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3월 3일자 달달 주역 후기

작성자
초료
작성일
2018-03-07 11:33
조회
125
彖曰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
단전에서 말하였다.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힘입어 시작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
*단전은 괘사(건 원형이정)를 풀이한 주석입니다.


雲行雨施 品物 流形.
구름이 가고 비가 내려 다양한 만물이 형체를 갖추어 흐르나니.
*品은 하나하나로 구분되어 지는 다양한 층차가 있는 모든 존재를 뜻합니다.
 流形이란 형체가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다는 의미입니다.


大明終始 六位時成 時乘六龍 以御天.
시작과 끝을 크게 밝히면 육효의 여섯자리가 때에 맞게 이루어지나니, 때에 맞게 육룡(육양)을 타고서 하늘을 운용한다.


乾道變化 各正性命 保合大和 乃利貞.
건도가 변하고 화하여 각각 성명을 바르게 하나니 커다란 조화를 보존하고 화합하여 이에 이롭고 정하다.
*變은 化로 나아가는 점진적인 변화를 말하고 化는 變의 완성이라고 합니다. 변이 양적인 변화라면 화는 질적인 변화라고도 했지요.
性은 物들이 부여받은 고유한 성질을, 命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운명을 말합니다.


首出庶物 萬國 咸寧.
만물사이에 으뜸으로 출현해서 만국이 두루 평안하도다.


象曰天行 健 君子以 自彊不息.
단전에서 말하였다. 하늘의 운행이 굳세니 군자가 그것을 보고서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
*상전은 대상전으로 건괘 전체 상에 붙인 주석입니다. 健은 항상(常)하다는 뜻입니다. 以는 觀으로 쓰입니다.


潛龍勿用 陽在下也.
잠겨 있는 용은 쓰지 말라는 것은 양이 아래에 있기 때문이요.


見龍在田 德施普也.
나타난 용이 밭에 있다는 것은 덕이 베풀어지는 것이 넓은 것이요(덕을 널리 베품이다.)
*普는 넓을 보로 덕이 소문이 나서 이미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終日乾乾 反復道也.
종일토록 힘쓰고 힘쓴다는 것은 반복하기(거듭실천하기)를 道로 하는 것이요.


或躍在淵 進 无咎也.
혹 뛰어오르거나 연못에 있다는 것은 나아감이 허물이 없다는 것이요.

飛龍在天 大人造也.
날으는 용이 하늘에 있다는 것은 대인의 일이요.  *造는만들 조로, 事,作과 같습니다.


亢龍有悔 盈不可久也.
지나치게 강한 용이 후회가 있다는 것은 꽉 차면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이요

用九 天德 不可爲首也.
용구는 하늘의 덕은 앞장서면 안된다는 것이다.
*양효가 가득찬 상태에서 천덕이 이미 강하기 때문에 유순하게 따르는 기운을 써야 된다는 뜻입니다.


文言曰 元者 善之長也. 亨者 嘉之會也.利者 義之和也. 貞者 事之幹也.
문언전에서 말하였다. 원은 선의 으뜸이요, 형은 아름다움의 모임이요, 리는 마땅함의 조화이며, 정은 일의 핵심이다.
*원은 만물의 시작으로 봄과 仁을 뜻하고, 형은 만물의 기운을 통하게 하는 것으로 여름과,禮를 뜻하며, 리는 만물을 이룸으로 가을과 義를 뜻하며,
정은 만물의 완성으로 겨울과 智에 해당합니다.


君子體仁 足以長人.
군자가 인을 체득한 것이 족히 다른사람의 우두머리가 될 만하며,


嘉會 足以合禮.
아름다운 것이 모이는 것이 족히 예에 합치 될 수 있으며

利物 足以和義.
만물을 이롭게 함이 족히 의에 조화되며,

貞固 足以幹事.
정하고 견고한 것이 족히 일의 중심이 될 수 있다.

君子行此四德者 故曰 乾元亨利貞.
군자는 이러한 사덕을 행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건은 元亨利貞이라 하는 것이다.

初九曰 潛龍勿用 何謂也. 子曰 龍德而隱者也. 不易乎世 成乎名. 遯世无悶 不見是而无悶.
樂則行之 憂則違之 確乎不可拔 潛龍也.
초구에서 말하기를 ‘잠겨 있는 용은 쓰지 말라’는 것은 무슨 말인가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용의 덕을 지니고 숨어 사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자신의 뜻을 바꾸지 않으며, 명성을 이루려 하지 않아, 숨어 있어도 근심하지 않으며,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고민하지 않으니,
즐거운 세상을 만나면 그것(도)을 행하고 걱정스런 세상이면 떠나가니 뜻이 확고하여 뽑을 수 없으니 잠겨 있는 용이다.


九二曰 見龍在田利見大人 何謂也.子曰 龍德而正中者也.
庸言之信 庸行之謹. 閑邪存其誠 善世而不伐 德博而化. 易曰 見龍在田利見大人 君德也.
구이에서 말하기를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인은) 용덕(군주가 될 만한 덕)으로 正(二의 자리에 음의 기운을 갖추고 있으며) 하고 中한(二, 五의 자리에 위치) 자이니,
평소의 말에 신의가 있고, 일상의 행동에 삼가, 사욕을 막고 자신의 타고난 진실성을 보존하며, 세상에 이룬 것이 있어도 자랑하지 않아,
덕이 넓어서 교화가 되니 역에 이르기를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고 하였다. 군주의 덕이다.


九三曰 君子終日乾乾夕惕若厲无咎 何謂也. 子曰 君子進德脩業. 忠信 所以進德也.
脩辭立其誠 所以居業也. 知至至之 可與幾也. 知終終之 可與存義也. 是故居上位而不驕 在下位而不憂.
故乾乾 因其時而惕 雖危 无咎矣
.
구삼에서 말하기를 '군자가 종일토록 힘쓰고 힘써 저녁까지도 두려워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덕을 발전시키고 업을 닦는 것이다. 자기 성실성(충)과 다른 사람과의 신의로 덕에 나아가는 것이며, 말을 닦아 성실성을 확립하여
수업을 닦아 지속적으로 머무른다(居業). 이르러야 할 데를 알아 이르므로  함께 더불어서 기미(조짐)를 알 수 있고, 마칠 데를 알아 마치므로
더불어 마땅함을 보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윗자리에 있어도 교만하지 아니하고 아랫자리에 있어도 근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힘쓰고 힘써
그 때에 따라 살고 늘 조심하면 비록 위태로울지라도 허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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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07 16:21
    크~ 주역은 정말 대단한 텍스트인 것 같아요. 하늘의 운행을 본 따 인간의 윤리를 가져왔다는 말이 왜이리 감동적인 걸까요. ㅋㅋㅋ 인의예지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출처가 여기였군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다른 텍스트와의 연결고리를 같이 생각할 수 있어서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진덕수업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갑자기 용 얘기 하다가 군자의 몸조심 얘기가 나오고, 몸조심 얘기를 풀은 게 진덕수업이라는 게 잘 연결이 안 돼요. ㅋㅋ;; 처음 읽으면서 너무 욕심 부리는 건가 싶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생각할 게 많으니까 그만큼 읽는 맛도 나는 텍스트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 2018-03-07 16:45
    주역을 처음 접하지만 (그리고 한자도 모르지만) 재밌었어요! 뜻을 아직 음미하면서 공부하진 못했지만 일단 아는 한자로 더듬더듬 뜻을 유추해나가는것만으로도 묘하게 쾌감(?)이 있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