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9 역사팀 후기

작성자
호정
작성일
2020-04-10 22:08
조회
92
주제만 빼고 뭐든 다 있는 ‘역사팀’입니다. 저희 팀은 4명 중 절반이 빅 마우스라 항상 토론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야기가 멈추지를 않습니다. 웃음 역시 빠지지 않지요. 토론하며 즐거우면 됐지, 내용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내용은 그저 거들뿐. 자 그럼, 이 대목에서 퀴즈 하나 나갑니다. 다음 사진에서 빅 마우스는 누구일까요?

 



찍으셨나요? 정답은 두구두구두구두~~~~~~. 오프라인으로 알려드립니다. 궁금하신 분은 개별문의 주세요.

저희는 이번에 「독일 이데올로기」 4장, 「무엇을 할 것인가」 1~2장, 「공산당 선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1845~1846년에 쓴 「독일 이데올로기」는 역사에 대한 유물론적 이해를 처음으로 완성된 형태의 이론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책입니다. 이어 둘은 1848년의 「공산당 선언」에서 사적 유물론을 보다 완성된 형태로 마무리하여 대중에게 보급하게 됩니다.

이 맑스와 엥겔스의 이론을 레닌은 어떻게 후진 자본주의 러시아에서 혁명으로 구현했을까요?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레닌이 쓴 「무엇을 할 것인가 : 우리 운동의 절박한 문제들」을 읽었습니다. 1902년에 발간된 이 책은 1902년~1903년 에 러시아 사회민주주의 조직들에 널리 유포되어 러시아 사회민주주의노동자당의 여러 위원회들과 조직들에서 레닌의 노선이 승리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국외의 사회민주주의 세력을 하나로 규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실패로 돌아갑니다. 크게 두 경향이 있었는데, 레닌을 필두로 한 사회민주주의 세력과 경제주의 세력입니다. 레닌은 맑스주의를 수정하여 노동운동에 부르주아적 이데올로기를 침투시키는 기회주의적 경향(러시아의 경제주의, 독일의 베른슈타인주의, 영국의 노동조합주의 등)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역사적 조건에서 맑스주의 혁명 당의 운동이 승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레닌은 노동자 계급이 자생적 성장 과정에서 저절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획득한다는 경제주의자들의 견해를 반박하면서, 노동자 계급이 자생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노동조합적 의식일 뿐이며, 사회주의적 의식은 심도 깊은 과학적 지식에 기반해서만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소위 ‘의식화’를 주장하는 것인데, ‘자생성’하면 뭔가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이미지를 자동적으로 떠올리는 저로서는 자생성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9세기에 러시아에서는 ‘자생적인’ 기계 파괴 등을 수반하며 폭동과 파업이 일어납니다. 1860, 70년대의 폭동들과 비교하면 90년대의 파업은 의식적이라고까지 할 만합니다. 파업에서 노동자들의 자생적 요소는 그 본질상 바로 의식성의 맹아적 형태입니다. 폭동이 단순히 짓눌려 온 사람들의 반란이었다면, 체계적인 파업은 이미 그 자체로 계급투쟁의 맹아를 표현했지만, 아직 사회민주주의적이지는 않은 투쟁이었습니다. 저희는 노동자들의 자생성은 일종의 계급본능과 유사한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과학적 사회주의에 기반한 계급의식으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한, 경험주의에 국한되는 한계를 가진 것입니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의식성을 가져야 합니다. 의식성은 노동자들에게 특정 이론을 주입하여 그들로 하여금 현실에서 이론을 실천하도록 의식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물적 기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파악하고 어떻게 노동자로 만들어졌는지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레닌은 혁명의 각 지점에서 정세를 명확히 분석하고, 전략과 전술을 세워 유연한 자세로 투쟁합니다. 우리는 레닌을 통해 이론투쟁의 실천성을 보는데, 이를 통해 어떻게 우리 현실과의 연결 고리를 잡을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서, 먼저 한숨이 앞섭니다.

다음 시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3장부터 끝까지 다 읽어오고, 에세이 관련해서 자기 질문을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전체 1

  • 2020-04-11 20:15
    자칫 의식화라는 말을 들으면 뭔가 교육을 수료하고 앎을 강요받아야할 교조성이 떠오르는데, 이번 레닌의 글을 읽으면서는 의식성이야말로 자신의 조건들로부터 현실의 맥락을 이해하는 역량을 갖는 사고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닌이 세상을 둘러싼 토대와 힘관계를 역사 유물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