 마법. 그 자리가 모두 신기한 자리. 애들은 가장의 존재. 뭐가 있다고 치고 연기한다. 그들에게는 일상이 마법일 수도 있다. 마법을 해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

새가 말을 해도 놀라움이 없는 세계. 그래서 천일야화가 부분부분에서는 동화로 읽힐 수밖에 없었을 것. 성인을 위한 서사의 세계에서는 통용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심층은 깊이 있는 게 아니라 항상 표층과 관계한다. 어떤 것을 드러나고 어떤 것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 공부 한 철학과 여러가지 것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보기.


간단하게 두 세 장 써오기.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떤 구절이나 모티프를 가지고 해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써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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