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나키즘 팀 모임 후기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0-03-29 23:32
조회
80
혜연쌤과 오붓하게 시작한 아나키즘 팀입니다. 혜연쌤은 자식과의 세대 차이를 느끼면서 말을 건네고 듣는 것의 어려움을 얘기하셨습니다. 이 문제가 아나키즘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는 않지만, 아나키즘에서 타자와 어떻게 함께하기를 시도하는지, 아나키즘이 규정하는 타자는 누구인지를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선생님 자신의 생각이 바뀌는 것들을 쓰기로 하셨습니다. 저는 투표 같은 국가 중심적인 활동이 아닌 정치를 쓰려고 하는데, 아직 많이 모호합니다. 공부하면서 문제의식을 더 구체화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을 읽고 만났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전에 채운쌤의 아나키즘 강의 도중 부분 복사해서 읽었던 적이 있었죠. 중심권력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는 원시부족의 정치 제도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추장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의 주위에 언제든 그의 목을 칠 수 있는 호위를 준비한다든지 선물경제를 통해 재산의 소유를 원천 봉쇄한다든지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국가라는 거대한 중심을 세우지 않고도 정치를 사유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밖에도 번뜩이는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저자는 미국인의 노동 대부분이 너무 많이 일을 하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야식 배달원, 애견 미용사, 아이들을 돌보는 육아도우미 등등이 많죠.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필요한 직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혁명에 대해서도 꼭 정부를 뒤엎는 식으로 사유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자는 지각변동적 단절로서의 혁명을 사유하는 대신 혁명적 행동을 말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혁명적 행동이란 “특정한 권력 또는 지배 형태를 거부하고 그에 맞서 사회관계를 (그 집단 내부에서까지) 재구성하는 모든 집단행동”입니다. 이런 실천들이 반복적으로 축적되다 보면 거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아나키즘에 대해 이렇다 할 만한 것이 정리되진 않았지만, 점점 구미가 당기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등 아나키즘을 더 세부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에는 정치에 초점을 맞춰서 나카자와 신이치의 《곰에서 왕으로》를 읽으려고 합니다. 4장 해안의 결투까지 읽고 자기 나름대로 메모를 해오시면 됩니다. 다음 주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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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30 17:16
    곰에서 왕으로! 정치에 대해 본격적인 공부를 해 나가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