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불교&티베트)

<불티모아> 7월 8일 2학기 9주차 수업후기

작성자
현화
작성일
2021-07-12 00:27
조회
95
<불티모아> 782학기 9주차 수업 후기

1교시: 명상

불티 세미나 2학기가 거의 끝나 가네요. 벌써 다음 주가 마지막 시간이라니! 그동안 우리가 해 온 명상들을 되짚어 보니 열린 알아차림, 호흡, 형태, 소리, 향기, 맛, 통증, 생각, 감정, 수면, 걷기 명상 등 무려 열 가지가 넘었어요. 그 중 각자 편안하게 여겨지는 명상 방법으로 개인 명상을 해 보고, 그 후 다 함께 호흡 명상을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뭔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여럿이 함께 마음을 모으는 명상을 할 때 훨씬 에너지가 더 집중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기초로 50시간 형식을 갖춘 명상을 한 후, 자비 명상으로 나간다고 하니 하루 20분씩 매일 매일 수행해야겠습니다.

2교시: 낭송

『입중론』 103쪽부터 끝까지 돌아가며 낭송했어요. 이번 학기에 입중론을 두 번 읽은 셈인데, 그 내용이 만만치 않아 읽어도 아리송하고 아직 입에 붙지가 않는 답니다. 다음 주에는 채운 샘 앞에서 암송을 하는 미션이 있기에 오늘 리허설을 해 보았습니다. 모두가 아직 부족하지만 내용은 대충 숙지하고 있는 듯하니 다음 주 일취월장한 그 실력들이 기대됩니다.

3교시: 토론

『쁘라산나빠다』 제11품 ‘전후(前後)의 끝에 대한 고찰’을 읽고 자신이 이해한 바를 설명하고 토론했습니다. 이 세상과 존재의 최초의 시작과 최후의 끝에 관한 생각은 역사 이래 수많은 철학자들의 질문이었지요. 부처님 당시에도 윤회의 최초 시작에 대해 묻는 이들이 많았지만 부처님은 오직 침묵으로 답변하셨다고 합니다. 이런 질문은 깨달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인식의 한계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나가르주나 논사는 불교형이상학자들이 실체론적으로 해석한 윤회의 개념을 파척하기 위해 윤회의 최초 시작은 인식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한 후, 모든 존재자의 최초 시작 또한 인식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윤회가 실재하기 때문에 자아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대론자에게 나가르주나는 이렇게 답합니다. “앞의 끝은 알 수 없다. 윤회는 시작과 끝이 없다. 시작도 끝도 없다.” 석가모니께서 이와 같이 윤회에 있어서 시작과 끝이 없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윤회는 존재하지 않고, 윤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윤회하는 자아도 없다는 말입니다.

나가르주나가 “윤회의 시작과 끝은 무원인의 오류가 따라붙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하자, 대론자는 그래도 윤회의 중간은 존재하지 않느냐고 맞섭니다. 이에 나가르주나는 “시작과 끝이 없기 때문에 중간은 있을 수 없으며, 앞, 뒤, 동시의 순서는 타당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윤회는 전도된 생각에 지배된 마음을 지닌 자들의 상일 따름이라고 말합니다.

앞, 뒤, 동시의 순서가 타당하지 않는 이유는 “만일 태어남이 먼저 있고 늙음과 죽음이 뒤에 있다면, 태어남에는 늙음과 죽음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죽지 않은 자가 태어날 것이다.” 윤회, 태어남과 늙음과 죽음이 자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수긍하지만, “아직 죽지 않는 자가 태어난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들은 나누었습니다. 윤지샘은 (자성을 가진) 태어남만 있다면 최초의 시작을 알 수 없고, 결국 신이라는 죽지 않는 자를 상정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내었습니다. 이는 이해될 듯 말 듯 하는 내용이라 다음 시간에 ‘윤회의 시작과 끝’이라는 주제에 대해 채운 샘께 강의를 청하기로 했습니다.

이 품의 결론은 “윤회에 있어서 앞의 끝이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과와 원인, 소상과 상, 감수와 감수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있어서, 모든 존재에 있어서 앞의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입니다. 인간의 인식으로는 최초의 시작점을 알 수 없는데 이런 것을 논하는 자체가 희론이라는 것이겠지요. 실상의 관점에서 고찰 할 때 윤회는 화륜(火輪)과 같아서 자성에 의하여 존재하지 않음을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7월 15일 (목) 2학기 10회 세미나 공지 사항

코로나 4단계 거리두기 상황이므로 10주차 수업은 줌으로 합니다.

명상은 매일 꾸준히 10분씩 자신에게 친근한 방법으로 수행합니다.

중론 제12품 토론합니다. 입발제 분량은 게송 순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1-2 설, 3-4 은주, 5-6 현화, 7-8 길례, 9 은미, 10 윤지

낭송은 <중론 1품>과 <입중론>에서 각자 맡은 부분을 암송합니다.
전체 0