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3월 31일 후기 및 공지

작성자
초료
작성일
2018-04-03 17:52
조회
96
이번주 달달 주역 수업은 채운쌤 설명으로 중지곤을 다시 짚어 보았지요. 무려 5주동안 乾과 坤만  공부했는데요, 그만큼 하늘과 땅을 이해하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는 주춧돌이 아닐까 합니다. 건은 양효로서 굳건하고 앞서가는 기운으로  추진력(健)을 말한다면, 곤은 음효로서 따르고(順) 품는 기운으로  끝을 맺는 것을 주로 합니다. 건이 시작을 여는 것이라면 곤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라네요. 그래서 건은 군주이자 남편이요, 곤은 신하이자 아내를 주로 상징한다고 합니다. '남존여비'란 여자를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 '건존곤비'로 하늘과 땅의 이런 성질을 나타내는 말이었던 거지요. 건과 곤은 서로를 함축하고 있고 서로 기운이 내재되어 있어서 천지만물이 변화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대체로 집안이나 직장에서도  건과 곤의 성질을 가진 사람이 공존해야 일이 되는 것 같아요.

동양에서는 건과 곤을  세상을 이루는 시초로 보는 반면 서양에서는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무규정적 공간인 '카오스'가 있고  여기에서 '가이아'란 대지의 여신이 생겨나고,  만물이 생기도록 하는 생식에너지인 '에로스'가 생겨나서,  이 둘이 만나 태어난 것이 하늘의 신 '우라노스'였다고 합니다. 하늘과 땅을 먼저 생각하는 동양과는 상당히 다른 구조인데요, 저는  이것이 무슨 차이를 만들어 냈는지가 참 궁금하더라고요.

4월 7일 공지입니다.
건괘와  곤괘 괘사와 효사 암송과 쪽지 시험있습니다.  이제부터 진도가 빨리 나가서 수뢰둔 전체를 읽습니다.  각자 맡은 분량 완수하시구요.
땜빵하느라 반장만 한문 실력이 음청 늘게 생겼어요.  혼자서만 늘면 안돼지요 특히 짝꿍님ㅠㅠ...  간식은 최정호쌤 부탁해요

지난주 곤괘 해석을 선생님 설명에 따라 한번 더 옮겨 적어볼께요.  거의 비슷하지만 복습으로  다시 읽어보자구요.

 

坤 元亨利牝馬之貞.

"곤은 원하고 형하고 리하며 암말의 정이다."

*건의 貞이 강고(剛固)하다면 곤의 貞은 柔順 합니다. 貞의 의미가 '貞固, 貞正, 貞久' 세가지 용법으로 쓰인다고 해요.

 

君子 有攸往.

"군자의 가는 바가 있도다."

*攸는 所와 통용해서 쓰입니다.

 

先迷後得 主利.

"먼저 하면(양보다 먼저 나서면) 길을 잃게 되고 뒤에 하면(양을 뒤따르면) 얻게 되니, 이로울 수 있다. "

 

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 吉.

"서쪽과 남쪽은 벗(무리, 동류)을 얻게 되고, 동쪽과 북쪽은 벗을 잃게 되니 안정하여 길하다."

* 주나라를 기준으로 서쪽과 남쪽은 음의 방향이고 동쪽과 북쪽은 양의 방향이랍니다.

곤의 역할이 '화육지공'인데 그럴려면 다른 기운을 만나야 안정되게(常道) 갈 수 있다고 하네요.

 

彖曰 至哉 坤元 萬物資生 乃順承天.

"단전에서 말하기를 지극하구나 건원이여! 만물이 힘입어 생겨나니 이에 순하여 하늘을 받드는 구나."

 

坤厚載物 德合无疆.

"곤의 두터움으로 만물을 실으니, 덕에 끝없이 합치되는구나."

 

含弘光大 品物 咸亨.

"포용하고(含), 너그러우며(弘), 밝게 다 비추고(昭明), 넓고 두터워서 위대하여(大) 각각의 만물을 모두 형통하게 하는구나."

* 곤이 함홍광대라면 건은 '剛, 健, 中, 正,純, 粹' 로 설명하였습니다.

 

牝馬 地類 行地无疆 柔順利貞 君子攸行.

"암말은 땅의 부류이니 땅에 행함은 끝이 없으며, 유순하고 利貞함이 군자의 행하는 바로구나."

* 건이 정신적 지향성이라면 곤은 실천적 지향성을 말한다고 합니다. 군자의 행하는 바는 유순하고 굳건히 행하는 것(柔順健行)이라고 합니다.

 

先迷失道 後順得常. 西南得朋 乃與類行. 東北喪朋 乃終有慶.

"먼저하면 길을 잃게 되어 도를 잃게 되고 뒤에 하면 항상함(떳떳함)을 얻게 된다. 서쪽과 남쪽에서 벗을 얻는다는 것은 동류와 함께 함을 말하고 동쪽과 북쪽에서 벗을 잃는다는 것은 마침내 경사가 있다는 것이다."

 

安貞之吉 應地无疆.

"안정의 길함이 땅의 끝없음에 응하는 것이다."

* 形而上은 천지의 도 즉 형체화 할 수 없는 추상적인 천지의 원리를 말하고, 形而下는 '陰陽之功'으로 형체화 하는 것을 말합니다.

형이상과 형이하가 여기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象曰 地勢坤 君子以 厚德載物.

상전에서 말하기를 "지세가 곤이니, 군자가 이를 보고 후한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

 

初六 履霜 堅氷至. 

"초육은 서리를 밟는 것은 단단한 얼음에 이를 것이다."

* 곤의 처음의 미세한 기운을 보고도 알아차려야 한다는 뜻이랍니다.   미미하게 생길때 단도리를 단단히 해야한다는 뜻으로, 소인이 얼음에 이르면 어찌할 수 없으니 초장에 싹을 잘라야 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네요.

 

象曰 履霜堅氷 陰始凝也. 馴致其道 至堅氷也.

상전에서 말하기를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에 이른다.’는 것은 ‘음은 처음에는 엉기는 것이니, 그 순서대로 따라가서 단단한 얼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 馴은 점점 漸을 뜻하는 말입니다.  일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지 하루아침에 벼락같이 일어나는 일이란 없다고 하지요

 

六二 直方大 不習 无不利.

"육이는 곧고 방정하고 위대하다.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

*건괘의 주인공이 구오라면 곤괘의 주인공은 육이입니다.  곤괘의 덕에 가장 부합하는게 '직방대' 인데,  '직방대' 하기까지 자강불식 하는 것은 당연하구요, '직방대' 수준에 이르르면 일부러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하니 이롭다고 하는 거라네요.

 

象曰 六二之動 直以方也. 不習无不利 地道光也.

상전에서 말하기를 " ‘육이의 움직임은 직하고 방정한 것이니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하는 것은 땅의 도가 밝게 빛남이다."

 

六三 含章可貞 或從王事 无成有終.

"육삼은 아름다운 덕을 품고서 정을 지켜내는 것이니 혹시 나라의 일(王事)에 종사하더라도 이루는 것은 없고 마침은 있을 것이다."

* 이때 貞은 오랫동안 지켜내는 것으로 久로 쓰인다고 합니다. 곤괘는 '有終之美' 로 자기 것을 뽐내지 않아야 하고 끝을 잘 맺어야 합니다.

 

象曰 含章可貞 以時發也.

상전에서 말하기를 "아름다운 덕을 품고서 정을 지킨다고 하는 것은 때에 따라서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다."

 

或從王事 知光大也.

"혹 나라의 일에 종사한다는 것은 식견이나 능력(知)이 밝고 큰 것이다."

 

六四 括囊 无咎 无譽.

"육사는 주머니 끈을 틀어 막듯이 하면 허물도 없으며 명예도 없을 것이니라."

* 육사는 스스로 처하기를 正으로써 해야하고, 위험하고 의심받는 자리라서 능력을 감추어야 합니다.

 

象曰 括囊无咎 愼不害也.

상전에서 말하기를 "‘괄낭무구’는 신중해서 해를 당하지 않는 것이다."

 

六五 黃裳 元吉. 

"육오는 황색 치마이니 크게 길하리라."

* 육오는 군주의 자리이나 中을 지키면서 겸손해야 한다고 합니다. 육오의 자리가 자신의 능력이라기보다는 다른 자리가 만들어 준 자리라는 걸 알아야 길하다고 하는 것이라네요.  '守其分, 守中'의 의미라고 합니다.

 

象曰 黃裳元吉 文在中也.

상전에서 말하기를 "황상원길은 문(美,章, 德)이 중(내면)에 있는 것이다. "

 

上六 龍戰于野 其血玄黃.

"상육은 용이 들판에서 싸우니 그 피가 검고 누렇다."

 

象曰 龍戰于野 其道窮也.

상전에서 말하기를 "‘용이 들판에서 싸우는 것은 그 도가 궁극에 이른 것이다.(끝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다.)"

 

用六 利永貞.

"육을 씀은 永하고(항상됨을 계속 유지) 정하면 이롭다."

 

象曰 用六永貞 以大終也.

상전에서 말하기를 "용육의 영정은 끝내 크게 일을 매듭짓는 것게 하는 것이다."

* 곤괘가 有終하기 위해서는 빈마지정의 유순하고 끝가지 하는 지구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文言曰 坤 至柔而動也剛 至靜而德方.

문언전에서 말하기를  "곤은 지극히 유순하나 움직임은 강하고 지극히 안정되어 있으며 덕이 방정하다. "

* 빈마지정을 해석한 것으로 貞을  剛方으로  떳떳하고(常) 항상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後得 主而有常.

"뒤에서 하면 이로움을 주로 하여(얻게되어) 떳떳함이 있으며"

 

含萬物而化 光.  

"만물을 포용하여 변화가 광대하다."

 

坤道其順乎 承天而時行.

"곤도가 순하구나! 하늘을 받들어 때에 맞춰 행하는도다."

 

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臣弑其君 子弑其父 非一朝一夕之故.其所由來者 漸矣 由辯之不早辯也. 易曰 履霜堅氷至 蓋言順也.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은(오래 후손까지 미치는)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는 재앙이 있으니, 신하가 군주를 시해하고, 자식이 아비를 시해하는 것은 하루 아침과 하루 저녁의 연고가 아니요, 그 오는 것이 말미암은 것은 점진적 이었으니, 판단하기를 일찍 판단하지 않는 것에서 맘미암은 것이다. 주역에 이르기를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에 이른다'는 것은 순차적(漸)임을 말하는 것이다."

 

直 其正也 方 其義也. 君子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 直方大不習无不利 則不疑其所行也.

"직은 그 올바름을 말하고 방은 마땅함을 말한다. 군자는 경으로써 안을 곧게 하고, 의로써 밖을 방정하게 하여, 경과 의가 확립되면 덕이 외롭지 않으니 '직방대 하면 익하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것은 그 행하는 바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陰雖有美 含之 以從王事 弗敢成也. 地道也 妻道也 臣道也 地道 无成而代有終也

"음이 비록 아름다움(능력)이 있으나 그것을 품고 왕사에 종사하여 감히 이루지 말아야 하니, 땅의 도이며, 아내의 도이며, 신하의  도이니, 땅의 도는 이룸이 없고 (천하를) 대신하여 일의 마침이 있다."

 

天地變化 草木蕃 天地閉 賢人隱. 易曰 括囊无咎无譽 蓋言謹也.

"천지가 변화하면 초목이 번성하고 천지가 막히면 어진 사람이 숨게 되니, 주역에 이르기를 '주머니를 틀어 막듯이 하면 허물도 없고 명예도 없으리라'는 것은 삼가야 함을 말한 것이다."

 

君子 黃中通理.

"군자는 중도를 지켜서 이치에 통달하고"

 

正位居體.

"바른 자리에서 하체에 거하며"(지극히 높은 자리지만 아래 자리에 거하고, 존위에 있으나 아래에 거하고)

 

美在其中而暢於四支 發於事業 美之至也.

"아름다움이 내면에 있으면 사지에 번지며 사업에 드러나니 휼륭함이 지극하도다." - 중용의 심광체반

 

陰疑於陽 必戰 爲其嫌於无陽也 故稱龍焉.猶未離其類也 故稱血焉. 夫玄黃者 天也之雜也 天玄而地黃.

"음이 양에 견주어(대등해지면) 반드시 싸우게 되니, 양이 없다고 혐의(의심)를 가지게 될까봐 용이라 칭한 것이며, 아직 그 동류를 떠나지 않았으니 피라고 칭하였다. 검고 누른 것은 천지가 섞인 것으로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疑은 擬와 통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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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04 11:14
    매번 후기를 요로코롬 꼼꼼히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덕분에 여전히 해석이 안 되는 부분 많은 도움 받고 있네요 (_ _)
    이번에는 건도와 곤도는 서로를 함축하고 있다는 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요~ 건괘와 곤괘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건도의 추진력과 곤도의 순종력(?)이 합쳐져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 아직 점 치는 방법도 모르지만 괘를 왜 다른 괘와 연결해서 해석해야 된다는 것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정이천은 곤괘를 자기 시대와 연결해서 곤괘의 유순함을 따르는 것이자 유종이 가능한 핵심으로 해석했는데, 지금 시대와 연결해서 어떻게 또 해석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특히 점점 무기력만 외치는 청년세대의 이야기를 주역에서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나중에 주역과 글쓰기가 기대되기도 하고, 국장님은 또 어떻게 3과 4의 자리를 살아가실지 궁금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