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2 예술팀 후기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4-04 20:56
조회
81
이번주에는 <마르크스 레닌주의 미학의 기초이론>과 <해방된 관곅> 1부를 읽었습니다. <마르크스 레닌주의 미학의 기초이론>은 저희의 예상을 깨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책이었습니다. 미래파, 아방가르드 예술은 혁신적인 반면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포스터 같은 것은 어딘가 촌스럽고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던 저희는 이 책을 읽고 유물론적 사고방식에 대해 1도 모른 채 거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은 세계에 개입하는 동시에 자신의 창조물을 통해 스스로를 확인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런 관점 안에서 예술은 결코 한 사람만의 단독적인 작품이 될 수 없지요. 하나의 예술품도 역사적 맥락 안에서,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운동 속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예술이란 인민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술은 그 자체로 사람들을 고양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반면 단지 취향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것은 부르주아의 형식주의라 해서 뭘 모르는 것이 됩니다. 예술이란 일시적 에고이즘에 사로잡혀 내는 결과가 아니라 외부대상을 탐구하는 수련 과정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해방된 관객> 1부에서는 예술품과 관객의 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예술품 따로, 관객 따로 존재하며 예술품은 작가나 그의 영감의 영역으로, 관객은 단지 향수하는 존재로 나누는 이 거리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랑시에르는 이 거리를 '나쁘다'고 말하며 폐지하자고 혹은 좁히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 거리 자체를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뿐이라고 말이죠. 존재론적 차이 없이 우리는 무엇도 배울 수 없습니다. 그 차이 안에서 관객의 능동적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

토론 중간에 예술의 향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는 예술을 특권화합니다. 전시회나 콘서트가 끊임없이 열리고, '창작자'를 높이 치지요. 하지만 그런 예술의 우상화와 물신화는 결국 예술이 가진 기능, 보는 이로 하여금 고양된 감각을 느끼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소화하도록 하는 기능을 방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저 무수히 많은 아름답고 즐거운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것만으로 예술의 기능을 한정짓는 게 지금의 '우상화'가 아닐까. 이 문제는 그렇게 치열한 혁명의 핵심으로 예술을 생각했던 소련의 예술 운동을 공부하는 동안 계속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미학의 기초이론> 7장까지, <해방된 관객> 2부를 읽고 각 텍스트에 대한 메모를 해 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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