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Q

절탁Q 3월 8일 공지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17-03-03 10:37
조회
275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소크라테스의 국가론을 따라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조에서 3권의 키워드로 꼽은 것은 ‘단순함’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시가의 선법에 대해서 논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렇다면 다양성(poikilia)이 앞의 경우에는 무절제를 낳았지만, 이 경우에는 질병을 낳는 데 비해, 단순성(haplotes)은 시가와 관련해서는 혼에 절제를 낳고, 체육과 관련해서는 몸에 건강을 낳겠군?”

소크라테스는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일을 훌륭하게 수행해내는 분업 사회를 이상적 국가로 보았죠. 마찬가지로 개인의 훌륭함도 다재다능이 아니라 하나의 기능(ergon)을 잘 수행하는 데 달려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달리 지금은 다재다능이 최고의 덕목이죠. 우리는 무엇이든 잘 하는 사람을 훌륭하다고 하고, 원하는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자유롭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플라톤이 생각했던 ‘최고의 법을 따르는 자유민’은 다재다능해서는 안 되며, 절제를 통해 단순성에 자신을 국한시키는 자입니다. 다양하게 자신을 계발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것을 좋은 삶이라고 여기는 우리와는 좋은 삶의 이미지가 완전히 다른 것이겠죠. 플라톤이 말하는 좋은 삶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자유롭다고 여기고, 무엇을 좋은 삶이라고 여기고 있는지를 낯설게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채운쌤은 들뢰즈의 말을 빌려, ‘플라톤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그의 개념의 유용성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이때의 유용성의 발견이란 그의 개념을 통해서 세계를 새롭게 문제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의 논의를 이해하고 옳다고 인정하는 것으로는 ‘플라톤주의자’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가 내면화하고 있는 자기 시대의 배치를 지금 우리 시대의 배치와 만나게 하는 것이 플라톤주의자가 되는 관건이라는 것이죠. 남은 몇 주 동안 플라톤주의자가 되어볼 수 있을지^^?

그럼 공지하겠습니다.

우선 이번 주 후기는 금란쌤과 영님쌤이 곧 상세하게 올려주실 예정이고요,

다음 주 간식은 현숙쌤과 미영쌤이 준비해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발제는 1조 : 현숙쌤, 정수쌤 2조 : 규창, 유주쌤 3조 : 혜원누나, 금란쌤

그럼 『국가』 4권을 읽고 다음 주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전체 4

  • 2017-03-04 00:06
    네 저도 플라톤주의자가 된다는건 무조건 그의 말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그의 철학을 도구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현재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해해야 하는데. ㅎㅎ. 그저 웃지요

  • 2017-03-04 10:52
    3권 후기는 이미 건화샘이 쓰셨네요.^^

  • 2017-03-06 21:30
    공지글 앞에 단순함의 미학이 길게 놓여 있으니 좋은데요^^ 공지확인합니다~

  • 2017-03-07 09:30
    3권의 키워드인 '단순성'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저는 음식부터 단순하게 먹어야 겠어요. 이 나이에도 줄지않는 식탐이 문제네요^^
    공지 내용 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